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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819)] 얼굴

[책을 읽읍시다 (1819)] 얼굴

김유명 저 | gasse(가쎄) |360| 14,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모두가 원하는 명성, 과연 그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을까? 새로운 얼굴을 얻기 위한, 진정한 자유를 얻기 위한 몸부림과 깨달음이 주인공인 성형외과 의사 P의 분투를 통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얼굴은 영화로도 제작 중인 전작 마취로 의학 소설의 지평을 넓히며 화려하게 등장한 현직 성형외과 의사인 김유명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얼굴은 곧 그 사람이다.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 역정, 지위, 형편은 물론 성격까지 모두 드러나 있다. 나이 들수록 흔적은 더욱 뚜렷하다. 그러나 얼굴로 내면을 읽기 어려운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선량한 얼굴 속에 악독한 내면이 감추어져 있을 수 있고, 품위와 교양 이면에 속물근성이 가득한 경우도 있다.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인간관계가 맺어지는 경우에는 외면의 영향이 크지 않지만 직접 대면하여 이야기 나눌 일이 거의 없는 현대 사회의 매체를 통한 접촉에서는 얼굴은 인상과 판단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보통 사람들도 얼굴을 고쳐 자기 가치를 높이고 인생을 바꾸려고 하는 판에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외적 이미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직업에서 화장과 성형은 필수이다. 이런 시대, 이런 사회에서 성형은 거대한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얼굴은 매일 얼굴을 고치는 성형외과 의사가 쓴 성형 소설이다. 그런데 작품의 성형은 얼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고 인생에 중심이 있다. 주인공은 나이 오십 줄에 다가오자 자기 삶의 가치와 성취에 대해 초조감을 느끼는데, 이에 돈을 빌려 대형 병원을 짓는다. 그에게 대형 병원은 맞지 않은 얼굴이었다. 무고, 의료 과실에다 불법 시술까지 계속된 사고는 인생 성형을 꿈꾼 주인공의 얼굴을 망치고 말았다.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잠깐 성공으로 이끈 변장 성형을 받는데, 실패한 인생 성형을 다시 성형으로 만회하려고 한다.

 

이 작품은 병원 운영 실패를 둘러싼 사건이라는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어서 술술 읽힌다. 표현이나 문체도 무겁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는 작품이지만 책을 덮고 나면 인생의 무게에 눌린다. 우리는 화려한 껍데기 속에 초라한 본질이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그 껍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작가 김유명 소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개업한 지 12년 차 되는 성형외과 전문의. 의사라는 직업 세계에서 건져 올린 독특한 소재로, 삶과 죽음, 그 이면의 진실을 일깨우는 의학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프로포폴 중독과 인간의 욕심이 불러온 재난을 다룬 장편소설 마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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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