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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 아프리카 여행과 커피

[ 전문가 칼럼 ] 아프리카 여행과 커피



구대회 커피꼬모 대표 ⒞시사타임즈


[시사타임즈 전문가 칼럼 = 구대회 커피꼬모 대표]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삶과 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검은 액체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검은 황금으로 불리는 오일이고, 나머지는 악마같이 검으나 천사같이 순수하다는 커피이다. 특히 커피는 인간이 마시는 음료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고, 많은 양이 거래되는 상품으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가장 오래된 땅, 아프리카로부터 왔다.

 

내가 아프리카를 여행하게 된 목적 또한 커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사자, 하마, 코끼리, 기린 등 야생 동물을 보는 것 역시 큰 이유였다. 이 둘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아프리카는 그래서 내게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모로코, 페스(Fez)에서의 일이다. 이 나라는 아프리카 대륙에 속하기는 하였으나, 북으로 스페인과 마주하고 있고, 한 때 프랑스 식민지였기 때문에 유럽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특히, 커피가 그렇다. 프랑스 남긴 오래된 핸드 레버식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 나라 커피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까페(불어로 커피)를 주문하면 쓰디 쓴 에스프레소와 한 잔과 설탕 한 덩어리를 내 온다. 설탕을 넣지 않고 그냥 마시는 것이 멋이라 하지만, 강하게 배전된 원두는 쓴 맛이 너무 강하여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설탕을 넣고 스푼으로 휘휘 저은 후 한 모금 홀짝 들이킨다. 잠이 덜 깬 몽롱한 정신은 순간 각성이 되어 짜릿하다 못해 눈이 번쩍 뜨일 정도다. 다시 한 모금, 이제서야 내 혀가 모로코 커피 맛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 맛 때문에 이 아침 사람들이 까페로 모여드는구나 생각하였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 커피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케냐에서 생산되는 것들인데, 커피의 원조 격인 에티오피아 것에 비해 씨앗이 굵고 모양이 빼어나다. 케냐 커피는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속담이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는 예다. 풍부한 바디감과 개운한 신맛 그리고 후미에서 느껴지는 단맛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모로코_페스(위)와 케냐 호텔(아래) ⒞시사타임즈

세렁게티, 아프리카 아이들, 사파리 ⒞시사타임즈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교외에 위치한 호텔에 묵었을 때의 일이다. 케냐 국립공원과 철조망 담을 사이에 두고 호텔이 위치해 있어 야외레스토랑에서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육안으로도 동물을 볼 수 있지만, 비노큘러로 보면 저 멀리서 나무를 뜯어 먹는 기린이나 풀을 뜯는 버팔로도 관찰할 수 있다. 이른 아침 식사 후 거품이 풍성하고 고운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아프리카 야생 동물을 관찰하는 즐거움은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호텔이나 유명한 까페에서 마시는 커피 맛도 좋았지만, 세렁게티에서 야영을 하며 모닥불로 끓여 마셨던 커피 맛 또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비록 인스턴트 커피로 그 품질은 호텔이나 까페의 것과 비할 비가 아니었으나, 끝이 보이지 않는 아프리카 대평원에서 자연을 품은 채 마신 커피 맛은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생각날 때가 있다.

 

지금도 때때로 아프리카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굳이 커피가 아니더라도 미지의 땅, 기회의 땅, 슬픔과 서러움이 깃든 검은 대륙에 다시 발을 디디고 싶다. 내게 어떤 검은 속살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를 하면서 나는 오늘도 아프리카를 생각한다.

 

글 : 구대회 커피꼬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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