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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202)] 굿 미 배드 미

[책을 읽읍시다 (1202)] 굿 미 배드 미

알리 랜드 저 / 공민희 역 | 나무의철학 | 416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출간 전 18개국에 판권이 선매되고 현재까지 23개국에 계약된 알리 랜드의 데뷔작으로 발표하자마자 ‘가디언’ ‘데일리 익스프레스’ ‘선데이 익스프레스’ ‘데일리 메일’ ’선’ 등 유수 언론사 추천을 받았으며 ‘사이콜로지 매거진’ 이달의 책에 선정됐다. 보호 시설에서 지내는 여성의 아이들을 데려다 차례로 학대하고 목숨을 앗은 살인마 어머니에게서 도망친 뒤 완전히 새롭게 살기를 바라는 소녀가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때로는 담담하고 때로는 불안하게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열다섯 살 소녀 애니는 아이 아홉 명을 살해한 엄마를 경찰에 신고한다.

 

애니의 엄마는 ‘위로 여덟 계단, 그리고 또 네 계단’ 올라가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면 나타나는 방을 ‘놀이방’이라고 부르며 그 안에 아이들을 가둬두었다가 죽였다. 그녀는 애니가 벽에 난 구멍으로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켜보게 하며 애니를 그 ‘놀이’에 참여시키고 아이를 죽이고 나면 애니에게 뒤처리를 맡겼다.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철저히 순응하도록 훈육된 애니는 살해당한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을 느끼는 한편 상습적인 학대의 또 다른 대상으로서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엄마의 악행을 세상에 알린다.

 

경찰이 엄마를 체포한 뒤 애니는 증인 보호 시스템에 의해 심리학자 마이크의 가정에 임시 입양되고 밀리라는 새 이름을 얻는다.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가정 그리고 새로운 학교까지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서 애니는 엄마의 재판에 증인으로 설 날을 준비하며 자신은 엄마와 다르다는 믿음과 자기 안에도 엄마처럼 살인자의 유전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안하게 오간다. 세상에 태어나 마땅히 받아야 할 부모의 사랑과 관심 없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한 사건을 겪으며 자라난 애니는 선악의 경계선에서 방황하며 극단적인 성장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자기만의 행보를 시작한다.

 

소설은 애니의 불안정하고 혼란한 상황과 심리를 핍진하게 드러내며 엄마의 재판이라는 한 방향을 향해 뻗어나간다. 애니는 경찰에 엄마를 신고하면서 엄마의 인형이라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엄마의 심판자로 새로 태어난다. 엄마의 재판에 증인으로 서기까지 남은 날짜를 세면서 엄마를 처단하는 데 결정적인 증언을 준비하지만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사건을 되짚으며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무력함, 엄마를 향한 원망과 그리움으로 혼란스러워하고 10대 소녀, 나아가서는 한 인간으로서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고통받기도 한다. 그리고 재판 당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잔혹하고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본능에 치우친 폭력성과 사이코패스의 냉혈함을 모두 지닌 엄마와 그것을 물려받았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자신은 엄마와 다르기만을 바라는 소녀 애니를 포함한 모든 인물이 살아 움직이고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이고 결말까지 치닫게 하는 탁월한 심리 묘사의 힘은 ‘충격적일 정도로 훌륭한 심리 스릴러’라는 ‘사이콜로지 매거진’의 평처럼 10대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정서와 서사를 어느 심리 스릴러보다 현실에 가깝게 구현하며 스릴러 마니아는 물론 서사 장르를 선호하는 독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췄다.

 

 

작가 알리 랜드

 

대학에서 정신 의학을 전공하고 영국과 호주에서 10여 년 동안 청소년과 성인 정신 건강 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는 런던에서 전업 작가로 지내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특이한 배경에서 성장한 청소년의 생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살해하는 10대’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린 시절 읽은 『파리 대왕』이나 『말벌 공장』 같은 문학 작품과 20년 전 영국을 큰 충격에 빠뜨린 아동 살해범 로즈마리 웨스트와 그녀 딸의 이야기에서 얻은 영감을 더해 이 작품을 집필했다. ‘충격적일 정도로 훌륭한 심리 스릴러’라는 ‘사이콜로지 매거진’의 평처럼 정신 의학이라는 전공을 잘 살려 10대의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정서와 서사를 어느 심리 스릴러보다 현실에 가깝게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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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