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칼럼 ] 아프리카에서 진정한 건축의 의미를 배우다

[ 전문가 칼럼 ] 아프리카에서 진정한 건축의 의미를 배우다

 

이원지 1g AFRICA 대표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 이원지 1g AFRICA 대표] 아무리 화려하고 웅장한 건축물 일지라도 이면의 가장 큰 목적은 ‘인간의 욕구 만족’이다. 하지만 이렇게 인간의 만족을 위한 건축 행위들의 결과물들이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지는 않는 다는 점에 의문이 들었었다. 한국사회의 빽빽한 아파트 문화, 내 눈에는 그저 우월함만을 과시 하려는 것으로만 보이는 초고층 빌딩들, 반듯반듯한 아스팔트 도로.

 

철없는 나이의 나는 문득 ‘끝없이 펼쳐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연을 닮은 건축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배낭을 메고 아프리카로 무작정 떠나게 되었다.

 

사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나미비아와 같은 소위 ‘잘사는’ 아프리카 국가의 수도에 가보면 이미 놀라울 정도로 건물이 잘 정비되어 있다. 유럽의 어딘가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만큼 아프리카적인 분위기는 거의 느낄 수 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부분의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와 지역은 그렇지 않다.

 

 

 

(왼쪽)잠비아 시골마을의 흙 건축물 (오른쪽) 우간다 시골 주택의 내부 ⒞시사타임즈

 

 

 

 

사진과 같이 흙이나 벽돌로 대충 쌓아 올린 집이 대부분이다. 아프리카는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처럼 연중 기온의 기복이 심하지 않을 뿐더러 1년 내내 비교적 따뜻한 기온으로 고도의 건축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건축술은 비교적 덜 발달 하게, 아니 그럴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된다.

 

 

 

 

우간다에서 사용하는 벽돌 ⒞시사타임즈

 

 

 

 

실제로 우간다에서는 물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생활 하며 우연히 벽돌집을 지어볼 기회가 있었다. 벽돌도 보통의 반듯반듯한 일정한 크기의 벽돌이 아닌 아프리카에서 가장 흔하며, 쉽게 구할 수 있는 흙으로 만든 식빵만한 크기의 다듬어지지 않은 벽돌이었다.

 

벽돌을 나를 때도 한 줄로 서서 일일이 하나씩 전달해가며 옮겨야 했다. 비가 오면 그대로 뚝뚝 떨어질 정도로 허술한 지붕, 그저 공간 분리 역할만을 하는 벽, 있으나 마나한 대문.

 

 

 

 

우간다의 거리 상점 ⒞시사타임즈

 

 

 

 

이렇게 우간다의 시골마을에서 실제로 그들과 호흡하며 생활하는 과정은 나에게 진정 아프리카를 위한 기술은 어떤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지은 아프리카 시골 마을의 집들은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한옥과 닮아 보였다. 자연의 재료로 최소한의 가공만으로 이루어고, 폐기된 후에도 많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아프리카의 건축이 진정한 친환경 건축물이 아닌가 생각 된다. 각종 현대적인 기술로 화려한 모습을 뽐내는 건축이 진정 옳은 것일까라는 나의 의문이 확실해 지는 순간 이었다.

 

우리에게는 보편적인 기술이지만 그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많은 단체에서 지원하고 있는 아프리카를 위한 적정기술들도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제품이나 기술을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이해하지 못 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기술 지원과 부족한 사후 관리는 마을의 흉측한 폐기물이 되는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런 점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프리카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그들이 스스로 직접 해결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저자프로필   이원지 1g AFRICA 대표 E-mail : wjwjhaha@naver.com Facebook : www.facebook.com/2wonji blog : http://wjwjhaha.blog.me     이력 2011. 아프리카8개국종단 2012. (주)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실무 실습 2013. 동아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2013. (주)상지이앤에이건축사사무소 2013. 1g AFRIC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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