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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는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형태의 책이다. 모든 글과 그림은 원고지 위에서 펼쳐지고 작가가 손으로 쓴 글씨와 직접 그린 그림이 개성을 더한다. 특색 넘치는 인물들, 묘한 매력의 글과 그림, 여기에 여러 가지 조명, 소품, 효과 등을 통한 각종 ‘디렉팅’이 합쳐지면서 이 책만의 매력이 완성된다. 흡사 그림 동화와 닮았지만 독자들은 무엇이라 정의할 수 없는 자극과 재미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등장인물들은 당장이라도 종이를 뚫고 나올 것만 같고,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는 전개와 결말을 향해 나아가면서 독자를 깊은 여운에 빠뜨린다.
‘옛날 옛적에’라는 익숙한 구절로 시작되는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한 피에로가 첫눈에 인어와 사랑에 빠진다. 처음 느껴 보는 특별한 감정에 피에로의 머릿속은 온통 인어로 가득하다.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고, 바라는 것 없이 무엇을 해 주고 싶다. 인어 역시 조금씩 피에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아무것도 바랄 것 없는 둘. 그런데 이 둘이 살고 있는 세상의 지배자인 여왕이 병에 걸리면서 행복에 금이 간다. 누군가 인어를 태운 재가 여왕의 병을 고칠 유일한 방법이라고 고한 것이다.
사실 피에로에게는 단 한 번, 단 한 가지의 소원을 들어주는 모자가 있다. 물론 여왕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마침내 오랜 고민 끝에 피에로가 여왕을 찾아가는데…. 이야기의 결말은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될 것인가? 하나만 말하자면 깜짝 놀랄 반전에 분명 책장을 다시금 앞으로 넘길 것이다.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피에로와 인어, 그리고 여왕이다. 피에로는 순수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사랑의 힘을 상징한다. 여왕을 비롯한 만인의 사랑을 받는 그는 인어를 만남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모든 것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사랑의 힘을 체득한다.
피에로로 하여금 사랑의 힘을 깨치게 하는 인어는 ‘자유’를 뜻한다. 인어는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도 신비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그려지는데, 이 작품 속 인어가 특별한 것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정확히 알면서도 다른 이에게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여왕은 ‘권력’ 그 자체다. 이미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만큼 가졌는데도 더 많이 갖고 싶어 한다. 사사로운 권력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의무와 책임에 의한 권력이다. 그것을 어떻게 피에로의 사랑과 인어의 자유에 대한 갈망보다 불순하다거나 옳지 못하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세 사람의 가치와 이상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이 때문에 갈등이 생겨난다. 인어는 자신의 자유를, 피에로는 자신의 사랑을, 여왕은 자신의 권력을 최우선에 두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스스로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이의 사랑이나 자유, 권력을 방해할 수도 있다. 얽히고설킨 갈등의 매듭을 푸는 것은 피에로지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또 내가 인어 혹은 여왕이었다면…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 볼 수도 있다.
작가 소낙비 소개
『인어를 사랑한 피에로』는 소낙비가 트위터에 연재하여 여러 트위터리언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삐에로와 인어의 이야기’를 원전으로 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특색 있는 캐릭터,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 전개, 여기에 독특한 디렉팅이 더해지면서 소낙비만의 세계를 창조했다. 또한 타이포그래피와 디렉팅을 혼합한 ‘타이포 디렉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트위터 아이디: SONAK_dBjW
사진 손지민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다. 캐논 미래작가상 수상을 계기로 전문 작가로 활동 중이다. 수페르가, 스와로브스키, 에스티 로더 등의 여러 패션, 호텔, 기업 사진을 비롯하여 빅뱅, 딘, 유인나, 유아인, 우에노 주리 등의 사진을 촬영했다. 호주 오길비 앤 매더 멜버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 등 국내외를 오가며 경력을 쌓았다. 스위스 아트 바젤, ?캐논 미래작가상 스토리전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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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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