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드리외라로셸 저 | 이재룡 역 | 문학동네 | 204쪽 | 10,000원
전후 프랑스 불안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드리외라로셸의 걸작. 드리외라로셸은 제도와 관습, 물질만능의 자본주의를 거부하며 글과 행동으로 현실에 적극 참여한 전후 예술가이다. 이차대전이 발발하자 갈리마르 출판사의 문예지 『신프랑스평론』을 총괄하는 지위에 오르며 독일에 협력했으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전쟁이 끝나는 1945년 음독자살했다.
『도깨비불』은 전후 파리 사교계에서 마약과 기행으로 악명을 떨치던 다다이스트이자 작가의 친구였던 자크 리고를 모델로 삼은 소설 「도깨비불」과 리고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쓴 글 「잘 가라, 공자그」를 함께 묶은 작품이다. 정치 혼란과 경제공황을 겪던 1920년대 프랑스 젊은이들의 불안과 방황을 생생히 보여주는 작품으로 1963년 에릭 사티의 음악과 루이 말 감독의 연출이 조화를 이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표제작「도깨비불」의 주인공 알렝은 자크 리고와 작가 자신을 섞어서 빚은 인물이다. 마약을 제외한 알렝의 회의와 방황은 온전히 드리외라로셸의 것이다. 알랭이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요양소는 퇴폐주의에 물든 프랑스 사회의 축도이고, 결혼과 함께 안락한 부르주아 생활에 정착한 후 종교에 빠진 뒤부르, 예술을 후광 삼아 여인에게 기생하는 속물 팔레, 궤변으로 마약중독을 합리화하며 퇴폐에 빠진 사람들, 가난한 예술가가 범접할 수 없는 유한계급의 군상을 멸시와 부러움의 눈길로 바라보는 주인공은 리고와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전후 허무에 빠진 프랑스 젊은이들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도깨비불」은 전후 정치 혼란과 경제공황을 겪던 1920년대, 바로 그 광기에 휩싸인 시절을 견뎌야 했던 세대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 피에르 드리외라로셸 소개
1893년 1월 3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부모의 불화와 경제적 파탄으로 어린 시절을 외할머니 곁에서 보냈다. 1910년 파리 사립정치학교에 입학해 정치학을 전공했다. 부유한 학생들 사이에서 궁핍한 처지를 비관하며 화려한 출세를 꿈꾸지만 졸업시험에 낙방하며 자살을 생각한다.
1914년 일차대전이 발발하자 징집되어 입대한다. 열등감에서 벗어나 전쟁 속에서 영웅상을 구현하려던 그는 누구나 평등하게 전쟁에 참여하는 민주화된 군대 제도와 개인의 역량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기계전을 통해 민주주의와 모더니즘에 대한 반감을 키운다. 전쟁 중 부유한 유대인과 결혼한 후 1920년대에 화려한 댄디로 변신해 아라공, 말로, 몽테를랑 등과 어울리며 정계와 문단을 드나든다.
부패한 프랑스 정치 현실을 일거에 뒤집을 혁명을 꿈꾸던 그는 1934년 스스로 파시스트라 선언하고 글과 행동으로 현실에 적극 참여했다. 이차대전이 발발하자 독일 대사의 후원으로 갈리마르 출판사의 문예지 『신프랑스평론』을 총괄하는 지위에 오른다. 그러나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전쟁이 끝나는 1945년 음독자살했다.
소설 『사를루와의 희극』 『몽상적 부르주아지』 『질』 『젊은 날의 반 고흐』, 시집 『의문』 『그릇 밑바닥』, 자서전 『호적부』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전설적 여성 편력과 실패로 끝난 정치 참여, 자살로 마감한 삶으로 인해 오랫동안 그늘에 머물러 있었던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 그 문학적 진가를 인정받아 다시금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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