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오셨어요?”
아침 식사를 하시다말고 나를 알아보신 애플김밥식당 사장님 부부께서 살갑게 맞아주신다.
“예, 아침식사 중이시군요.”
“목사님, 뭘 드시겠어요?”
“예, 황태국 먹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식사부터 하시고 하시지요.”
그러나 제 말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선 황급히 주방 안으로 들어가시는 것이었다.
그만 식사는 중단되었다.
손님 식사부터 챙기시기 위해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하시는 것이었다.
조금 있으니까 반찬을 테이블 위에 차리셨다.
“목사님, 김을 한번 드셔보세요. 제일 맛있는 김이라고 하는데 어떤지 모르겠네요?”
“예” 하고 반찬과 함께 가져다주신 밥을 김에 싸서 입안에 넣으니 입안 가득하게 침이 돌기 시작한다.
“맛있는데요. 김이 맛있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애플김밥 사장님과 뭔지 모를 친밀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근데 어떻게 애플김밥식당을 하시게 되었습니까.”
“원래는 모텔사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남편의 누님이 애플김밥식당을 세웠는데 저희더러 한번 해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어요.”
“그렇겠네요. 쉬는 날도 없으시잖아요?”“예.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해요. 구정날과 추석당일만 쉬고 1년 내내 일해요.”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니 사장님 부부의 이중창.
“목사님 오늘 식사비는 안받겠습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그래도 받으시지요.”
“아닙니다 목사님. 그냥 저희들의 마음을 받아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식사비가 5천원이었지만 사장님 부부의 친절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사장님 부부의 훈훈한 저 인정미를 어떻게 돈으로 따질 수 있겠는가.
정말 그 친절한 마음들이 진한 감동으로 나에게 전해져 오는 것이었다.
공짜밥을 얻어먹어서가 아니라 이렇게 서로 서로 인정을 주고받는 삶이 된다면 이 얼마나 가슴 훈훈한 삶이 되겠는가. 그리고 이런 인정이 넘치는 삶이 된다면 얼마나 살기좋은 사회가 되겠는가.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사시면서도 친절함을 잃지 않으시고 자그마하지만 오늘 나에게 내어보여주신 그 소중한 사랑.
그 사랑이 이렇게도 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5월의 첫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발걸음이 가벼운 이유는 무엇일까.
엄무환 편집국장(weom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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