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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무비스토리 (40)]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2012)

Knowledge Is the Beginning 
10
감독
파울 슈마츠니
출연
다니엘 바렌보임, 에드워드 사이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단원들
정보
다큐멘터리 | 독일 | 114 분 | 2012-09-06


[박기자의 무비스토리 (40)]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1999년 바이마르 워크샵을 시작으로 2005년 라말라 콘서트까지 그 드라마틱한 여정을 다룬 특별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다니엘 바렌보임과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화해의 시작이 될 거라 믿은 다니엘 바렌보임은 팔레스타인 출신의 세계적 석학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이스라엘과 중동계 출신 젊은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괴테의 작품에서 이름을 따 시작된 이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시도는 좋지만 성공은 어려울 거라 의심하는 국제적 관심 속에 성장해 나간다. 그리고 대망의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대인 팔레스타인의 수도 라말라에서 공연을 개최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온다.

 

이 시대 최고의 마에스트로, 다니엘 바렌보임. 그는 1999년 바이마르 워크샵을 시작하며 이 프로젝트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그래서 여러 작업을 통해 친분이 있던 파울 슈마츠니 감독을 불러 현장 스케치를 부탁했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여러 활동 중 하나를 촬영한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취재를 시작한 그는 이스라엘과 중동계 출신의 젊은이들이 음악으로 서로의 장벽을 넘어 소통하고 화합하는 과정에 금세 매료되어 갔다. 그리고 다니엘 바렌보임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존재가 우리에게 중동 지역의 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어떤 뱡항을 제시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 다다르게 됐다. 그리고 어느덧 7년이란 시간을 이들과 함께 보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생생하게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다니엘 바렌보임은 말한다.

“음악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죠. 하지만 화해의 시작이 될 수는 있을 겁니다.”

 

이런 그의 믿음은 작은 변화를 넘어 큰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다니엘 바렌보임처럼 꿈이 있다면 그리고 그를 위해 노력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분명히 얻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니엘 바렌보임의 에너지는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져 그들을 바꿔놓았다. 유명한 음악가들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워크샵에 참여했던 연주자들은 점차 이 수업이 음악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그리고 점점 자신들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언젠가는 라말라에 가서 연주회를 하고 싶어요. 의미 있는 일이죠. 첫 시도라는 게…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뜻깊은 거잖아요. 인류를 위해 뭔가 하고 싶어요. 작은 거라도 좋아요. 우리 오케스트라의 지향점이기도 하죠. 적극적인 실천이 중요한 거예요. 한 발짝 물러서서 보고만 있지 말고 자기 생각을 말하고 행동해야죠.”

 

이스라엘 출신 단원 ‘탈’의 인터뷰는 자신들이 느낀 에너지를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꿈을 보여준다. 이들은 단순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단원들은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반짝이는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다니엘 바렌보임는 라말라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모두 참가하는 연주회를 추진한다.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으로 한 차례 무산되기도 하지만 테러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이스라엘인 단원들까지 모두 참여하는 팔레스타인 땅에서의 콘서트가 마침내 2005년 열린다.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안전을 위해 흩어져야 하는 단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팔레스타인 출신인 한 소녀 단원의 말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정치적인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만 않기를 빌어요.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는 음악 이상의 뭔가를 가르쳐 줘요. 제 소원은 기적 같은 게 일어나서 지금 이 상황이 완전히 끝나는 거예요.”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이들의 이야기에, 이들의 음악에 어느덧 동의하게 됐다면 당신은 아마도 우리들 또한 이들처럼 각자의 의지와 방식으로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임을,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거라는 꿈을 믿기 시작했을 것이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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