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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529)]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

[책을 읽읍시다 (1529)]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

임판 저 | 지식공감 | 288|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스스로의 주인이 되기를 원하여 바다로 떠나는 허수아비는 우연히 강변에서 여러 차례에 걸친 역경과 좌절 끝에 스스로의 삶을 포기하려는 남자의 손에 붙잡히게 된다. 남자의 집에 끌려가게 된 허수아비는 자유를 되찾고 싶은 마음에 자기도 모르게 삶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고, 결국에는 집주인의 마음까지 흔들게 된다.

 

어린 허수아비의 유머 넘치는 생각과 질문들 그리고 남자의 애틋한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이 누구를 위한 삶인지, 우리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한다. 잠깐 동안의 외유를 마치고 다시 바다로 떠나는 허수아비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시간을,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에서 허수아비가 던지는 질문과 생각들은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흔히 품어왔던 삶과 존재의 의미를 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마치 우리가 어른이 되는 사고의 여정을 보여주는 것만 같고, 그래서 다시 한 번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면이 있다.

 

또한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우리의 인지와 감성의 보편적인 틀 안에서 그리고 유머와 공감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우리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인간의 부조리에 대해 묻고 대답하려 한다. 인간 개개인의 실존은 그들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명확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하지만 그러한 의미를 어디서 어떻게 얻어 낼 것인가?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허수아비 자신과 주인공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의미 없음에서 의미를 건져내려는 시도를 한다.

 

책의 중반 댓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의 장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순수와 영원성의 의미가 사실은 댓잎 하나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아프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러한 공감들이 우리 사회를 만들고 우리 자신을 만든다. 그 점에서 주인공이 우습게도 우리에게는 두 갈래 길밖에 없다. 우리는 남을 따라 남과 함께 사는가, 아니면 남과 달리 남과 함께 사는가의 기로에 서 있을 뿐이다.”라고 독백하는 부분은 우리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

 

때로는 슬픈 얘기들이 마음을 잔잔히 적시고 때로는 유머 있는 질투심이 우리를 미소 짓게 하면서도, ‘허수아비는 서서히 인간의 본질적인 면을 탐색해 나가며, 그 과정에서 우리는 터널 끝 희망과 힐링의 빛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공감의 끄덕임은 각자의 감수성에 달려 있을 뿐이다. 특히나 이 책에서는 그렇다. 바다로 떠난 허수아비는 대화의 기회를 제공할 뿐 어느 것도 강요하려는 책이 아니다. 열려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본질이다.

 

 

작가 임판 소개


2002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법정드라마인 소설 그림자 새를 펴냈고, 2013년 출간한 철학우화 물고기와 철학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철학·심리학 분야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오랫동안 명상과 철학에 심취하여 왔으며, 특히 서양철학의 분석적이고 언어적인 사유와 언어 너머와 실천을 강조하는 동양사상이 융화하여 존재론의 발전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법관으로 재직한 바 있으며 현재는 변호사(한국, 뉴욕)로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업무와 더불어 시, 에세이, 소설 창작과 클래식음반 소개를 목적으로 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소규모 독서모임인 [물고기와 철학자]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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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