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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883)] 황석영의 밥도둑

 

[책을 읽읍시다 (883)] 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저 | 교유서가 | 268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황석영 소설가가 ‘음식’을 모티프로 삼아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낸 에세이 『황석영의 밥도둑』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가 걸어온 길에서 음식을 나눠 먹으며 함께 웃고 울던 곡절 많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맛깔난 문장으로 풀어낸 음식회고록이다.


전쟁을 피해 괭매이(경기도 광명)의 어느 외양간에서 한철을 보내던 어린 시절에 옆집 소녀가 쥐여주던 누룽지 맛에서 옛사랑을 떠올린다. 베트남전 참전으로 피폐해진 영혼을 치유해준 한 여인과 주고받은 편지 이야기, 출가하여 절집을 돌아다니다 어머니에게 붙잡혀 간 이야기, 군대 시절 닭서리를 하여 철모에 삶아 먹던 이야기,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함께 먹었던 언 감자국수에 얽힌 사연, 감옥에서 봉사원과 함께 만들어 먹던 부침개, 노티(평안도의 향토음식)에 얽힌 이산가족 이야기, 함께 먹거리 여행에 나섰던 사람들과의 이별 이야기 등 한 편 한 편이 저마다 각별하고 감동적이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굴곡진 한국현대사의 이면에서 묵묵히 살아온 우리네 이웃들과 노작가의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노인의 고독사가 더이상 놀랍지 않은 뉴스가 되고 편의점의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 음식들로 혼자서 끼니를 때우는 일이 흔한 이 시대. 숟가락을 여러 개 꽂아 냄비째로 밥에 김치와 고추장을 넣고 비벼먹던 가족 이야기며 방황하던 청소년기에 얻어먹은 들밥 이야기, 담장 너머로 장을 빌리거나 찬을 나누는 등 여럿이 함께 어울려 먹던 시절의 이야기들에서는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엿볼 수 있다.


『황석영의 밥도둑』은 2001년 출간되어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의 최신 개정판이다. 새로 두 편의 글을 실었고, 글의 순서를 다시 정리하면서 오류를 바로잡았다.



작가 황석영 소개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일용직 노동자를 따라 전국의 공사판을 떠돈다. 오징어잡이배, 빵공장 등에서 일하며 떠돌다가 승려가 되기 위해 입산, 행자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후 해병대에 입대,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이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단편소설 「탑塔」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9년 방북하여 귀국하지 못하고 베를린예술원 초청 작가로 독일에 체류했고, 1993년 귀국 후 방북 사건으로 7년 형을 선고받았으나 1998년 사면 석방되었다. 1989년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다룬 장편소설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2000년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변혁을 꿈꾸며 투쟁했던 이들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2001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장편소설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강남몽』 『낯익은 세상』 『여울물 소리』 등이 있다.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 각지에서 『오래된 정원』 『객지』 『손님』 『무기의 그늘』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등이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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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