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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문화·일반연애

작은 생각의 차이로 큰 변화를 꿈꾸는 ‘앵프라맹스’

작은 생각의 차이로 큰 변화를 꿈꾸는 ‘앵프라맹스’

독서르네상스운동 시리즈 (4)

 

 

 

[시사타임즈 = 이다원 시민기자] 1917년 미국에서 열린 독립미술가협회전에 출품된 ‘샘’이 20세기 초반 미술사의 지축을 흔들었다. ‘샘’은 작품이랄 것도 없고, 그냥 R.머트라는 사인이 된 남성용 소변기였다. 시 전시의 심사위원이었던 마르셀 뒤샹은 ‘머트가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자기가 바로 그 문제의 머트라는 것은 시치미를 딱 떼고 말이다.

 

변기의 미술관 난입사건과 더불어 미술사에는 ‘오브제(object)’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오브제란 예술적 의미를 부여한, 예술가가 직접 손으로 만들지 않은 모든 기성제품(readymade)을 지칭한다. 오브제가 없었다면 현대미술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인터뷰를 한 ‘김훈’ 대표가 헌책방계의 마르셀 뒤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생각의 차이로 시작한 일들이 헌책방계의 큰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굉장히 젊은 나이지만 헌책방의 관해서는 10년 베테랑인 그에 과거와 현재또,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앵프라맹스의 의미와 이름을 짓게 된 이유를 알려주세요.

 

앵프라맹스는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뒤샹이 만든 ‘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정도의 차이’라는 뜻의 신조어입니다. 동네의 헌책방이지만 작은 차이를 추구하는 공간으로 문화 예술 전시공간을 통해서 지역주민과 소통을 합니다. 유럽의 헌책방은 옛 가치를 추구하고 유명한 문인들이 와서 강연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아우라가 있는 헌책방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서점은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콘셉트입니다.

 

▶ 처음에는 대학 전공 서적 판매를 중계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요?

 

웹사이트 이름이 ‘필요넷’이었는데, 대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중계해 주는 사이트였습니다.

 

졸업 후 영자 신문 회사를 다녔는데 회사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 기간이 짧아 대학교에서 졸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어요. 또 학비가 비싼데다 부가적인 것들도 비싸기 때문에 서비스차원으로 운영을 했습니다. 사이트는 3년 간 운영을 했습니다.

 


▶ 앵프라맹스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사람들이 책을 너무 안 읽기 때문입니다. 카페는 점점 많아지는데 서점은 갈수록 문을 닫고 있어요. 그래서 ‘한 잔의 커피 값은 한 권의 책 값’이라는 표어를 가지고 한 잔의 커피 값으로 책을 읽을 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항상 커피를 찾아요. 저 또한 그렇고요(웃음). 그런 분들이 앵프라맹스를 많이 찾아 주십니다. 거기다 커피와 책은 궁합이 정말 잘 맞거든요(웃음).

 

두 번째는 헌책방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입지적으로 불리한 이곳이 안정화가 된다면 기존의 헌책방 또한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앵프라맹스를 헌책방을 돕기 위한 테스트마켓으로 삼고 있어요.

 

 

▶ 창영서점, 그린 홀리데이, 앵프라맹스까지 추진력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는지,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성공에 대한 확신 어떤 것도 가져본 적이 없었어요. 북코아를 오픈 하기 전에 필요 넷, 과외 사이트, 리포트 사이트까지 다양한 것을 시도했고 큰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그 중 순수하게 대학생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던 ‘필요넷’이 가장 반응이 좋고 크게 발전했습니다. 여러 신문사와 YTN 등에서 취재도 해갔습니다. 다른 사이트에 비교해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적었음에도, 외부의 반응이 좋고 크게 발전 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뜻을 가지고 좋은 기획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사람들이 따르고 일이 잘 풀립니다. ‘필요넷’은 현재 ‘북코아’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 여러 사이트를 운영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창영서점이 처음이신데요. 7평의 작은 헌책방에서 수입 창출이 얼마나? 또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창영서점을 하면서 차별화를 둘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판매에 대한 지식이 조금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헌책방에서는 하지 않는 영업을 대기업에 했어요. 사실 헌책방과 대기업은 연결고리가 없는데, 당시 이명박 정부 때 500세대 이상 아파트를 지으면500권 이상의 책을 구비해야 하는 도서관 법이 시행 되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새책이 아닌 ‘새책 같은’ 중고책으로 영업을 했습니다. 창영서점을 50만 원에 인수해서 6개월 만에 3000만 원의 책을 납품했습니다.

 

▶ 앵프라맹스를 운영 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었나요?

 

장사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무시한 것 같아요. 증산동은 재개발 구역으로 되어있어 사업자들의 투자가 적어요. 그래서 정체가 되고 정체는 퇴보로 이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유동인구가 적어 자리를 잡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요. 동네 사람들은 이곳을 굉장히 아끼고, 외부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오시긴 하지만 유동인구가 없는 곳이라 외부사람이 오기가 어려워요. 그러다 보니 앵프라맹스를 알리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 북코아와 비슷한 형태의 중고서점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라딘’이라는 중고서점이 있고요.

