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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뉴욕, 그중에서도 최고급 취향이 모여드는 미식업계의 이면을 다룬 신작 소설 『단지 뉴욕의 맛』은 ‘푸드릿(Food Lit)’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든 작가 제시카 톰(Jessica Tom)의 야심찬 데뷔작이다. 예일대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푸드 블로거로 활동하는 작가가 자신의 관심사인 음식과 여성을 ‘유령 푸드 칼럼니스트’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함께 풀어낸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비견되면서 크게 주목받으며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일본 등에 소개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소도시 융커스에서 나고 자라는 동안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 티아의 소박하고 평온한 세계는 뉴욕 최고의 ‘럭셔리’로 물들어간다. 그러나 새로운 생활에 취해가는 동안 가족, 친구,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티아는 자신의 선택이 결국 마이클의 명성을 높이는 것일 뿐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고압적인 태도로 ‘비밀이 탄로나면 미식업계에서 끝장낼 것’이라고 협박하는 마이클에게 티아는 마침내 반격을 준비하는데…….
화려한 도시, 유능하지만 순진한 젊은이, 노회한 권력자, 통쾌한 반격, 그리고 성장. 『단지 뉴욕의 맛』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분위기와,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미식 세계의 권력을 두고 서로 속고 속이며 펼치는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빨아들인다.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최신 미식ㆍ패션ㆍ스타일 트렌드는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으로 독자들을 ‘엣지 있는’ 뉴욕 한가운데로 안내한다.
그러나 『단지 뉴욕의 맛』의 진짜 매력은 세련된 화려함이 아니라 실력은 있어도 기회가 없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꿈, 사랑, 우정 등 ‘인생’을 가슴 찡한 문장으로 그려내는 뜨거운 진정성에 있다. 수만 달러짜리 옷과 수천 달러짜리 식사를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는 뉴요커들을 경멸하면서도 은밀하게 동경하는 티아의 이중성과, ‘악마의 유혹’이나 마찬가지인 어두운 제안에 넘어가는 그녀의 나약함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숨겨둔 욕망의 맨얼굴을 대변한다. “당신의 위치를 금방 알아보고, 그에 따라 관심 수준을 결정하는” 냉정한 도시에 위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간절히,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그녀의 복잡한 심경에는 그곳이 뉴욕이든 파리든 서울이든 도시에 힘겹게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돼 있다.
도시가 있고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그곳에 막 뛰어든 젊은이가 있다. 능력은 갖췄지만 기회가 부족해 좌절하고, 순수한 열정을 이용하는 ‘나쁜 어른들’에게 상처받고, 성공의 지름길처럼 보이는 검은 유혹에 넘어가기도 한다. 도시가 얼마나 비정한지, 세상이 얼마나 이상한지, 인생은 또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그의 미숙함과 잘못된 선택을 쉽게 욕하지 못할 것이다.
비록 한 번 넘어졌다 해도 다시 일어나 잃었던 꿈과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티아와, 그런 그녀를 변함없이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사회 곳곳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젊은이들에게 ‘이대로 좌절하지 않겠다’는 용기를 다시금 불러일으킬 것이다. 달콤하고 짭짤하고 스파이시한 그 맛, 『단지 뉴욕의 맛』에는 단지 뉴욕의 맛인 동시에 모든 인생의 맛이 군침 도는 최고의 일품요리들과 함께 준비돼 있다.
작가 카 톰 소개
작가이자 푸드 블로거. 브루클린에 거주하며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스타트업, 푸드 트럭, 요리 수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예일대에서 소설 창작을 전공했으며, [예일 데일리 뉴스 매거진]에 레스토랑 리뷰를 기고했다. 『단지 뉴욕의 맛』(Food Whore)은 그녀의 첫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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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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