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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용감무쌍 모녀의 아프리카 유랑기 ②

[ 전문가 칼럼 ] 용감무쌍 모녀의 아프리카 유랑기 ②

 

<용감무쌍 모녀의 아프리카 유랑기> 필자 김소정 씨와 어머니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전문가 칼럼 = 김소정] 아프리카에서 사막을 만난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 나미비아에서 만난 사막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사막이었고, 꼭 어린 왕자를 만나고 온 것 같은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하다. 그 빨간 사막과 정말 파란 하늘의 조화, 어떤 화가가 그런 색감과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외로움과 독대하듯이 그 강렬한 태양을 향해 오르는 사막 길에서 엄마랑 나는 손을 꽉 잡았다. 그냥 어떤 말도 필요 없이 엄마의 인생을 여자가 된 딸인 내가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었고, 딸의 남은 인생을 위해서 발자국을 남겨주는 멘토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나의 모습에 인생의 해답을 가진 사람처럼 가슴이 뜨겁게 타올랐다.

 

야외텐트에서의 취침은 엄마와 나를 젊은 시절, 우리의 추억 속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밤새 쏟아지는 별 속에서 엄마와 커피 한잔에 수다가 쏟아졌다.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일명 서울 유학을 온 나는 엄마와 사실 대화다운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다. 주말에 잠깐 내려가서 보는 부모님과 나. 나는 부모님에게 의젓한 모습만 보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고, 이래저래 어느새 나이 30을 훌쩍 넘은 딸과 65세의 엄마, 그들은 자연 앞에서 한명의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나미비아_선라이즈를 듄45에서 맞이하다! ⒞시사타임즈

 

 

여행이 진행되면 진행 될수록 아프리카에 적응된 우리들은 그들의 “하쿠나 마타타(문제없어)”에 익숙해졌고, 낙천적인 그들의 성격에 매료되기도 했다. 빠르고 정확하기만 한 우리네 삶과는 달리 느림의 시간은, 일 밖에 모르는 엄마에게 느림이 있다는 사실과 그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프리카 여행의 목적들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찾아 들었다.

 

케냐에서 만난 마사이마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프리카의 모습 그 원형이었다. 맹수들을 눈앞에서 볼 수 있고, 당장이라도 만져볼 수 있을 듯했고, 초원을 달리는 그 모습에서 타잔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취하기도 했다. 그들은 자연이 그들에게 돈을 벌어다 주는 주요한 수단이기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자연자체에 대한 경외심과 보존에 있어서도 남다른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국립공원에 흔한 모습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모습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자연의 한 부분을 만난 것 같아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 우리가 잊고 지낸 삶이 아닌가 싶었다.

 

케냐_마사이마라 밀림에서 만난 동물의 왕 사자와 모녀 코끼리  ⒞시사타임즈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엽서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해야 할까? 그림이 아니고선 볼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런 광경과 색감이 펼쳐진 곳이다. 이렇게 글로 일일이 쓰고 감탄사를 내미는 것이 차마 촌스럽고 민망하기 그지없는 광경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엄마와 함께 와서 얼마나 다행인지, 마음을 쓸어내린 곳이기도 했다. 이 광경을 엄마랑 함께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고, 더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여기에서는 시간이 멈춰버린다. 하루하루가 바다와 하늘색의 변화만으로도 다채로운 곳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나이를 잊고 사는 것 같았다. 우리가 보낸 칠일간의 일정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구름이 사라지 듯, 이곳에서 주인공은 없다. 항상 우리는 살면서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고 주인공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뭐든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그런 것들이 참 하찮고 작게 느껴진다. 그저 자신 스스로와 자연과의 대화가 있을 뿐이고 우리는 거기에서 좀 더 깊은 자기 성찰을 할 뿐이다. 누군가 최고의 신혼 여행지를 추천해달라면 단연코 이곳을 서슴없이 추천하고 싶다.

 

탄자니아_잔지바르의 캔드와해변의 풍경 ⒞시사타임즈

잠비아_빅토리아 호수를 헬리곱터에서 보다 ⒞시사타임즈

 

40일간의 아프리카 여행을 통해서 엄마와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새롭게 얻었다. 천천히 느리게 산다는 것, 우리는 때론 너무 바쁘게 살아서 그 삶의 시간의 빠르기조차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책 4장에 이런 말이 나온다. “속도의 한계를 넘어서면, 누군가가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인의 시간 손실을 강요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속도를 내다 못해 타인의 시간을 강요하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또는 나의 시간을 타인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내며 나의 속도를 줄이지 않고 페달을 밟아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엄마와 나의 여행이 아마 아프리카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것들을 얻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저 그런 가볍고, 즐거운 여행으로, 그렇게 끝나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프리카, 그 곳에서 거대한 자연과 만나고 그들의 순수한 웃음 속에서 또는 그들의 뻔뻔한 느림 속에서 우리 본연의 것들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여행이 우리에게는 더더욱 그저 엄마와 딸로 일방적인 보호를 원했던 관계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으로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의 관계가 이루어졌고, 여행에서 동반자였던 것처럼, 돌아온 인생에서도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서로에게 해줄 수 있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눈으로 본 아프리카는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이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아프리카의 모습이지만, 작고 힘없지만, 도전하는 한 인간의 눈으로 본 아프리카는 무한한 가능성과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나라였다. 도전의 유전자를 가진 자들이라면, 도전의 땅을 직접 보고 느끼고 겪어보기를 바란다.

 

레소토_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레소토의 아이들 ⒞시사타임즈

 

 

 

저자 프로필

김소정(닉네임:완전쏘중)

 

경희대학교 문화예술 경영대학원 졸업

 

어린이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기획

‘와플’ 어린이 예술문화체험 브랜드 기획

파주 출판단지 문화재단 축제기획

세계 21개국 배낭여행(1999~2012)

 

저 서:

카페북 http://cafe.naver.com/gotoafrica/book1817858/29771

블로그 http://blog.naver.com/almo1004/

 

E-mail : almo1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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