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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드러나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 ‘숨도’

드러나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 ‘숨도’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2) - 숨도

 

 

[시사타임즈 = 이다원 시민기자] 숨도는 ‘작은 것’, ‘드러나지 않는 것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일까? 숨도 곳곳에는 소담한 사연이 담긴 ‘책용’, ‘반쪽곰’, ‘숨은이’, ‘책 읽어주는 도마뱀’과 같은 캐릭터들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조용히 존재한다.

 

최창혁 대표도 그 안에서 ‘백수 삼촌’이라는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숨도를 찾는 분들이 ‘좀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기를 바라는 최 대표의 말처럼 본인도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그와 대화를 통해 그의 바람을, 숨도의 바람을 깊게 들여다보았다.

 


 

▶ 먼저, 숨도라는 공간의 기획이 어떻게 이루어 졌고 실행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숨도가 시작 된 계기는 ‘생활 속 철학의 복원, 교조화 되지 않은 지성에 대한 갈망, 사회의 철학적 빈곤’이라는 공통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생활 철학이 필요합니다. 생활 안에서 보고 느끼면서 행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행하는 것 따로 지식 따로 이런 식은 싫습니다. 위선적인 면에 대한 염증이 있었고, 목적과 수단이 있었을 때 어떤 것 하나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 거니까 그 조화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다 정형화된 것 정의가 있는 것에 대해서 좇기만 할 뿐이지 미지가 있다는 것을 잘 상정하지 않으려고 배제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해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라면 ‘느끼고 공감하고 행한다’는 것은 ‘예술의 영역’일 수 있겠죠. 이를 바탕으로 문화예술운동을 해보자 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생명사상이 있었어요. 자연존중과 자연사랑과는 조금 다른 것인데, 어떤 생명체가 자기의 꼴대로 잘 살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죠. 지속 가능성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지속 가능한 것이 어떻게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어요. 생명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뭔지 고민하고 그러면서 ‘better life’ 오늘 보다 좀 더 나은 상황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차이와 생성의 철학이 있었는데, 어떤 거를 창조한다는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누구나 하고 싶은 게 있고 자기 꼴대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거죠. 그런 것들이 창조성이라고 한다면 창조성을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은 그런 것들이 잘 안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거죠.

 


▶ 숨도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낀 일과 힘이 든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숨도는 저에게 보람보다는 즐거움이 많은 곳이지만 보람을 느낄 때가 있다면, 숨도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만족을 느낄 때입니다. ‘책벌 클럽’이라는 책 읽기 모임 1기 때 임신부가 오셨어요. 어떻게 오게 됐는지 여쭤보니 태교로 책 읽기를 하고 싶어 오신 거에요. 이후에 ‘책벌 클럽’ 뿐만 아니라 다른 전시나 공연도 참여하고 출산 후에도 계속 오셨어요. 아이가 현재 3살이 되었는데 지금까지 계속 오시는 것을 보면 숨도의 컨텐츠를 자식에게 보여주고 할 만큼 믿고 있구나 싶어요.

 

또 ‘반찬친구’라는 1인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참여자들끼리 친해져 숨도가 아닌 곳에서 만나 음식을 해먹고, 음식을 알려주시는 어머니께서도 강의를 하고 강의 내용이 잘 쓰인다고 하니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 보람을 느끼죠.

 

 

▶ 갤러리에 관객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전시한다고 하는데, 대표님께서 유난히 마음에 들었던 전시회와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박재성 작가’의 ‘공’이라는 작품이에요. 지금 열심히 좇고 열망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망한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잠깐 설명하자면 축구경기영상에서 선수들이 축구공을 열심히 쫓아다니잖아요. 거기서 공만 지우는 거죠. 계속 헛발질을 하며 막 뛰어다녀요. 플레이어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쫓고 골키퍼는 공이 오지도 않는데 몸을 던지고 또 관중들은 그걸 보며 환호하죠. 저한테 시사하는 바가 많았어요. ‘지금 하는 것들이 얼마나 허망하고 너희들이 지금 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화두를 던져 주었던 작품이에요.

 

 

▶ ‘숨도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으신가요?

