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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군경구조대의 경직성이 다이빙 벨 울렸다

[ 전문가 칼럼 ] 군경구조대의 경직성이 다이빙 벨 울렸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세월호가 침몰하고 구조작업을 진행하는데 사고해역에 물살이 드세고 탁한 바닷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없어서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잠수부가 산소를 공급하는 줄을 달고 수중으로 내려가도 실제 작업시간이 짧아서 구조작업의 진행이 지체되고 있다.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 벨(Diving Bell)의 투입으로 수중구조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며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다이빙 벨은 감압 챔버 내에 헬륨산소를 주입시켜 잠수부가 작업하고자 하는 수심에 해당하는 압력으로 포화시켜 다이빙 벨에 태워 해저로 내려 보내어 수중탐색과 작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장비이다.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 벨과 바지선을 끌고 내려갔지만 해경은 이를 돌려보냈다.

 

그는 다이빙 벨은 수심 70-100m에서 20시간 연속 작업을 할 수 있고 조류의 영향도 받지 않아 투입을 적극 권하였었다. 구조를 하겠다는 생각에 사비를 들여 장비를 공수했는데도 투입 허락지 않았다. 기존 작업을 방해하며 잠수부의 안전을 담보로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 대표는 답답함에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인터뷰까지 하면서 다이빙 벨의 유용함과 투입의 필요성을 호소했었다.

 

그런데 뒤늦게 해경에서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의 2인용 다이빙 벨을 빌려서 투입한 것이 알려졌다. 앞서 다이빙 벨을 투입하자는 이 대표의 4인용에 비해 크기도 작고 머리부위만 공기에 노출되는 일본형 장비로 감압에는 적절치 않았고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었다.

 

해경과 해군의 특수 요원들의 실력을 견주자는 것이 아니다. 불의의 사고 앞에 시간을 다투고 있는데 그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을 다 진행해보고서야 한번 해볼까 하면서 몰래 수소문해서 다이빙 벨을 투입했다니 이제는 작업에 방해도 안 되고 잠수사의 안전도 위협을 받지 않는다는 말인가?

 

사건 첫날부터 실종자 가족들은 바지선을 투입하여 수중으로의 진입라인을 넓히고자 하였지만 거절했었다. 그렇게 차일피일 날씨를 보고, 수중 상황을 보고 시간을 보내더니 4일이 지나서야 바지선을 투입했다. 처음 선내의 진입 문제에서도 군 잠수부를 이용하겠다며 전국에서 내려간 민간잠수부들의 참여를 허락지 않았었다.

 

이 대표의 알파잠수기술공사는 국방부에 전시동원구난1호 업체로 지정되었고 그 분야에는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자세한 정보를 알아본 것인지 민간이라 무조건의 거부권을 행사한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진행해보아야겠다. 해경은 현장에 유속이 빨라서 방해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지만 이후에는 600㎏의 해저 탐사 로봇까지 투입하였다. 이 대표의 다이빙 벨은 무게가 5톤이다. 5톤의 무게가 유속 때문에 투입이 거부되었는데 600㎏의 로봇은 어떻게 허락되었을까?

 

잠수시간 보다 물 위로 오르는 시간이 몇 배나 더 걸리는 것을 다이빙 벨을 투입하여 시간을 단축하며 구조작업의 진행을 빠르게 하고자 했던 이 대표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와야 했다. 이것이 재난현장의 단면이다. 다이빙 벨 투입문제는 군경의 고지식한 작전체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재난 시에는 많은 돌발변수들이 구조를 어렵게 한다. 이러한 변수와 장벽을 넘게 하는 것은 바로 현장의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의 노하우다. 군경의 지휘체계는 자신들의 재난시스템의 민간전문가들과의 기술정보협의 등으로 그들의 의견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정된 조직보다는 자유로운 민간의 실험과 노력이 더 빨리 새로운 기술과 성과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사고에서 군경은 자신들의 일부 보유 장비가 민간인들의 장비보다 성능이 떨어짐을 인정했고 일정 부분은 민간의 장비와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상호간의 소통과 의견 조율에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했다. 구조작업의 핵심은 시간이다. 시간의 지체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려 피해와 사상자를 확대하기 때문이다. 이럴까 저럴까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요원들이 기술적인 회의 끝에 최고의 작전을 펼쳐내야 한다. 그런데 초기의 구조작전도 현재의 구조작전도 아이들을 위한 안타까움이 커서인지 아쉬움과 미련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글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laurel5674@naver.com)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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