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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국정원 대선개입에 분노한다

[ 전문가 칼럼 ] 국정원 대선개입에 분노한다




[시사타임즈 전문가 칼럼 = 신수식 논설주간] 지금 대한민국은 국정원의 18대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친 불법행위가 밝혀지면서 한 점 의혹도 없이 수사하고 국회의 국정조사도 실시하라고 요구하는 집회가 계층, 이념, 지역, 세대를 넘어 전국적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필자는 21세기 정보화·지식화의 지구촌 시대에 선진국그룹인 OECD회원국이며 선진국진입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서 정부의 정보핵심기관인 국가정보원이 그 수장인 원장이 핵심관료들과 조직적으로 대통령선거에 개입해서 불법을 자행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암담한 심정이다.

 

이 사건에 대해 필자는 참으로 한탄스럽고 어처구니없는 국정원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으며 양식이 있는 우리 국민들 대다수도 분노하고 있다. 이 사건은 결코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대립의 문제는 아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대선개입 사건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지난 주말 대학생들과 시민들, 그리고 고등학생들까지 거리에서 이를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집회는 국정원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주권을 무력화한 국정원의 국기문란 행위이다. 국민들의 집회는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사건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정확하게 밝히고 책임자들을 그 행위에 적절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결코 이러한 국가권력기관의 불법적 행위가 확실하게 근절될 수 있게 하는데 그 의의가 더 클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집회에 같은 장소에서 다른 집회가 나타나서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았다. 시민들의 집회를 방해하며 대치한 그들은 어버이연합, 자유청년연합, 우국충정단 등 스스로를 보수성향의 시민사회단체라 하는 세력들로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촛불집회를 반대한다, 종북좌파세력들과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사건을 국정원의 공작으로 몰아 박근혜 정부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촛불시위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했다는 사실이다. 이 광경에 필자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황당했다고나 해야 할까?

 

물론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생명인 이념이고 체제이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국가며 민주주의체제이고 민주주의사회이기에 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 사회구성원은 누구나 각자 다양한 견해를 가질 수 있고 또 표출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상황을 일부 언론들은 진보단체와 보수단체의 대립 정도로 치부하고 있으나 과연 이 문제가 진보와 보수의 문제로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국가권력기관이 선거에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개입해 민주주의와 법치를 훼손한 사건이다.

 

국가기관이 공공성을 무너뜨린 이번 사태는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이며 1960년 이승만 정권 당시 3·15 부정선거와 맞먹을 국기문란사태인 것이다. 이러한 심각한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보수라고 자칭하는 세력들이 의혹 없는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에 나타나 조직적으로 방해를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수의 품격과 가치는 법치와 공공성을 가장 중심으로 해야 한다. 법질서를 훼손하고 국가 기강을 무너뜨린 국정원 사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적 이념이다.

 