 

하고자 하는 원칙 세가지가 있어요. ‘새로운 것’, ‘문화적인 것’, ‘생태적인 것’을 하겠다. 모두 다 만족을 못 시켜도 두 가지는 만족을 시키겠다는 나름의 원칙이 있어요. 또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참여시키겠다. ‘참나’가 아니라 점점 더 나아지는 나를 찾아가는 프로그램. ‘참나’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아닌 걸 배제해 가면서 스스로가 점점 나아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리고 감춰진 나의 모습을 발굴했으면 좋겠다. 결과적으로는 감춰진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또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는 프로그램, 아직 도래하지 않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게 최종 목표에요.

 

▶ ‘책극장’이라는 공간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종이 책’ 읽기 문화를 살리기 위해서 만든 공간이에요. 종이 책 읽기 문화가 점점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요. 왜 굳이 종이 책이냐고 한다면, 종이 책만의 물성(物性)이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계속 감수성을 이야기하고 느낌을 얘기하잖아요. 느낌을 이야기 할 때 물성(物性)이 없으면 느낌이 전달되기 힘들어요. 감수성 회복을 위해 물성(物性)이 중요하다. 편집된 책이나 서가가 있어야 하고 그런 이유로 ‘책극장’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 ‘책극장’에서 책 모임,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집니다. 행사에서 참여자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조금 거창할 수 있지만 아함경(석가모니 언행록)에 ‘너 스스로를 의지할 섬으로 삼아라’ 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을 굉장히 좋아해요. 여기 오는 사람들이 선생님도 없이 그냥저냥 하는 거 같은데 느낌이 있고 좀 더 나은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구나! 라는 걸 같이 느끼고 다른 곳을 갔을 때 행사를 통해 느낀 걸 실천해줬으면 좋겠어요. 너 스스로를 의지할 섬으로 삼으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 숨도의 공간 중 ‘Cita’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에게 ‘Cita’가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차를 드시다가 전시관도 보고 책극장도 보며 다른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미끼와 같은 곳이에요. Cita안에 책극장이나 전시관에서는 음료를 사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에요. 취지에 맞는 행위를 하신다면 하루 종일 있어도 됩니다.

 

▶ 독서 생태계는 계속 어려워지고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사회니까 읽지 않는 것 같아요. 독서를 안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예를 들면 과거에 책을 읽지 않는 건 창피한 일이였죠. ‘놀 때도 풍류를 즐긴다’라고 할 때는 폭포수 밑에서 자연과 더불어 시 한 수를 지을 수 있어야 노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TV도 보고, 놀 것이 많아요. 통상적으로 청소년, 어른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문제는 그들에게 떠넘길 상황이 아니에요. 이것을 떠넘기는 것 자체가 최초의 위기인 것 같아요.

 

▶ 독서르네상스운동은 풀뿌리 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서로 이어주고 지지해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단체입니다. 우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름다움 중에 쉽게 되는 건 없다’는 반 고흐의 말이 있어요. 숨도도 그렇고 독서르네상스운동도 그렇고 자기 꼴대로 뜻을 이루려는 것은 다 어려워요. 아름다운 일을 하려니까. 하지만 그 아름다운 일을 하기 위해 모였으니 쉽게 하려 하지 말고 어렵게 가셨으면 좋겠어요(웃음)

 

 

▶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인생의 책 TOP 3를 꼽아주신다면? 책제목과 간단한 이유를 말해주세요.

 

『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프리초프 카프라)』 이 책은 정말 많은 영감을 준 책이에요. 영자물리학, 파동, 빛… 동양사상과 접목되는 부분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책이었는데 저한테 많은 영감을 준 책입니다.

 

『카페 림보(김한민)』 김한민 작가는 ‘그래픽 노블’ 작가에요 그림을 그리고 옆에 글을 써요. 저는 글을 쓰고, 표현 하는 것을 좋아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부분이 있어요. 김한민 작가는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을 하니까 굉장히 부러웠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마가렛 미첼)』 제가 통속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통속 소설이지만 철학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책이에요.

 


 

 

대표 최창혁

주소 서울시 마포구 신수동 31-1 숨도빌딩

전화 02-717-3535

메일 soomdo@naver.com

홈페이지 www.soomdo.org

 

 

취재/사진 = 이다원 시민기자(dawon500@daum.net)

 

 

 

탁경선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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