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문가 칼럼 ] 백년대계가 아닌 백년흉계로 변해 가는 교육개혁 절박하다
[시사타임즈 전문가 칼럼 = 이경태 행정학 박사·(주)폴리시앤리서치 연구소장] 올 연말 시대를 바꿀 역사적 대선이 눈앞에 다가와 있음에도 대선후보들 가운데 누구도 속시원히 과감하게 혁명적 차원의 교육개혁을 약속하는 사람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의 교육문제는 한 두 가지 고치고 입시제도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므로 탁월한 영도력을 가진 국가지도자가 혁명적 각오로 국가와 사회운영의 근본틀을 ‘복지국가’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작업과 동시에 교육혁명이 병행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대선후보들에게 우리사회의 근본틀에 대해 고민하고 근원적 대책을 내놓기를 희망하면서 우리 교육개혁에 대한 생각을 밝혀본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그만큼 인재양성은 장기간을 요하는 국가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국가사업임을 뜻한다. 한가정의 장래를 보려면 그 집 아이를 보아야 하고, 한 나라의 미래를 보려면 청소년을 보아야 한다. 청소년들을 양육하는 우리 교육의 현모습은 어떠한가 ? '사교육 망국병'이라면서 걱정한지가 30여년도 더 넘었다.
학부모, 학생, 교사 할 것 없이 우리 교육시스템과 현실에 교육관련자들이 아무도 만족하지 않고 한숨만 내쉰다. 모두가 불만족하고 모두가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이다고 우려하면서도 왜 교육이 근본개혁되지 못하고 잘못된 길을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돌진하기만 하는가?
교육현실을 보면 그 나라의 장래를 예견할 수 있다. 우리교육의 병든 현실은 우리나라의 장래를 우울하게 한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도하여 공교육무용론, 사교육망국론을 초래한 모순이 극에 달한 사회를 우리역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고려의 사학이 그것이다. 고려초기 관학이 정비되지 못하고 교육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최충을 비롯한 여유있는 학자들이 9제학당을 비롯한 사학을 건립하여 국가를 대신히여 인제를 양성하기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사학의 긍정적 효과가 커서 사학출신이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등 인재산출의 요람이 되어 9제학당 출신들을 ‘문헌공도’라고 칭송하는 등 부족한 관학을 보완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기득권 학자들이 앞다투어 사학을 설립하였고, 사학설립자들이 과거시험의 시험관을 맡는 등 영향력이 집중됨으로써 관학이 불필요해 지고, 출세하려면 사학을 나와야 하는 등 사학의 힘은 갈수록 비대해 졌다. 동시에 사학출신들이 관직을 독점하고 문벌귀족 집단으로 파당화하면서 사적이익만 추구하는 부패한 권력집단이 되어갔다. 그들은 농민들의 땅을 수탈하여 자신들의 잇속만 챙겼고, 특권층으로 성장해 가는 동안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사회적 모순은 심화되어 갔다.
이러한 모순의 폭발이 민란, 반란 등으로 나타났고, 무신정변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한 번 특권층으로 성장한 이들 집단들은 무신집권기에도 결코 약화되지 않았고 고려후기에는 권문세족으로 더욱 강화되어 결국에는 사회공동체를 붕괴시켜 고려가 망하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도 고려시대의 사교육 병폐를 우려해야 할 수준이 되었다. 우리사회가 교육에 매년 쏟아붓고 있는 돈을 실질적으로 살펴보면 공교육비가 중앙과 지방 정부 합하여 대략 50조원, 사교육비도 통계적으로는 25조원 정도라고 발표하지만 이는 설문조사를 통하여 추정한 것이며, 응답자들이 고액과외나 고비용 투입을 정직하게 답변하지 않고 절반이하로 줄여서 응답하는 실태를 감안하면 실제 사교육비는 적어도 50조원은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사회가 매년 교육에 쏟아붓는 돈은 약 1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가 된다.
