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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전문가 칼럼 ② ] 보컬은 타고나야 하나?

[ 전문가 칼럼 ② ] 보컬은 타고나야 하나?



[시사타임즈 = 심원민 보컬 트레이닝 길라잡이 연구소 소장] 레슨 중에 가끔 근본적인 문제를 물어보는 학생들이 있다.

 

“목소리를 바꿀 수도 있나요?”

 

“노래 잘하는 것은 타고나는 것인가요. 아님 노력으로 가능한가요?”

 

첫 번째 질문에는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 해 줄 수 있다. 사람의 목소리는 손의 지문과 같이 타고나는 것이라 불가능하다고. 단 오랜 세월동안 꾸준한 연습을 한다면 약간의 변형은 가능하다.

 

그런데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서 찾아온 학생이기 때문에 내가 아는 답을 시원하게 말해버려야 하나, 아니면 거짓말을 해야 하나 하는 순간적인 고민이 들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은 1∼2초 정도 망설임 끝에 솔직히 말해준다.

 

“레슨을 통해서 누구든지 일정 수준까지는 노래를 잘하게 된다. 하지만 누구나 레슨을 받는다고 해서 임재범이나 이승철처럼 잘할 수는 없다. 타고나야 한다.”

 

“누구나 레슨을 받는다고 해서 임재범이나 이승철이 될 수는 없다.”

 

마치 수영을 배운다고 누구나 박태환처럼 될 수 없고 축구를 한다고 누구나 메시나 루니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것은 진실이다. 그래서 보컬을 배우는 학생들이 환상을 버렸으면 좋겠다.

 

전국적인 오디션 열풍으로 인해서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노래에 대한 열망으로 보컬 학원을 찾는다. 그러나 그중에 단 1% 미만 정도만이 유명한 가수가 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비록 보컬 선생으로 돈벌이를 하는 입장이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듯이 진실을 외면하고 왜곡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전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더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임재범과 이승철이 보컬학원에 다니고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는가? 스티비 원더와 마이클 잭슨이 보컬 트레이닝을 체계적으로 받아가면서 그들의 실력을 완성 시켰는가? 절대 아니다. 물론 반문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스티비와 마이클 잭슨도 스승이 있었으며 그 스승이었던 세스릭스에게서 배우지 않았느냐고 말이다. 세스릭스에게서 배운 것은 맞다. 단지 그들은 실력이 이미 완성된 상태에서 목을 상하지 않고 좀더 편하게 소리내는 발성의 기술을 배운 것 뿐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처럼 타고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처럼 타고나지 않았을 바에 그냥 때려치워 버리지……. 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그것도 하나의 선택사항이다. 즉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게 빨리 판단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누구든지 좋은 선생을 만나면 레슨을 통해서 실력이 향상된다. 그 정도가 어디까지라고 선생의 경험에 근거한 기준치에 따라서 말해 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별 볼일 없는 재능이라도 최고가 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그것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실력을 타고나지 않은 보컬이 성공하는 예도 있다. 영국의 라디오헤드라는 그룹의 보컬인 톰요크에 대한 반응은 항상 극과 극이다. 보통 가창력이 누가 봐도 뛰어난 가수라면 극과 극의 평가가 나오지 않는데 톰 요크의 경우에는 “저게 무슨 노래냐?” 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에 “필(feel)이 엄청나다!”라고 극찬을 하는 사람도 있다.

 

톰 요크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왼쪽 눈에 장애가 있어서 수술도 여러 번 해야 했지만 결국 고치지 못했으며 장애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릴 때부터 음악에 심취한 그는 혼자 노래 연습과 작곡을 하며 외로움과 마음의 상처를 달랬을 것이다. 아마도 추측컨대, 그의 외로움과 마음의 상처가 컷던 만큼 음악성이 깊어졌을 것이며 비록 타고난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음악적인 열정과 꾸준한 연습을 통해서 가창력의 한계를 벗어나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본다.

 

“과정이 결과보다 소중하다.”

 

그래서 함부로 너는 여기까지야 라는 위험한 예측을 할 수 없다.

 

빠른 판단으로 빨리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행동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하지 않는 학생은 미련한 것일까?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말해본다면, 그동안 수많은 학생을 만나면서 노래를 잘하는 학생보다는 포기를 모르는 근성의 학생들에게 마음이 더 쓰이고 더 잘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노력한 만큼 보답 받는 것을 많이 목격해왔다. 결과를 신속히 예측하여 행동하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결과까지 다다르는 과정을 착실히 준비하는 태도 또한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이 앞의 제목을 보고 보컬이 타고나는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답을 바랐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 아니다 라고 필자가 말할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단편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도 아니라고 여겨진다. 다만 그간의 경험을 바탕삼아 고민하고 정리한 필자의 생각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음악성과 가창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면이 크다.

 

2.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후천적인 노력이 있다면 그 노력만큼의 실력향상은 물론이거니와 그 이상의 값진 보답을 삶 속에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는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 하듯이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켜 보라!

 

4. 무조건 일등이 되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노래를 인생의 한 공간에 초대해서 노래를 즐긴다는 자세로 인생의 맛을 알아가라. 현실적으로 누구나 일등이 될 수도 없으며 일류가 되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큰 세상이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노래를 하는데 반드시 최고가 될 필요가 있을까? 여유 있는 마음으로 노래를 즐기고 연마하였으면 좋겠다.

 

성공만큼이나 인생을 즐기는 마음의 여유도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음악을 통해서 즐거움을 찾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즐긴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하라.”

 

 

심원민 보컬 트레이닝 길라잡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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