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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184)]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

[책을 읽읍시다 (1184)]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
 
김호운 저 | 도서출판도화 | 236쪽 | 12,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김호운 작가의 신작 소설집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에는 숲이 가르쳐준 자연과 인간에 대한 소중한 깨우침이 담겨있다. 숲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숲속의 모든 것은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죽음을 맞고 다시 숲의 거름이 된다. 소설은 그런 숲과 사람들은 돌고 돌아 결국 하나라는 것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에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것을 믿고 있는 그들이 자연에서 얻은 깨우침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산, 물, 가락은 자연의 얼굴을 빚어내고, 자연의 얼굴은 다시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마음 얼굴을 만들어낸다는 저자의 생각이 격조 높은 문장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소설이다.


40년 전 산, 물, 가락을 언급한 시집을 만나 인생의 숨통을 트인 저자는 그러한 자연이 생명으로 이어지는 소설을 한번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창작 모티브를 ‘환생’으로 이어가는 작품을 쓰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몇십 년 동안 힘에 벅차도록 너무 깊이 숨어 있어 끌어낼 수 없었던 자연과 생명에 대한 모티브를 저자는 몇 해 전 유럽 여행 중에 마침내 만났다. 그것은 스웨덴의 목마 ‘달라헤스트’를 통해서였다. 먹고살기 위해 살아 있는 나무를 베어내야 했던 사람들, 그 벌목공들이 자신이 베어낸 나무토막으로 숲속 달빛 아래에서 목마를 만들었다. 그것은 죽은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영원히 살게 한 것이다. 달라헤스트는 바로 그들이 베어낸 나무의 환생이었다. 400년 전, 하루 종일 나무를 벤 벌목공들이 저녁이면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자신들이 베어낸 나무의 환생을 염원하며 만든 아이들이 장난감이 바로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신성한 선물이었던 것이다.


이번 소설집의 표제작인 중편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는 그렇게 하여 세상에 나왔다. 달빛 아래에서 목마를 만들었던 사람들의 가슴에서 저자는 40년 전에 ‘산, 물, 가락’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았다. 그 아름다운 무지개가 여인의 삶 속에서 달마와 달라헤스트 그리고 자연과 생명으로 이어지는 결이 고우면서 환상적인 이야기로 환생한다. 사람은 물론이고 자연 속에서 성장하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그 어떤 생명도 아름답고 고귀하다. 하지만 모든 생명은 언젠가는 그 임무를 마치게 된다. 그 마치는 과정이 슬프다. 살아있을 때의 아름다움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혐오스러울 정도로 슬프게 스러져 간다. 중편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는 그 슬픔을 피하는 환생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단편 「커피 열매, 그리고 커피」와 「봉숭아꽃물」은 표면적으로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을 내세우지만 작품의 근원은 역시 자연과 생명에 관한 것이다. 「커피 열매, 그리고 커피」는 커피와 그 주변을 둘러싼 문화세포 분열과, 동네에 소나무를 심은 할아버지의 형상이 대비되는 생명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봉숭아꽃물」은 봉숭아 꽃물을 들이는 남자의 형상을 통해 결국 살아 숨 쉬는 생명의 순수성을 따뜻한 인간의 마음으로 나타낸다. 초승달처럼 손톱 끝에 걸려 있는 작고 희미한 봉숭아꽃물을 통해 느끼는 것은 온 자연의 섭리이다.


사람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 자연은 사람이 사는 집이요 생활 터전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이 모든 자연의 생물들은 사람이 숨 쉬며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자연이 사람을 품고 있는 것이다. 그런즉 모든 생명은 아름답다. 소설 「스웨덴 숲속에서 온 달라헤스트」에는 그런 아름다운 생명의 이야기이다.



작가 김호운 소개


경북 의성 출생

1978년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유리벽 저편?이 신인상에 당선하여 등단함.

월간 『백조』 기자를 시작으로 출판사와 잡지사 기자를 거쳐 계몽사 단행본사업본부장 역임. 도서출판 책읽는사람들 대표, 월간 『책읽는사람들』 발행인 역임.

한국문학진흥 및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공동준비위원회 위원.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소설가협회 상임이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위원.

한국소설문학상 수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소설집

『겨울 선부리』 『무지개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청소부』


장편소설

『빗속의 연가』 『불배』『풀잎사랑』『바람꽃』

『황토荒土』(전2권) 『님의침묵』(전3권) 『크레타의 물고기』 『아내』(전2권) 『소설 표해록漂海錄』(근간)

에세이집 『연꽃, 미소』


콩트집

『궁합이 맞습니다』(전2권), 『바람잡힌 남편』, 『재미없는 세상 재미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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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