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다운 목사’ 보여준 장승권 목사가 던진 두 마디
|목사는 교회를 살리는 사람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산다
[시사타임즈 = 엄무환 국장] 육군 중령으로 군복을 벗게된 장승권 군종목사(강남중앙교회)의 전역감사예배가 진행된 8월27일 오후 강남중앙교회 안은 감동의 물결로 충만했다. 참석한 교인들 중에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이들이 필자의 눈에 여럿 목격됐다. 장 목사를 떠나보내야만 하는 현실이 못내 아쉬워 흘리는 눈물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 필자 역시 그들과는 성질이 조금 다르지만 울렁이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훔쳤다.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은 장 목사의 전역감사예배, 한 마디로 말해서 ‘목사다운 목사’가 어떤 목사인지를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준 예배였다.
▲이임사를 하는 장승권 군종목사(육군 중령) (사진 제공 = 김기문 목사) ⒞시사타임즈 |
입추의 여지없이 교회당을 꽉 메운 전역감사예배는 장 목사의 장로회신학대학원 87기 동기이자 강남중앙교회의 전임이었던 안남기 목사(샘솟는교회)의 인도로 시작됐다. 아나운서 목소리와도 같은 안 목사의 또렷한 목소리는 참석자들로 하여금 품격 있는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정말 맛깔스러운 예배가 되게 했다.
이날 예배는 임광상 군종목사(예장통합 군목단장)의 기도와 임우철 목사(그리심교회)의 성경봉독, 이순창 목사(연신교회)의 설교, 이정우 군종목사(한국군종목사단장)와 오항복 목사(성화교회)의 축사, 김시온 집사의 축가, 김민곤 장로와 최재림 청년의 환송사, 청주서남교회 이치훈 장로의 인사, 장승권 목사의 이임사, 장승천 목사(반석전원교회)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강남중앙교회 김민곤 장로(예비역 대령)는 환송사에서 장 목사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했다.
“여러 가지 사항에 의해서 44년간 서초동에 있다가 재작년에 저희 교회가 부대 이전으로 서초동에서 이곳으로 옮겨질 때 교인들에게 갈등이 생겼습니다. 대부분 서초동과 방배동 등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으로까지 온다는 것이 쉽지 않아서였습니다. 인근에 있는 사랑의교회 등으로 가고 싶어 했지요. 그런 상황 속에서 장 목사님이 부임하신 겁니다. 그리고 교회에 부임하시던 날부터 강단에서 강력한 메시지로 성도들의 마음을 사로잡으셨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장 목사님이 오시던 그날, 다른 부대로 가려고 이사까지 하고 남편과 함께 교인들에게 인사까지 했던 집사님 한 분이 장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부대 이전을 포기하고 그대로 저희 교회에 남기로 결정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처럼 장 목사님의 강력한 메시지로 인해 한분도 이탈하지 않고 모두 이곳으로 왔습니다. 장 목사님에게 박수한번 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 목사님의 탁월한 리더십에 우리 성도들은 꿈을 꾸는 것만 같았습니다. 영적인 주의 종 한 사람을 통해 우리 마음을 열게 하시고 흔들어서 팔로우 미(follow me!) 하게 하셨습니다. 영적 지도자가 지도하는 대로 열심히 따라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누구에게도 자랑합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매주 기다려지는, 매주 교회가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 지냈던 지난 22개월이었다고 말입니다. 장 목사님의 목회철학과 신념, 어린아이에서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 한 사람 터치해주는 목회, 쉽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청주서남교회에서 이치훈 장로님과 16명의 교인들이 함께 오셨는데 정말 뺏기지 않고 싶은 목사님이십니다. 혹여라도 장 목사님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저희에게 다시 보내주십시오. 농담이지만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 목사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은 저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한계희 사모님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목사님보다 절대 앞서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뒤쳐지지도 않습니다. 딱 한보 뒤에서 반듯하게 자기 위치에서 목사님이 조금 바빠서 하지 못한 부분을 챙기십니다. 한 마디로 준비된 목회자의 아내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모습들이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 장 목사님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목사다운 목사’라고, ‘예수님 잘믿는 목사님이 되기 원해서 몸부림치는 흔치 않는 목사님이시다’고.
자기 신앙이 삶에 표출되는 목사님, 그런 모습들이 우리 성도들의 가슴에 울림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 장로의 환송사가 전달되는 그 시간, 참석한 교인들이 여기저기에서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는 모습들이 보였다.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흐르는 눈물, 하나같이 장 목사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아쉬워하는 마음들이 역력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장승권 목사가 강단에 올랐다. 이임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참석한 모든 청중들의 시선이 일제히 장 목사의 입을 향했다. 장 목사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까 그야말로 시선집중이었다. 예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 것인지 잔뜩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장 목사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제가 뭐라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먼 곳까지 오셔서 축복해 주시고 격려해주시나 계속해서 묵상했습니다. 그것은 다른 게 아니라 목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닐까. 한국교회가 어렵고 군인교회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당신 목사노릇 좀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성도들의 기대감이 아닐까.”
장 목사의 일성(一聲)에 가슴이 울렁거리고 콧잔등이 시큰거려 온다.
“만 22년 5개월 군선교 사역을 하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은 목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목사는 교회를 살리는 사람이다.
살아남는 목회를 할 것인가, 살리는 목회를 할 것인가, 군대에서 진급하고 좋은 보직 찾고 그 길을 따를 것인가, 교회를 살리는 목회를 할 것인가 많이 생각했다. 살리려고 하면 목사가 죽어야 되는데 참 죽기 어렵다. 그런데 조금 죽었던 것 같다. 조금 죽으니까 성도가 살아나고 교회가 살아나는 것을 조금은 경험했다.”
