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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시사종교칼럼 ] ‘관리’라는 두 단어의 중요성

[ 시사종교칼럼 ] ‘관리’라는 두 단어의 중요성

 

 

 

▲엄무환 본지 사장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엄무환 사장] 군에 입대하기 전 A는 아르바이트를 하여 아주 착실하게 돈을 모았다. 가능한 지출을 줄이고 받은 월급 대부분을 은행에 차곡차곡 저축하여 500만원이나 되는 목돈을 만들었다. 그리고 군에 입대하여 신병훈련소에서 일정기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강원도에 위치한 모 부대에 배치되어 본격적인 군 복무를 시작했다.

  

자대배치 후 A는 부대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인사계원이 되었고 간부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는 등 재미나는 군 생활을 했다.

 

A가 소속된 부대에 B 하사가 있었다. 유독 B는 A를 동생처럼 대했고 그래서 둘은 누가봐도 친형제나 다름없을 정도로 매우 친밀한 관계가 이뤄졌다.

 

그러던 어느 날 B가 A를 한적한 곳으로 불러내더니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치료비가 필요하다”면서 몇 십만 원의 돈을 좀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는 형이나 다를 바 없는 B의 요구를 기쁘게 받아들여 기꺼이 요구한 돈을 B에게 빌려주었다. 물론 B는 “고맙다”는 말과 “꼭 갚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그때부터 B는 계속해서 이런 저런 이유를 들이대면서 A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고, 그럴 때마다 A는 B가 빌린 돈을 갚아줄 것으로 믿고 빌려주었다. 이 일을 아는 사람은 대개 그렇듯이 A와 B 두 사람뿐이었다.

 

어느 날 A에게 200만원이 넘는 돈을 갚으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 보니까 카드대금이었다. 뒤늦게 확인해보니 B가 A가 훈련을 나간 사이 생활관에 들어와 A의 지갑 속에 있던 카드를 꺼내어가서 마음대로 사용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B가 절도행위를 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는 B가 갚겠다고 하니까 문제를 삼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B가 개인적인 이유로 갑자기 군을 떠나게 됐다. B는 군을 떠난 이후에도 A에게 전화를 하는 등 관계를 끊지 않고 계속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면서 또 200만원이라는 거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는 너무나 어리석게도 그 돈을 빌려주고 말았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B와의 통화가 끊어졌다. B가 휴대폰을 바꾼 것이었다. 그 순간 A는 ‘형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보다.’하면서 기다렸지만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도 더 이상 연락이 오질 않았다. 그제서야 A는 B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그러자 마치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멘붕 상태가 밀려왔다.

 

그때까지 A는 B의 주소라든지 인적사항을 잘 알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저 친하다는 그 감정 때문에 A는 B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나머지 빌려달라는 대로 돈을 빌려줬다. 그렇게 B에게 빌려준 돈을 모두 계산해보니 정확하게 500만원이었다.

 

B는 A에게 다가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후 A가 얼마의 돈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내었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A의 돈을 자기 돈처럼 썼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A가 후회하며 가슴을 쳤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A가 자신의 이런 스토리를 나에게 알려온 것은 이미 상황이 종료된 뒤였다. B의 인적사항을 알아보니 B의 부모님조차도 B와의 연락이 끊긴지 오래되었다고 하셨다. 게다가 B의 부모님들의 경제사정은 매우 어려워 부모님에게서 빌려준 돈을 받아낼 수 있는 상황도 못되었다.

 

나는 A에게 이런 해법을 제시했다.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법적으로 사기와 절도죄로 고소를 하는 것, 둘째, 해결사를 통해 빌려준 돈을 받아내는 것, 셋째, 빌려준 돈을 포기하는 것이다. 선택은 네가 하거라.”

 

그러면서 나는 A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아무개야, 내가 지금 너에게 권면해주고 싶은 것은 마지막 세 번째다. 매우 힘들고 어렵겠지만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포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결정을 하게 될 경우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수 있고 밥맛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 돈이 어떤 돈인지를 생각하면 한동안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육신적 고통이 매우 클 것이다. 하지만 그 고통, 네가 겪어야 한다. 직면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고통이 네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넌 지금 네 인생에서 500만원 이상의 가치있는 산 공부를 하고 있다. 지금의 네 정신상태를 계속 지니고 산다면 넌 평생 땀 흘려 모은 돈 모두를 어느 날 한꺼번에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너의 그런 정신상태는 반드시 개조되어야 한다. 지금 이 말을 듣는 것이 너를 심적으로 더욱 힘들게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다. 그러나 들어야 한다. 그리고 너를 바꾸어야 한다.

 

아무개야. 내가 네게 분명히 말하건데 지금부터 너의 인생에서 ‘관리’ 라는 두 단어를 결코 잊지 말거라.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면 뭐하냐. 관리를 못하면 다 잃어버리는데. 단지 돈 뿐만 아니라 이성관계라든지 타인과의 관계라든지 시간관리 등이 그렇다. 관리를 잘해야 한다.

 

너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 아니냐. 하나님께서 왜 네게 이런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경험하도록 허락 하셨겠니? 너의 약점을 알게 하시고 그 약점을 고쳐주시기 위해서가 아니겠니. 관리 잘하라고 말이다. 아담이 하나님이 주신 복을 관리하지 못해 사단에게 빼앗겼잖니.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엔 후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날이 반드시 오기 마련이란다. 인간적으론 말할 수 없이 힘들고 아픈 시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에게 축복하고 싶구나. 이 과정을 잘 견디면 넌 정말 관리의 명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돈 관리, 이성관리, 시간관리, 인간관리 등에서 말이야. 무슨 말인지 이해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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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무환 사장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