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R. 랜스데일 저/박미영 역 | 황금가지 | 420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밑바닥』의 화자인 해리는 여동생 톰과 함께 숲을 누비며 천진난만하게 살아가는 시골 소년이다. 지역 경관이면서도 이발과 농사를 부업으로 하는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고 어머니는 헌신적이고 아름답다. 이웃과 마을 사람들은 더 없이 따뜻하고 친근하다. 그러나 저지대에서 벌어진 흑인 여성 살인사건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점차 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막연히 사람좋을 것만 같던 이웃들은 저녁이면 하얀 두건을 쓰고 KKK단이 되어 밉보인 흑인들을 단죄하려 하고, 냉철하고 사리분별히 확실하다고 여겼던 아버지는 한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밤마다 울거나 이성을 참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어머니의 은밀한 젊은 시절과 그에 얽힌 추문,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의 얽히고 얽힌 출생의 비밀까지. 해리는 점차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이 모르고 있던 세상의 참모습에 다가간다.
저자인 조 R. 랜스데일은 살인사건을 추적하면서 미국 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뿌리깊은 인종차별에 집중한다. 흑인 여성들이 아무리 죽임당하더라도 백인만 아니면 된다는 백인사회의 편견, 빤히 드러난 살인사건임에도 희생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연관되고 싶어하지 않는 이들, 백인 앞에서 나체로 섰다는 이유만으로 붙잡혀 죽임당하고, 백인 여성의 살해 용의를 받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재판조차 없이 응징당하는 당시 미국 남부 사회에 팽배한 인종차별은 시대상을 드러내는 요소이자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밝혀내기까지의 과정으로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밑바닥』은 13세 소년이 연쇄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점차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소설이면서도 대공황 시기의 미국 남부의 황량하고 빈곤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 안에 내재된 뿌리깊은 인종차별주의와 참혹한 연쇄살인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이다. 촘촘한 심리묘사와 탄탄한 추리적 구성,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작가 조 R. 랜스데일 소개
『석양과 톱밥』, 『사라진 메아리』, 『레더 메이든』 등 수십여 권의 책을 썼다. 그중 『밑바닥』과 『무초 모조』는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8회에 이르는 브람 스토커 상 수상, 에드거 상, 그린제인 카버 문학상, 브리티시 판타지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스티븐 F. 오스틴 주립대학 상주 작가로 있다. 또한 어려서부터 킥복싱, 태권도, 가라데, 합기도, 유도 등 다양한 무술을 익혀왔으며, 랜스데일 호신법 도장에서 센 추안이라는 직접 창시한 무술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그는 현재 텍사스 나코도치스에서 아내와 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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