오는 10월 청주서남교회(김원영 목사)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될 장 목사는 “신학대학원 시절 서남교회 담임이셨던 박종렬 목사님으로부터 목회실습을 배웠다. 그때 생각했던 것이 ‘아 저 목사님처럼 목회했으면 좋겠다’였다”면서 “그것은 목사 한 사람 때문에 성도들이 살아나고 목사 한 사람 때문에 성도들이 피눈물을 흘린다고 하면 내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계속해서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서남교회에서 청빙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승권 목사와 강남중앙교회 교우들 (사진 제공 = 김기문 목사) ⒞시사타임즈 |
“교회 규모가 큰 것이 하나님한테 자랑일 순 없다. 교회 자랑은 생명을 살릴 때이다”고 언급한 장 목사는 향후 서남교회에서의 목회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례비 반토막 냈다. 군대 봉급 세다. 군인연금도 받고 큰 교회니까 사례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강남중앙교회 교인들에게도 이미 밝혔지만 경제적 윤리적으로 깨끗한 목회 하고 싶다. 돈 많이 받는 목사 안하고 싶다. 그렇다고 굶기야 하겠는가. 그리고 원로목사를 목적으로 목회하지 않겠다. 목회자로서 열정과 사명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교회를 위해서 사표를 낼 각오를 가지고 하겠다. 또한 교회규모가 크지만 한 영혼을 소홀히 하는 목회를 하지 않겠다”고 목회자로서의 마음의 자세와 각오를 밝혔다.
이어서 장 목사는 “몇 가지 감사의 인사말씀으로 대신하겠다”며 “첫째, 저 같은 사람을 목사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둘째, 여러 사역가운데 군선교 사역현장으로 불러주시고 사용해 주셔서 감사하다. 셋째, 22년 군 목회 사역 중 때마다 은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넷째, 열세 번 군인교회를 섬기던 중 좋은 교우들을 만나게 해주신 것 감사하다. 다섯째, 강남중앙교회 성도들을 섬길 수 있어서 감사하다. 여섯째, 사역기회를 주신 서남교회 교우들께 감사하다. 일곱째, 선배목사님 군종목사 군선교사 등 수많은 동역자들을 주셔서 감사하다. 여덟째, 순서 맡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순서를 맡지 않았지만 제가 뭐라고 귀한 시간을 내셔서 이곳까지 와 주셔서 감사하다. 아홉째,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부모님과 장모님 형제들께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잠시 침묵, 젖은 목소리로) 잦은 이동과 사역 속에서도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흐느끼는 목소리로) 전학(轉學), 친구사귀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잘 성장해준 두 아들 태론이와 세론이에게 감사한다”고 이임사를 전한 장 목사는 참석자 모두를 향해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장 목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소리가 교회 안에 울려 퍼졌다.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려옴을 느꼈다. 필자도 감격에 겨워선지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촉촉이 젖어드는 눈물을 애써 참느라 머리가 띵해졌다.
▲장승권 목사와 가족들 ⒞시사타임즈 |
목회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예배였다. 목사다운 목사가 어떤 목사인지를 실제적으로 증명해보인 예배였다. 교우들의 입술을 통해서 말이다. 그들은 말했다. 장 목사와 함께 있었던 지난 22개월은 참으로 행복했다고, 매주일 설교가 기다려지고 교회 가는 것이 기다려졌다고. 그렇기에 강남중앙교회 교인 중 그 누구를 붙잡고 물어도 이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할 것이 분명하다. “장 목사님을 떠나보내기 싫어요, 할 수만 있으면 목사님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들이 전해진다. 그래선가 여운이 크다.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다. 목사다운 목사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이 시대에 목사다운 목사를 만났기 때문인 것 같다.
“목사다운 목사, 예수님을 잘 믿는 목사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목사”라고 평을 받은 장승권 목사, 전역감사예배를 드림으로 인해 더는 강남중앙교회에서 그를 보기 어렵게 됐다. 청주서남교회의 청빙을 받아 부임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서남교회에서 열려질 그의 목회 제2막의 장이 기대된다. 그를 기다리는 서남교회 교우들의 가슴에 설렘으로 채워지는 것이 전해져온다.
전역감사예배를 끝으로 장 목사의 22년간 군 선교사역 행진도 형식상으론 마침표를 찍은 것같이 보인다. 하지만 군선교 현장을 떠난다하여 그의 군선교 사역 행진이 끝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서남교회가 군선교 사역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장 목사의 가슴속에 군선교의 비전이 가득 채워져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장승권 목사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육과, 신학대학원(M.Div 교역학석사), 선교대학원(Th.M 신학석사)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신학박사(Th.D.Cand) 과정을 마치고 논문 중에 있으며, 가족으로는 한계희 사모와 두 아들 태론, 세론이가 있다.
지난 1996년 6월 육군 군종목사(중위)로 임관한 장 목사는 27연대, 103여단, 육군훈련소, 육군정보통신학교, 11사단, 3사단, 캐나다 PKO 과정, 5군지사, 9사단, 아프간 파병, 육군사관학교, 60사단, 1군단 등에서 군종참모를 역임했으며 정보사 소속 강남중앙교회 담임목사를 끝으로 지난 22년간의 군선교 사역의 장을 마무리했다.
22년의 군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중 장 목사의 이러한 수고와 공을 인정한 육군 1군단장, 3군 사령관, 정보사령관, 국방부장관,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장 목사에게 표창을 하였으며, 그래서 받은 상만 해도 30여회나 된다. 아무나에게 주는 상은 분명 아닐 것이다. 목사다운 목사가 어떤 목사인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실체적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진정 이 시대의 목사다운 목사를 만나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청주서남교회로 발걸음을 옮기시기 바란다.
청주서남교회에 뭇 시선들이 집중되고 있다. 청주에 강력한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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