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1821)] 꽁꽁꽁 피자

[책을 읽읍시다 (1821)] 꽁꽁꽁 피자

윤정주 글그림 | 책읽는곰 | 40| 13,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오늘은 엄마가 늦게 오는 날이다. 송이와 아빠는 저녁으로 피자를 시켜 먹기로 한다. 피자는 송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송이는 한 판을 다 먹어치울 수도 있지만, 꾹 참고 한 조각을 고이 남겨둔다. 엄마가 밤늦게 돌아와서 배가 고플 수도 있으니까. 

 

송이와 아빠가 깊이 잠든 밤, 고소한 피자 냄새에 냉장고 속 달걀들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아직 어린 달걀들이라 좀처럼 궁금한 걸 참지 못하는 탓이다. 달걀들이 굳이 아래 칸까지 내려와 피자 상자를 요리조리 뜯어보며 재잘재잘 수다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이다. 피자 상자 밑에서 끙끙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식빵이 피자 상자에 깔렸있다. 송이 아빠가 피자 상자를 식빵 위에다 얹어 둔 모양이다. “식빵아, 걱정 마! 우리가 도와줄게.” 달걀들이 힘을 모아 상자를 번쩍 들어 올린 순간……상자 속에 든 피자가 어디론가 휙 날아가 버린다.

 

냉장고 친구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찾아보지만, 피자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 송이가 엄마 주려고 남겨 둔 피자인데……. 흑흑, 우리 송이가 알면 얼마나 속상해할까?” 냉장고 친구들이 시름에 잠겨 있을 때이다.

 

호들갑스럽긴! 그깟 피자 다시 만들면 되지.” 간장 할머니의 시원스러운 한마디에 냉장고 친구들은 다시 들썩이기 시작한다. 피자라면 일가견이 있다는 모차렐라 치즈의 지휘에 따라 겉보기엔 제법 그럴싸한 피자가 만들어지는데문제는 불에 익혀야 한다는 것! 그나저나 차가운 냉장고 속에서 뜨끈한 피자를 완성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누구나 세상 모든 것이 나처럼 살아 있다고 믿는 시기를 거친다. 나처럼 느끼고 나처럼 생각하는 사물로 둘러싸인 세계, 윤정주 작가의 꽁꽁꽁꽁꽁꽁 피자는 그런 세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전히 어린이처럼 생각하고 어린이처럼 느끼는 작가이기에 꾸준히 그 세계에서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는 것.

 

작가가 불러낸 냉장고 마을의 주민들은 두 책의 주인공 호야와 송이에게 더없이 호의적이다. 호야와 송이가 실망할세라 그야말로 전심전력을 다해 호야 아빠와 달걀들이 친 사고(?)를 수습한다. 그리고 그 수습의 결과물은 아이라면 누구나 환호성을 지를 만한 멋진 선물이 된다. 자신이 만든 세계 안에서나마 아이들이 충분히 환대받고 사랑받았으면 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까닭이다.

 

 

자가 윤정주 소개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그림책, 만화, 동화에 이르기까지 작품에 꼭 맞는 그림을 그려 내며, 직접 쓰고 그린 그림책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밤에 일어나 아침에 잠들 때까지 모든 시간을 그림에 쏟는 인기 화가의 삶은 어지간한 히어로만큼 바쁘지만 무엇보다도 재미있기 때문에 그린다. 재미있게 그렸으니까 재미있는 그림인 건 당연하다.

 

짜장면 불어요!』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요』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은지와 호찬이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그림책 꽁꽁꽁』 『냠냠빙수를 쓰고 그렸다.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