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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204)] 레오나:주사위는 던져졌다

[책을 읽읍시다 (1204)] 레오나:주사위는 던져졌다

제니 롱느뷔 저 | 박여명 역 | 한스미디어 | 488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걸 그룹 멤버, 범죄학자, 경찰 수사관 등 다양한 이력을 보유한 스웨덴 작가 제니 롱느뷔의 데뷔작 『레오나 :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여자, 엄마, 형사 사이에서 길을 잃은 한 아웃사이더 형사의 고군분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이다.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는 도입부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면서 시작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전개를 거듭하며 긴장감 있게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 놀라운 클라이맥스를 선사한다.

 

스톡홀름 중심가의 한 은행에 온몸이 피범벅된 벌거벗은 일곱 살짜리 여자아이가 나타나 돈을 요구하는 협박이 담긴 녹음기 음성만으로 엄청난 거액을 훔치는 데 성공한다. 은행에 있던 사람들이 아이가 다칠까 두려워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사이에, 돈을 챙긴 아이는 흔적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스웨덴 사회를 들썩이게 만든 이 충격적인 은행 강도 사건은 스톡홀름 경찰청의 베테랑 형사 레오나 린드베리에게 배정된다.

 

레오나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정신적인 학대와 차별을 받은 것 때문에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그녀는 가정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의 길을 선택했지만 탁월한 능력과는 별개로 돌출 행동을 자주 벌여 경찰 내부에서도 아웃사이더로 낙인찍힌 상태다. 그녀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아들과 철부지 딸을 둔 두 아이의 엄마라는 역할에 버거움을 느끼고 있으며 교외로 이사를 계획하는 남편과도 갈등을 겪고 있다. 하지만 레오나는 이번 은행 강도 사건 수사를 계기로 자신을 가두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 그녀 앞에 수상한 남자가 나타나 이상한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지면서 사건은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기존 스릴러의 틀과 공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캐릭터와 변칙적인 전개 방식을 동력으로 삼아 독자를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뜨리며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주인공의 생각과 행동보다 그 이기적인 심리의 동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자극적이고 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 레오나와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레오나는 경찰이면서, 여자이고 엄마입니다. 독자들은 그녀가 그런 모습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 예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독자의 예상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때 그녀의 내부와 외부에서 갈등이 발생할 것이고, 저는 그런 부분에서 이 소설의 재미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인 규범을 깨뜨리는 인물의 남다른 존재방식이나 사고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던 작가는 이 작품에서 그런 반사회적인 인물의 행동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한다. 즉 범죄 사건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고심한 끝에 문제를 일으킨 인물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가에 주목해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범죄 스릴러에 대한 작가의 특이한 접근 방식과 용감한 시도는 독자들을 이율배반적인 감정에 휩싸이도록 몰아넣는 매력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비루한 현실에서 탈출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주인공의 일탈을 그린 독특한 느낌의 심리 스릴러 ‘레오나 시리즈’는 다음 권으로 계속 이어진다.

 

 

작가 제니 롱느뷔 소개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 한 살 때 스웨덴에 입양됐다. 스웨덴 북부의 보덴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음악에 재능을 보여 20대에는 가수로 활동했으며, 마이클 잭슨 공연의 오프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음악 활동을 하는 동안 사람들의 선택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범죄학과 사회학, 법학, 심리학 등을 공부하고 범죄학자가 됐다. 스톡홀름 경찰청에서 7년 동안 범죄 수사관으로 활동하며 절도, 강도, 살인 등 다양한 범죄 사건을 조사했다.

 

자신의 수사 경험을 토대로 사회적 관습에 도전하는 행동을 하는 어두운 과거를 가진 수사관 '레오나'라는 인상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레오나가 등장하는 데뷔작 『레오나 :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출간 즉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니 롱느뷔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는 즐라탄이다』의 작가이자, 스티그 라르손에 이어 밀레니엄 시리즈 4부 『거미줄에 걸린 소녀 The Girl in the Spider’s Web』를 집필한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로부터 '북유럽 누아르의 새로운 여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레오나 시리즈는 전 세계 13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으며, 현재 『버드맨』과 『퓨리』의 프로듀서인 존 레셔가 판권을 구입해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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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