 

공급이 많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북코아에서는 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온라인 중고 서점에는 ISBN이 등록된 책들만 취급하고 있어요.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에서 롱테일 법칙에 대해서 나오는데, 다양한 상품에 대한 여러 가지 수요가 있다는 것 입니다. 책도 패션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수요가 있습니다. ISBN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고서가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다수의 온라인 서점들 사이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것보다 더 큰 이유는 다른 헌책방과 함께 성장한다는 ‘상생 마인드’를 가지고 운영을 하기 때문입니다. 북코아는 ‘헌책방 네트워크’로 헌책방계의 상징적인 회사입니다. 알라딘(중고서점)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면서 인근의 헌책방들은 매출이 반 토막이 나고 문을 닫고 있습니다.

 

저는 10년 넘게 일을 하며 지금의 알라딘의 모델인 일본의 북오프(book off)와 같은 모델로 투자제안도 많이 받고, 내부적으로도 그런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다른 헌책방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모두 거절했습니다. 이런 상생 마인드를 북코아 사이트의 곳곳에서 많이 표출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1년에 수 차례씩 헌책방 사장님들로부터 책 선물과 다과 선물을 받습니다.(웃음) 이것이 북코아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다양한 일을 해오셨지만, 결국 책으로 통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듯합니다. 대표님의 최종 목표(꿈)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그린 홀리데이는 아무 것도 없던 곳에 생긴 카페입니다. 하루에 지나가는 차량 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적었던 곳입니다. 지금은 그린 홀리데이를 롤모델로 생긴 카페가 50개 이상이 됩니다.

 

북코아와 그린 홀리데이의 연장선상으로 서울 변두리에 책방마을을 조성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현재 우리는 주 5일제 안착으로 북코아의 주말 매출이 줄고 있습니다. 여타 인터넷 서점도 마찬가지이고요.

 

주말이면 외부로 나가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추세인데 가족들이 여가를 보낼 때, 답답한 도심지를 떠나 청정한 자연에서 책을 보고 책으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환경이 경제적 수익을 떠나 메말라 가는 사회에서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독서르네상스운동은 풀뿌리 독서단체나 출판사들을 서로 이어주고 지지해주자는 취지로 시작된 단체입니다. 우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앞으로 시행 될 15%까지 할인에 제한을 두는 ‘도서정가제’가 도서정가를 완전히 지키는 ‘완전정가제’가 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완전정가제가 되어, 인터넷 서점을 가든 동네 서점을 가든 가격이 동일하니 동네의 서점에서도 원하는 책을 살 수 있고, 수익 나면 누군가 서점을 새로 오픈 할 것입니다. 서점이 많아진다는 것이 출판계에서 고무적인 일이잖아요. 그래야 책이 더 많이 팔릴 테니 말이죠.

 

또 인터넷에서 서평 등을 보고 제한적으로 책을 골랐다면, 동네 서점에서는 직접 책을 고르며 양질의 책을 찾게 되겠죠. 지금처럼 마케팅, 홍보 등에 돈을 쓰는 거대 출판사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정말 좋은 책을 만들어 내는 작은 출판사도 숨통이 트이게 될 겁니다.

 

두 번째는 출판사와 함께 성장하는 북코아를 위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는 기밀사항이지만 추후에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 불광천에서 프리마켓을 진행하고 있으신데요.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와 어떤 소통을 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프리마켓 자체가 소통의 일환입니다. 이번 행사로 지역주민과 판매자 모두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또 프리마켓을 통해 증산동에 헌책방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프라맹스는 책을 통해 저자와 독자가 만나게 해주고 전시를 통해 작가와 주민을 만나게 해주고 있습니다. 전시도 지역주민 22명이 참여를 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담하고 소박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데 이런 것을 통해서 소통을 계속 하고 싶어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인생의 책 TOP 5를 꼽아주신다면? 책제목과 간단한 이유를 말해주세요.

 

『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

주인공이 끊임 없이 나무를 심습니다. 그 나무가 모아져 숲이 되고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쉼을 얻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

소박하고 너무 아름다운 필체이고, 힘들어하고 있는 이들에게 진정한 쉼을 줍니다.

 

『성공한 CEO에서 위대한 인간으로(앤드류 카네기)』

인류에 대한 봉사가 곧 신에 대한 최고의 예배라 정의하며 사회적인 활동합니다.

 

『내 아들아 사랑으로 세계를 품어라(황성주)』

따뜻한 마음과 영혼에 대한 사랑을 배운 책입니다.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리처드 브랜슨)』

적극성, 도전정신, 열정을 배울 수 있는 책입니다.

 

처음, 앵프라맹스에 들어섰을 때 “우와~”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평소 커피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은데 들어서자마자 노란 색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눈길을 끌었고, 화려한 조명과 은은한 조명, 소담한 그림들까지 맘에 들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앵프라맹스가 내가 그동안 방문했던 다른 헌책방과 북카페에 중에서도 최고로 뽑히는 곳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인터뷰가 시작되고 김훈 대표님이 배우 조동혁을 닮은 수려한 외모뿐만이 아니라 마음 씀씀이도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김훈 대표께서 나아가는 길을 응원해주고 싶다. 훈남 대표님과 앵프라맹스가 궁금하다면 www.inframince.co.kr/에서 먼저 만날 수 있다(웃음).

 

 


 

앵프라맹스 / 북코아

서울 은평구 증산동 183-11

Tel. 070-8201-2949

 

독서르네상스운동 홈페이지 http://www.readingrenaissance.or.kr/

독서르네상스운동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eadingfun13

 

 

취재/사진 = 이다원 시민기자(dawon5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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