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밸컴 저 | 양병찬 역 | 에이도스 | 380쪽 | 20,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물고기는 ‘오해’의 동물이다. 물론 새도 ‘새대가리’라는 경멸적인 단어가 붙는 오해의 동물이기는 하지만, 물고기에 비하면 약과다. 왜일까? 저자는 이런 인간의 편견을 산산이 깬다. 상상을 초월하는 물고기들의 시각, 후각, 촉각, 미각 등 감각세계와 여느 영장류를 능가하는 물고기들의 지각력, 인간사회를 방불케 하는 물고기 사회의 역학, 그리고 인간중심주의에 일격을 가하는 처절한 물고기들의 삶을 아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물고기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똑똑한 동물이고 오래전에 진화를 멈춘 원시적 동물이 아니라 고도로 진화한 생물이다. 또 우리 인간과 너무도 닮은 우리의 ‘사촌’이라는 것이다.
물고기는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 물고기도 사회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봤을 궁금증에 대해 이 책은 최신 과학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답하고 있다. 시각, 후각, 청각, 미각, 지자기감각 등의 감각세계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실험들은 물고기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물고기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약 100년 정도의 기간 동안 수많은 과학자들이 발견한 깜짝 놀랄 만한 물고기의 행동을 통해 물고기가 학습과 기억에서부터 개체 인식, 놀이, 도구 사용, 협동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멍청한 동물의 대명사, 표정도 없고 고통도 못 느끼며 눈물도 흘리지 않는 공감력 제로의 동물, 오래전 진화를 멈춘 미개하고 원시적인 동물. 흔히 이런 표현들이 물고기에게 따라 붙는다. 물고기들은 과연 생각을 하는 것일까? 통증을 느끼는 것일까? 기억력은 정말 3초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지은이는 이런 의문들에 대해 수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하나하나 논박하고 명쾌하게 대답하면서 우리가 물고기에 대해 가진 편견을 산산이 깨트린다.
육상동물이 대기에 둘러싸여 있듯 물고기는 물에 둘러싸여 산다. 물의 밀도는 공기보다 800배나 높고 압축되지 않는 성질이 있다. 이런 환경 탓에 물고기들만의 고유한 진화 메커니즘이 가능했다. 물고기의 뇌가 작은 것도, 손이나 발 대신 납작한 지느러미를 갖게 된 것도, 유선형의 몸체를 갖게 된 것도 이들이 생활하는 환경이 물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고기의 뇌가 상대적으로 작다거나 손이 없다거나 하는 것으로 물고기를 판단하면 안 된다.
저자는 이런 뇌중심적 관점,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우리가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날 때 물고기는 전에 없이 새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물고기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온 시간을 1초라고 했을 때, 물고기는 4분이 넘게 지구에서 살아왔던 동물이다. 아울러 우리 인간에게 아직도 미지의 동물로 남아 있는 물고기가 살고 있는 전 세계 바다 중 현재까지 탐사된 부분은 겨우 5%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직도 미지의 생명체로 남아 있는 물고기에 대해 시선을 돌리고, 우리의 인식을 바꾸고, 물고기의 도덕적 권리에 대해 다시 주장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작가 조너선 밸컴 소개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정착하기 전까지 뉴질랜드와 캐나다에서 지냈다. 토론토의 요크 대학교와 오타와의 칼레튼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했으며, 테네시 대학교 동물행동학과에서 박쥐의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50여 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동물행동, 동물보호, 동물해부, 의료시뮬레이션, 완전 채식주의 등 다양한 주제로 책과 논문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즐거움, 진화가 준 최고의 선물』 『제2의 본성』 등이 있다. 물속에 사는 물고기의 내밀한 사생활을 과학적인 연구 결과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 책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 책은 물고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인간과 닮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물고기에 대한 인간의 편견을 완전히 깨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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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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