이런 거대한 자금을 투입한 결과는 무엇인가? 교육당사자들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 누구도 우리교육이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소년 자살률 세계1위라는 지표가 설명하듯이 교육당사자인 학생들은 과열된 사교육의 압박에 주눅이 들어 청소년다운 삶을 강제로 포기당하고, 꿈과 자유를 잃고 질식된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과잉경쟁의 틀 속에 몰아 넣어 키운 학생들이 나중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가? 국가예산의 1/4, 한국 GDP의 10% 정도를 투입한 결과가 무엇인가? 하나도 제대로 된 긍정적인 산출이 없다면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투자가 아닌가?
한국사회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은 유아때부터 어린이 다운 삶을 살지 못한다. 강요된 공부, 고정된 틀과 격식화된 사교욱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내몰리면서 창의성과 순수성, 꿈과 상상력, 자유로움, 어린이다움은 질식당하고 경쟁만 아는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독선적 배타적 인격으로 성장하거나, 가난한 부모 탓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면 무리에서 탈락하고 소외되어 좌절과 절망으로 한을 쌓아가면서 충동적 파괴적인 반사회적 인간으로 자라나는 경우가 많다.
교육이 우리나라의 장래를 밝게 하고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기본기제로 작동하고, 사회갈등과 불안, 사회해체의 원인이 된다면 교육이 왜 필요하며 왜 있어야 하는가?
우리는 이제 한국교육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을 고민하여야 한다. 그리고 국가의 장래를 걸고 잘못된 교육현실을 혁파하여 올바른 공교육 시스템을 회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몇가지 사항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교육을 원칙적으로 폐기하고 공교육으로 수요를 흡수하여야 한다. 매년 100조 정도의 투입이라면 공교육을 정상화하여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고도 남는다. 100조원이며 그 재정으로 사교육 종사자들을 대부분 공교육의 틀로 수용할 수 있다. 다만 부자들끼리 부를 자랑하는 50조 정도의 자기들끼리 사용하는 사교육비를 국가재정으로 전환하여 공교육에 투자하도록 부자들을 달래는 것이 문제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하여 북유럽복지국가처럼 교육은 대학교까지 전적으로 국가가 부담하여야 한다. 말 그대로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배울 수 없다는 말은 사라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기득권자들을 설득하여 복지국가를 건설하는 것은 국가지도자가 하여야 할 이 시대의 사명이다.
둘째, 사교욱은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공교육 시설이 충분하지 못한 지역이나 특수과목 등에서 보충할 수 있는 차원에 머물러야 한다. 선행학습은 철저히 금지시켜야 한다. 학교에서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해 나가도록 하면 되는 것이지, 선행학습이라는 명목으로 과당경쟁을 유발하여 학원만 살찌우고 사교육망국병을 심화시키고 청소년들을 질식시키는 이런 터무니 없는 짓을 왜 방치하여야 하는가?
셋째, 학력사회, 학벌사회를 혁파하여 학력이나 출신학교에 의해 인간의 삶의 수준이 결정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회구조를 끝장내야 한다. 의무교육만 충실히 받으면 이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하등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다양한 직종과 다양한 직업별 임금격차가 심하지 않고 공정하여야 하며, 복지국가 건설이 선행되어야 한다.
네째, 입시시험에서 교과서 범위를 벗어나는 고난이도의 출제를 철저히 금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교과서 제정시 수준을 학생들의 성장단계에 맞게 내용을 정하여야지 불필요하게 학생년령 수준을 초월하는 내용을 수록하는 것을 통제하여야 한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어린이들이 소화하기에는 교과내용이 너무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이다. 교과내용이 선행학습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들고 교과범위를 초월하는 문제를 내기 때문에 고액과외, 쪽집게 과외 등 학원들이 번성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교육이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가난한 자의 기회와 자유를 빼앗아가고 있는, 오히려 교육의 본질과 반대되는 기능을 하고 있는 한국의 교육을 이대로 두어서는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미래가 없다는 분명한 진실을 냉철히 인식하고 전국민적 합의를 얻어내어 시급히 혁명적으로 개혁하여야 한다. 그것이 이번 대선에서 용기와 비젼을 갖춘 제대로 된 지도자를 선출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우리 시민들은 알아야 한다.
저자 프로필
이경태 행정학 박사
제 19대 총선 무소속 출마 (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상임이사 복지국가 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 생명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 스마트방송국 “이경태의 통일복지국가 만들기” 코너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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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행정학 박사(visionkt@naver.com)
※ 이 글은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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