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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드라마 각시탈과 이강토

[ 전문가 칼럼 ] 드라마 각시탈과 이강토



[시사타임즈 = 엄무환 편집국장]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9시 55분 KBS2-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각시탈’은 일제의 무력에 울분을 삼켜야만 했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그려낸 드라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드라마 제목 그대로 ‘각시탈’.

 

각시탈의 원 주인공은 이강산(신현준 역)이었으나 형이 각시탈의 주인공인줄 모르고 죽였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동생 이강토(주원 역)가 두 번째 각시탈의 주인공이 된다.

 

형인 이강산은 원래 경성제대 법대를 졸업한 수재다. 그러나 이강토는 배운 게 없는, 가진 것이라곤 무술실력 뿐.

 

정승보다 권세가 높았던 부친이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압록강을 넘다가 마적떼에게 당해 비명횡사한 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가족들이 어렵게 살아가던 중 기대했던 형마저 바보가 되자 이강토는 빽없고 배운게 없는 자가 기댈 수 있는 길은 무술실력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일본 순사의 길이라 생각하여 일본 순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형은 바보가 아니었다. 단지 바보인 것처럼 연기했을 뿐이었다. 형의 진짜 정체는 각시탈. 사람들이 자신을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평상시에 바보처럼 행동했던 것이다. 각시탈을 쓴 형의 가슴엔 애국심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중요한 고비마다 각시탈을 쓰고 독립투사들을 돕거나 일제의 앞잡이들과 싸웠다. 그러다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동생 이강토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이강토. 그는 목놓아 울면서 마침내 형이 썼던 각시탈을 쓰게 된다. 이것이 그의 운명이었던가.

 

일본 순사와 각시탈.

 

이 둘은 서로 상반된 모습이다. 모순도 보통 모순이 아니다. 왜냐하면 각시탈은 일제와 싸우는 자리에 서야 하는데 반해 일본순사는 각시탈과 독립투사들과 싸워야 하는 입장에 서 있는 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상반된 자리에 이강토가 섰다. 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이란 말인가.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만 했던 일본 순사의 길. 그러다가 형이 걸어갔던 그 길을 걷기로 다짐하고 형이 썼던 각시탈을 쓰게 된 이강토. 서로 상반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이강토라는 한 젊은이의 삶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지난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린 너무나 쉽게 과거를 잊는다. 그러나 과거가 있었기에 오늘이 있으며 오늘이 있기에 내일이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각시탈과 이강토. 전혀 어울리지 않을 이 둘의 운명을 그러나 감당해야만 했었던 이강토를 통해 우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음 한다.

 

왜냐하면 비록 일본 순사가 되었지만 그러나 이강토의 가슴엔 각시탈을 통해 보여준 조국을 사랑하는 애국심이 흐르고 있는데 비해, 오늘 우리들은 모든 면에서 너무나 풍성하게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국의 사랑하는 진정한 애국심이 있는지가 잘 보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엄무환 편집국장(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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