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05)] 시시포스 신화



시시포스 신화

저자
알베르 카뮈 지음
출판사
연암서가 | 2014-01-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출간 70주년, 탄생 100주년, 다시 읽는 카뮈의 『시시포스 ...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405)] 시시포스 신화

알베르 카뮈 저 | 오영민 역 | 연암서가 | 240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부조리와 반항을 예찬한 20세기 프랑스의 지성,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페스트 속에서 인간의 실존을 고민한 휴머니스트, 『이방인』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국제적인 명성의 작가. 그러나 47년의 짧고도 긴 생을 마감했던 카뮈의 저 찬란한 결정들 이면에는, 부조리와 반항을 철저하게 몸으로 배워야만 했던 한 가난한 알제리 청년의 고뇌, 당대의 지식인들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당했을 만큼 완강했던 중도의 고집이 있었다. 카뮈의 생의 굵직굵직한 마디들은 우리 모두의 삶이 그러하듯, 결핍의 소산이자, 숱한 패배들에서 길어낸 영광 그 자체였다.

 

실제로 실존철학의 전통에서 실존적 한계상황의 귀결을 가리키기 위해 도입되었던 부조리는 카뮈에 이르러 매우 폭넓은 의미를 부여받아, 인간조건을 성찰하기 위한 명철한 의식의 출발점으로 뒤바뀌고 있다. 요컨대 카뮈의 부조리는 ‘인간의 실존은 부조리하다’에서처럼 상황을 닫아버리는 술어가 아니라 ‘부조리한 실존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처럼 상황을 열어놓기 위한 형용어로 기능한다. 이러한 부조리는 고착된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인간의 호소와 세계의 비합리적 침묵의 맞대면’에서 태동하는 생생한 삶의 ‘감정’이다. 이에 카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맛보게 되는 이 부조리의 감정을 설명하거나 분석하려들지 않고 일상에서 느낄 법한 평범한 예시들로 그려내고 있다.

 

때로는 권태로움에서 시작해 염려를 낳고 불안을 조장하는가 하면, 때로는 송두리째 뒤흔들어 헤아릴 길 없는 전락의 상태로 몰아넣는 부조리의 감정을, 잠들어 있는 우리의 정신을 일깨워 명철한 의식으로 이끄는 발화점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뮈에게 있어 ‘낯섦’과 ‘구토’를 불러일으키지만 실존이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진정한 삶을 추동하게 만드는 부조리를 회피하려 들거나 알량한 희망으로 덮어버리는 것은 우리의 의식과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요, 곧 인간이 제 삶을 배반하는 일이 된다. 우리의 실존을 난감하게 만드는 부조리가 우리의 실존을 유지시키고 바로 볼 수 있게 해주는 토대라는 사실, 바로 여기에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의 역설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 알베르 까뮈 소개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하였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초등학교 시절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의 스승이 된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초기의 작품 『표리』 『결혼』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문제작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좌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집단적 폭력의 공포와 악성, 부조리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형상화한 소설 『페스트』로 문학계의 대반향을 일으켰고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과 니힐리즘에 반대하며 제3의 부정정신을 옹호하는 평론 『반항적 인간』을 발표하여 사르트르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가 10년 가까운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1956년 『전락』을 발표하면서 사르트르에게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1957년 『이방인』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최초의 본격 장편소설 『최초의 인간』 집필 작업에 들어갔으나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쳤다.

 

실존주의 문학의 정수라 평가받는 『이방인』에는 살인 동기를 '태양이 뜨거워서'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이가 등장한다. 그는 삶과 현실에서 소외된 철저한 이방인으로, 죽음이라는 한계 상황 앞에서 인간의 노력이란 것이 얼마나 부질없으며 한편으로는 그 죽음을 향해 맹렬히 나아가는 인간존재가 얼마나 위대한지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부조리에 대한 추론을 시작으로 철학적 자살, 부조리한 인간, 철학과 소설, 키릴로프 등 철학적 에세이를 엮은 『시지프의 신화』는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벌로 큰 돌을 산 정상에 올리는 행위를 무한정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의 죄를 모티브로 하여 일상생활과 예술작품에서 드러나는 부조리한 측면을 명쾌하게 분석한 철학 에세이다.

 

1947년 출간된 『페스트』는 그 해의 비평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걸작으로 평가 받는다. 이 작품에서 페스트는 모든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 즉 감옥 속의 인간을 상징한다. 카뮈는 주인공인 의사 리외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모순에 찬 삶 평온한 삶 위에 덮친 모순과 허망, 즉 부조리 속에서 그 상황을 직시하고, 낙관적 기대 없이 묵묵히 그 허망과 맞서서 대결하는 인간상을 그렸다.

 

이런 다양한 작품들 중에서, 알베르 카뮈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책은 『반항하는 인간』이라고 한다. 카뮈의 철학적·윤리적·정치적 성찰을 담은 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반항하는 인간』은 『시지프의 신화』와 함께 카뮈의 대표적인 시론(試論)이다. 1951년 출간 당시 프랑스 지성계를 들끓게 했던 이 책에서 카뮈는, 폭력과 테러를 역사적·철학적·정치적 맥락에서 살피며, 테러와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성찰한다.

 

이 외에도 『적지와 왕국』『행복한 죽음』『정의의 사람들ㆍ계엄령』『결혼, 여름』『태양의 후예』『젊은 시절의 글』『스웨덴 연설ㆍ문학 비평』『최초의 인간』『여행일기』『단두대에 대한 성찰ㆍ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전락·추방과 왕국』『안과 겉』 등의 작품을 썼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