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그들만의 매력. 독립출판서점 ‘더북소사이어티’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3) - 더북소사이어티
[시사타임즈 = 이다원 시민기자] 독립출판은 주류, 기성 출판사가 아닌 개인이나 소자본 집단이 기획과 편집, 유통까지 관여하는 출판 방식이다. ‘독립출판’을 처음들어본 사람에게는 생소한 단어지만, ‘독립출판’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되면 그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거라 필자는 단언한다.
어느 날, 대형서점을 방문했다. 헌데 어찌된 일인지 그 많은 책들이 다 비슷하게 느껴진다. 어딘가에 미쳐야 하고, 연령 층별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책들은 말하고 있다. ‘힐링’, ‘자존감’ 등을 다룬 비슷비슷한 신간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더북소사이어티’에 들어섰을 때 보이는 책 한 권 한 권이 호기심을 갖게 한다. ‘이 책은 어떤 분야의 책일까?’ ‘저 책은 어떤 책일까?’ 책의 표지와 제목만을 봐서는 어떤 책인지 알 수 없는 것이 독립출판물이 가진 하나의 매력이다. 독립출판의 매력에 빠져 독립출판서점과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임경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독립출판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급합니다.
제가 영화 쪽 일을 하면서 부산 비엔날레 행사 코디네이터를 했던 경험이 있어요. 그 때 해외 작가들이 많이 와서 본인들을 소개하는 자료들을 보내줬는데 이상한 책, 전단지 같은 걸 많이 보냈더라고요. 그 때 당시 저는 지식을 전달하고, 정형화된 것이 책이라고 생각해서, 종이 낭비라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수집을 했습니다. 해외에 나가면 독립출판물을 한 번 더 찾아보곤 했습니다.
▶ ‘미디어버스’라는 소규모 출판사(1인 출판사)를 함께 운영 중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첫번째, 어떤 것을 기획하시는지, 또 앞으로 어떤 것에 대하여 기획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2007년도에 시작을 했습니다. 친구와 저는 예술 쪽 관련 기획을 했었어요.
그러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우리가 하는 작업을 소개하고 싶다는 취지에서 출판을 선택을 했습니다. 기존의 출판의 형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저렴한 독립출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딱히 어떤 장르나 어떤 작가에 전문화가 되어있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앞으로 기획하게 될 독립출판물은 기본적으로 예술관련 분야입니다.
▶ 두번째, 독립출판물을 만드시면서 난점이 있다면?
독립출판이 부수로 규정을 200 부 내외라고 친다면, 독립출판 서점은 현재 포화상태에요.
출판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식상한 것 같지만, 그래도 가장 큰 어려운 점이 경제적인 면이겠죠?
독립출판을 만들 때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같은 필요한 인력이 있을 텐데, 이런 분들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있어요. 우리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을 해서 책을 내고 있습니다.
▶ 독립출판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을 내고자 하는 분께 조언과 응원의 말씀을 해준다면?
소규모출판, 독립출판을 다루는 서점들이 전국적으로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개인 차원에서 책을 기획하고 만드시는 분들은 많았지만 이러한 출판물을 취급하는 서점은 없었죠. 판매된 것을 고려해서 만들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좋은 결과라는 것이 판매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책을 만들었다면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위 질문과 이어 독립출판물을 발행하기 위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이 있다면?
독립출판물이기 전에 어쨌든 인쇄된 형태의 책이고 일반 책과 비슷한 요건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단지 개인이 기획하기 때문에 더 빠르고 전문적이고 구체적으로 주제에 접근할 수 있겠죠. 어떻게 보면 요건이 없는 것이 유일한 요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대충 만드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제 생각에는 굉장히 구체적인 방식으로 접근을 하면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국내∙외 독립출판물 시장의 규모나 인식의 차이는 어떤가요?
독립출판물 중ISBN이 없는 책도 상당수 입니다. 이런 점이 문제인지, 출판사, 만든 사람, 유통과정, 서점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시장규모를 말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해외시장에 교류를 많이 하는 편인데, 우리나라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미권 책은 전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할 수 있는 강점이 있죠. 또 해외와 국내와 크게 인식의 차이가 없어요.
▶ 사람들이 독립출판물을 구입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대형 출판사에서 나오는 출판물과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면?
제 생각에는 기존의 출판물에서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거고, 독립출판에서 충족시키는 거죠. 대형서점에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책이 있지만, 특정 코너에서 보면 다 비슷비슷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독립출판물은 하나하나 다 개성이 있는 거죠. 그래서 기존의 출판물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채울 수 있는 거죠.
▶ 요즘은 대형 출판사도 힘들다고 끙끙 앓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는 현재의 출판 생태계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희는 일반 출판계 상황은 잘 알지 못합니다. 요즘에는 모두가 힘든 것 같더군요. 저는 기획이나 편집, 제작과 같이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한국이 굉장히 잘하고 경쟁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유통과 판매의 문제인 것 같은데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규모의 경제 바깥에 밀려나면 생존이 힘든 상황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소규모 출판이라는 말 자체가 작은 규모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일종의 대안적 회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한계가 작은 성과를 압도하는 상황이죠(웃음)
▶ 독서르네상스운동은 풀뿌리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서로 이어주고 지지해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단체입니다. 우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왕성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웃음)
▶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인생의 책 TOP 3를 꼽아주신다면? 책제목과 간단한 이유를 말해주세요.
『에크로이드 살인사건(애거사 크리스티)』
어렸을 때, 돈을 모아서 샀던 책입니다. 꽤 많이 모았는데 다 버렸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렇게 열심히 읽은 책이 없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읽었던 책입니다.
『상실의 시대(무라카미 하루키)』
군대에 있을 때 읽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군대의 폭력성과 억압적인 분위기가 하루키 책을 통해 순화되는 느낌을 줬습니다. 당시 취사병이었는데 책을 많이 읽을 때는 하루에 소설 한 권씩은 읽었던 것 같다. 부대에 작은 도서관과 매점에 작은 서점이 있었습니다. 계급이 오른 이후에는 휴식 때마다 도서관에 가거나 부대 서점에 가서 책을 사거나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산 책들도 다 버렸죠.
『세계상식대백과사전(리더스 다이제스트)』
당시에 나에게 신세계를 열어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디자인이나 종이 질, 제작, 내부 조판, 기사 내용 등 당시에 나오던 다른 책과는 다른 느낌을 줬었죠. 그 느낌과 경험이 아직 남아 있어서 그런지 아직도 책의 만듦새에 집착하는 편입니다. 세계상식백과사전은 당시에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웹을 통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지만 당시에는 책이 아니면 지적인 욕구를 해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허접하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정보와 지식이 가득했습니다. 그 엇나간 느낌이 좋았었습니다.
대표 : 임경용
연락처 : 070-8621-5676
주소 :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13번지 2층
운영시간 : 월요일 휴일 / 13 : 00 ~ 20 : 00 화 ~ 일
독서르네상스운동 홈페이지 http://www.readingrenaissance.or.kr/
독서르네상스운동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eadingfun13
이다원 시민기자(dawon5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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