보수(保授)라는 사전적 의미는 보존하고 지키며 전통적인 것을 고수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즉, 나라의 발전과 공공자산을 증대시키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것이 정치적 보수주의자로서의 가져야 할 소명일 것이다. 한국에서 자칭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세력들은 나라와 국민의 안위를 위한 전통적 보수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상식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 맹목적 반공, 반북, 반통일만 주장하고 고집하는 세력들이다. 민주주의에서 다양성이 본질적 원리이듯이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좌우의 이념 또한 서로 대립, 갈등, 분열하는 것이 아닌 상호 공존하는 관계다. 진보와 보수의 두 날개가 균형 있게 공존할 때 사회의 안정과 가치는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한국사회는 독특한 정치적 환경을 역사적으로 경험했기에 보수든 진보든 그 본질과 달리 변형된 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보수라는 변형된 세력들이 분단체제의 기형적 구조의 영향이었다고는 하지만 공공성과 법질서를 외면하고 21세기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냉전적 사고와 그러한 행태를 지속하는 것은 반듯이 극복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60여년 전에 겪은 동족상잔의 전쟁역사가 우리 민족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여전히 그 트라우마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1990년을 기점으로 냉전시대는 종말을 고했으며 자국의 이익과 생존을 위해서는 이념도 체제도 중요하지 않고 경쟁과 협력의 시대가 바로 오늘날 지구촌시대인 것이다. 중국도 공산국가이고 베트남도 공산국가이나 우리 대한민국은 그들과 국익을 위해 외교관계를 맺고 경쟁과 협력을 하고 있지 않는가? 설마 박근혜 정부가 이들을 관변단체적 관점에서 관변데모로 활용하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국가정보원의 대선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들 다수가 불법적 선거개입·국기문란 사건으로 판단하고 국회의 국정조사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국회의 국정조사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이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고 국가기관의 잘못인 만큼 박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65%을 넘었다고 한다.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40.2%, 여당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의 43.8%도 국기문란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새누리당 지지자(62.3%)와 대구·경북지역 답변자(72.4%)의 국정조사 지지도도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국민 다수가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에 공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5.6%가 국가기관의 잘못인 만큼 대통령으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6월24일 그 동안의 침묵을 깨고 야권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 수용 요구에 대해 박 대통령은 국회가 논의할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해서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왜 그런 일을 했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입장을 표명했으며 대선 때 국정원이 어떤 도움을 주지도,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자신이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야당이 그 동안 국회 논의들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지 말라고 쭉 얘기해 왔기 때문에 본인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민 앞에 의혹을 밝힐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통령이 나설 문제가 아니며 국회가 논의해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개입에 반대해온 야권이 대통령이 나서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함께 내세워 국정조사 요구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그녀의 고심 속에서 어렵게 낸 표명을 우리 국민들은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일까? 필자는 대통령의 발언을 한마디로 한심 그 자체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박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비난하려는 의도에서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니며 그럴 생각도 없다. 다만 박대통령의 표명이 이 상황에 전혀 맞지 않다는 사실에서 꼼수 그 자체이거나 아니면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리라 필자는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에 6.25가 남침이냐 북침이냐에 대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신문의 조사결과에 대해서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점을 잘 확인시켜주고도 남는 것이다. 얼마 전 언론에서 실시한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고교생 응답자의 69%가 6·25를 북침이라고 응답한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교사가) 교육현장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중략)한탄스럽게도 학생들의 약 70%가 6·25를 북침이라고 한다는 것은 교육현장의 교육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 것은 박대통령의 발언이다.

 

한국전쟁은 남침인가, 북침인가? 교육전문가들은 북침이라는 말이 북쪽을 침략한 것인지, 북쪽이 침략한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한자어도 동사보다는 주어가 먼저 나와 북침에서 북을 북한으로 인식할 경우 북한이 침략했다는 말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으로 질문지를 제대로 설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새누리당 6월14일부터 7일 간 서울시내 초·중학생 1,489명을 대상으로 안보·통일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87%(1,292명)가 6·25전쟁은 북한이 일으켰다고 답했으며 남한이 6·25전쟁을 일으켰다고 응답한 학생은 5명(0.3%)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폭침 사건 역시, 누가 일으켰냐는 질문에 84%(1,250명)가 북한이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초·중생 71%(1056명)는 대한민국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로 북한을 꼽았으며 이어 일본이라 응답한 학생은 168명(11.3%)이었다.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대통령이 나서서 우려된다고 했으니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박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헌정질서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수호할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으며 또다시 해프닝을 보여주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가를 경영하는 행위로서 그 기능과 역할이 막중하다. 정치를 잘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고 국민이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최고의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다. 이번 국정원의 불법 행위문제를 전근대적 방식으로 대통령 자신의 유·불리적 관점에서 안일하게 처리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번 국정원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이번 한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데 더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국민의 관점, 국가적 관점, 미래적 관점에서 자신이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이러한 문제를 깔끔하게 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지지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지지를 못 받는 국가지도자를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치를 잘하는 것은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하고 국민이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며 박근혜대통령은 이 사실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따라서 박근혜대통령은 이번 국정원 사건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직접 모든 수단과 방법을 지원해서라도 국민의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해 주어야 하며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앞장서서 국회의 국정조사를 추진하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면 국회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정조사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불리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는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선진국그룹인 OECD회원국인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헌정질서파괴라는 불법 행위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의혹으로 남아서 국민들의 원성과 함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국제적으로도 비난을 받게 될 것이며 대한민국은 후진국 수준과 이에 맞는 국격대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사실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러한 결과를 결코 원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통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데 그 역할과 책임을 기대해 본다.

 

 

 

신수식 박사는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정치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했다. 전주대학교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그리스도대학교, 광주보건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신수식 논설주간·정치학박사(sss123kk@hanmail.net)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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