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1636)] 다시 한번 태어나다
아사이 료 저 | 권남희 역 | 위즈덤하우스 | 272쪽 | 12,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2013년 『누구』로 제148회 나오키상을 거머쥐며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된 아사이 료의 소설 『다시 한번 태어나다』. 도쿄에 위치한 R대학을 중심으로 이제 막 스무 살이 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한 편 한 편 교차되며 빛처럼 번져나간다.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오히려 모든 가능성 앞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스무 살 청춘들의 감정을 유리처럼 투명하게 담아내고 있다.
왜 이토록 모르겠는 마음뿐인 걸까.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청춘들. 도쿄 소재의 R대학을 배경으로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어가는 주인공들에게 감정의 파도가 밀려온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채울 수 있을지 불안해하며, 평범함과 특별함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스무 살을 통과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느껴보았을 복잡한 감정 앞에서 한 사람씩 자신만의 선택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다섯 편의 작품에는 모두 각기 다른 상황과 고민이 담겨 있다. 가장 친한 친구가 갑작스러운 키스를 해오기도 하고(「히짱은 폭죽」),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불타는 스커트의 그 아이」),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가 애인을 데려오기도 한다(「나는 마법을 쓸 줄 모른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마음을 머리로는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도 있다. 쌍둥이임에도 자신과 달리 인기가 많은 언니를 질투하는 동생 고즈에(「다시 한번 태어나다」), 재능으로 모든 걸 해결해온 오빠를 노력으로 꺾으려는 동생 하루카(「찢고 싶은 모든 것」).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인 가족에게서 콤플렉스를 느끼는 두 인물은 자존감을 찾아줄 아주 특별한 사건을 겪는다.
『다시 한번 태어나다』 속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독립적이면서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스쳐 지나가는 조연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다른 편에서는 주연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주연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그저 말 한마디 건네는 조연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때로는 인물이 가진 드라마가 한 편 안에서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다른 편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독자는 자연스레 이야기들간의 접점을 찾아가며 이야기를 쫓아가게 된다. 주인공의 시점에 따라 편마다 조금씩 다르게 그려지는 인물들의 모습은 결국 한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끔 한다.
작가 아사이 료 소개
1989년 5월 일본 기후 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문화구상학부를 졸업했다. 2009년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제22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현역 대학생 작가로 주목받았다. 『치어 남자!!』 『별들의 목소리』 『다시 한 번 태어나다』 『소녀는 졸업하지 않는다』 등의 소설과 에세이집 『학생 시절에 하지 않아도 될 20가지』를 출간했다. 『누구』로 23세 나이에 제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전후 최연소 수상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일본문학계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의 선두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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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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