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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73)] 거리 소년의 신발

[책을 읽읍시다 (1173)] 거리 소년의 신발

이성주 저 | 김수현 역 | 씨드북 | 312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이성주의 파란만장 자전적 소설 『거리 소년의 신발』. 북한 공산당 간부의 아들 이성주. 그는 공산당에서 교육하는 대로 자라서 엘리트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인 평양 멋쟁이 소년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정치 숙청을 당해 경성으로 쫓겨나면서, 그의 세상은 통째로 뒤집힌다. 식량을 구하러 떠난 부모를 기다리며 일곱 명의 패거리와 시장통에서 꽃제비로 연명을 하는 열두 살 이성주는 산송장이나 다름없었다.

 

아무도 그를 돕지 않았고, 구호소 간부들은 흡혈귀처럼 아이들을 쥐어짰다. 오로지 동무들만이 삶의 유일한 버팀목이었지만 불의의 사고로 동무를 둘이나 잃게 되자, 성주는 절망하고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삶을 포기하려고 한다. 그러던 찰나에 희망의 손길이 기적처럼 그를 건져 올린다. 그가 희망을 저버린 순간에도 누군가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그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북한을 도망쳐 나온 성주에게 북한에 남아 있는 동무들과 아직도 만나지 못한 어머니는 끝없는 그리움이자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희망이다.

 

공산당 고위 간부였던 아버지가 정치 숙청을 당하면서 성주네 가족은 경성으로 추방된다.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떠난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자, 열두 살 성주는 굶어 죽지 않으려고 거리의 꽃제비가 된다. 같은 처지의 동무들과 패거리를 만들어 장터를 떠돌며 먹을 것과 물건을 훔치고, 거리 공연을 하고, 때때로 성매매 심부름을 하며 살아가게 된 것이다. 부모 잃은 산송장 취급을 당하면서도 언제나 모든 것을 함께하는 형제들이 있기에 성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데….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드는 새, 꽃제비. 세상은 아이들에게 고운 이름만 붙여 주고 무참히 내동댕이쳤다. 아이들은 음식을 훔치고, 거리 공연을 하고, 성매매를 거들었지만 따뜻한 세상에 닿지 못했다. 목숨만 겨우 붙들 뿐. 꽃제비 성주는 애초부터 제 어깨에 날개 따위는 없었음을 깨달았다. 이 지옥을 탈출해 부모를 만나고 말겠다는 소망으로 그저 악착같이 걷고 또 걸었다.

 

상인들이 꽃제비의 얼굴을 알아보게 되면 더는 도둑질과 구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성주와 동무들은 이곳저곳을 떠돌며 연명한다. 경성을 떠나 라남 장마당(시장)에 도착한 성주는 그곳의 꽃제비 일당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동무들과 함께 기차역으로 도망친다. 성주는 기차역에서 몸을 추스르다가 자신보다 더 어린 꽃제비에게 신발을 도둑맞고 만다. 이는 별 볼 일 없는 신발 한 짝 지키는 것조차 쉽지 않음을 절절히 실감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힘없고 약한 사람도 생존할 수 있도록 지켜 주는 것이 본디 사회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수많은 죽음을 뚫고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 유일무이한 폐쇄 정권인 북한의 실상을 어린 소년의 눈으로 낱낱이 들추어낸 이 책은 해외의 여러 언론에 주목받아 많은 상을 받았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온 지은이 이성주는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워릭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전 세계로 강연을 다니며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탈북민을 구제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책 또한 지은이의 간절한 노력이 담긴 소산이다. 이 책은 미국의 유명 출판사 에이브럼스에서 출간되자마자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미국 학부모 협회에서 선정하는 권장 도서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가 이성주 소개

 

2002년 북한을 탈출하여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하였고, 영국 외무성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워릭 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2014년에는 캐나다 하원 수석 부의장인 베리 데볼린의 인턴 보좌관을 하면서 캐나다 의회가 북한 인권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 강연을 다니며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고 북한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구출하기 위해 북한인권시민연합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을 잇는 통일의 다리가 되는 것이 꿈이며, 그것을 위해 오늘도 신발이 닳도록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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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