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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205)] 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

[책을 읽읍시다 (1205)] 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

나를 흔드는 세상, 자존을 지키며 사는 법

고명한 저 | 세이지(世利知) | 240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어느날 중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왔다』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저자가 중년에 경험한 상실과 변이의 과정을 털어놓고 극복해낸 삶의 과정과 자신의 생활 철학을 전하는 에세이다. 작가는 중년에 닥쳐온 심리적 변이와 왜곡들을 털어놓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자신의 치유 방법, 즉 소유에서 벗어나는 삶을 제안한다. 대형 평수의 아파트부터 그릇, 옷까지 미약한 나의 자아를 덧칠하기 위한 소유의 덫에서 벗어나 적은 평수의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선택하지 않을 지혜를 발휘하며 사계절 26벌의 옷만으로 ‘가난할 줄 아는’ 삶을 실천해가고 있다.

 

아이를 키우고 부모 세대를 모시며 사회에서 가정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맡고 가장 왕성하게 살아가는 세대가 중년 세대다. 그럼에도 ‘허리’의 자리는 늘 말없이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수행하는 것을 당연한 미덕으로 여긴다. 10~20대 청춘에게는 나이 지긋한 어른으로 취급받고, 노년에 접어든 어른들에겐 한창 쌩쌩한 젊은이로 인식되는 낀 세대이자 애매한 나이인 것이다.

 

넓은 아파트, 근사한 차, 아이의 성적, 남편의 직위 등 중년의 나이는 겉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 열등감과 콤플렉스가 심해질 수 있는 시기다. 누군가는 나이 마흔을 넘겼을 때 마치 높고 가파른 절벽 끝에 맨몸으로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기분이라고 묘사하고, 또 다른 이는 아이의 부모, 부모의 자식으로 아래위로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자신은 빈털터리가 된 느낌에 마음이 헛헛해진다고 표현한다. 그런 마음의 공허함으로 자신을 치장해줄 것들에 몰두하게 된다. 이런 왜곡의 과정은 경제력과 상관없이 나타나는데, 한없이 높은 곳을 향해 질주하다 추락해버리거나 더 많은 재산을 위해 살다가 고꾸라져버린 주변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 역시 짧은 방황을 통해 이런 변이를 목도했지만 ‘인정하는 용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열등감을 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 후에 비로소 자신을 발견하고 껴안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경험한 방황에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타인의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려는 왜곡과 변이를 경험했다고 토로한다. 그런 성찰의 과정을 통해 갖고 있는 것들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는 삶을 살고 있다. 단순한 삶은 비우는 것이 아닌, 소유로 말하는 것이라 저자는 강조한다. 최근 유행하는 미니멀리즘의 세트장 같은 텅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닌, ‘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질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남기며 살아가는 삶을 강조한다. ‘나’를 공부하고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나를 주제로 생활을 꾸리면 삶은 가벼워지고 한결 쉬워진다는 것이다. 나를 위한 시간을 내어 나만을 위해, 나만의 방법으로 채워보자. 시간과 공간이 나를 위해 열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순간부터 진정한 채움이 시작된다.

 

 

작가 고명한 소개

 

독특한 이름 때문에 남자로 오해받기도 하고 놀림도 받았지만, 아버지가 직접 지어주신 흔치 않은 이 이름을 사랑한다. 편견을 가지지 말라는 의미에서 중성적인 이름을 붙여주신 아버지의 마음처럼 세상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 회사원, 선생님,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가정을 책임지는 주부이자 아줌마까지, 꽤 다양한 이름표를 달고 살면서도 그 모든 것들이 ‘나’ 또는 ‘고명한’이라는 이름 석 자를 가진 고유한 인간으로 귀결되기 위해 단순하고 명료한 삶을 궁리하며 살고 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공부를 하고 싶어 대학원생으로, 그 이후로는 숙명여대와 고려대에서 시간강사로 지내며 10년 여간 학생들 삶에서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현재 아들과 남편과 함께 분당에 거주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본질찾기라는 필명으로 계절에 따라 단순함 속 의미를 찾는 생활의 단상들을 담은 『생활의 미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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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