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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209)] 느티나무 수호대

[책을 읽읍시다 (2209)] 느티나무 수호대

김중미 저 | 돌베개 | 268 | 14,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변함없이 약자들의 편에서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김중미 작가의 신작 청소년소설 느티나무 수호대. 한국 사회에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2000년을 열어젖힌 괭이부리말 아이들 이후 20, 그사이 우리 곁의 새로운 이웃이 된 이주민 가족들의 삶을 따뜻한 눈길로 그리는 이야기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작품 속 지역 대포읍에는 수백 년 전부터 마을을 지켜 온 느티나무가 있다.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 곁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 온 이 나무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나무의 정령이 인간의 모습을 한 느티 샘이 되어 사람들과 소통하고, 아이들을 나무 안 세계로 불러 모아 돌봐 주는 것.

 

코로나19 이후로 홀로 고립되어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학생 도훈이도 느티 샘과의 만남 덕분에 여러 친구들을 사귀며 힘을 얻는다. 그러던 어느 날 대포읍에 재개발 소문이 돌며 아파트 공사로 느티 언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도훈이와 친구들은 댄스 동아리 레인보우 크루를 통해 느티 언덕을 알리고 느티 샘을 도우려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 도훈이는 이제까지 자신을 쉽게 사랑할 수 없었다. 베트남에서 온 엄마와 언어가 통하지 않아 속내를 털어놓기 어려웠고, 엄마를 자꾸 속상하게 하는 아빠와 할머니가 미웠다. 친구들 중에도 이주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드물지 않지만, 도훈이는 유난히 다른 사람의 시선에 쉽게 주눅이 들곤 했다.

 

그러나 BTS를 좋아하는 담임 선생님을 통해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배우며,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한 노래들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며 비로소 예전의 자신과 달라졌음을 느끼고, 또 달라질 앞으로의 모습에 대한 기대를 품기 시작한다. “고맙다, 대견하다, 반갑다.” 어른들로부터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환대의 말을 들려준 느티 샘 덕분에 레인보우 크루 아이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도훈이는 마침내 세상에 마음을 열고, 누구보다 사랑하기 어려웠던 스스로를 사랑하게 된다. 때로는 자신이 엑스트라처럼 느껴질지라도 서로의 곁에서 함께라는 말을 믿고, “무릎 꿇지 마, 무너지지 마.”라고 외치는 BTS의 노래는 작품 속 아이들뿐 아니라 홀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건넨다.

 

숲의 나무들이 햇살과 바람을 독차지할 때보다 함께 나눌 때 더 튼튼히 자랄 수 있듯, 느티나무 수호대 아이들은 서로를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길을 배운다. 어느 한 편이 일방적으로 누군가를 보살피거나, 반대로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 또 기꺼이 도움을 받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자신이 경험한 환대의 기쁨을 공유하고 키워 가며, 삶을 통해 연대의 힘을 증명하는 아이들의 성장이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작가 김중미 소개

 

동화, 청소년소설 작가. 1963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87년부터 인천 만석동에서 기찻길옆공부방을 열고 지역 운동을 해 왔으며, 2001년 강화 양도면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기찻길옆작은학교의 농촌 공동체를 꾸려 가고 있다. 1999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화 종이밥』 『내 동생 아영이』 『행운이와 오복이, 청소년소설 조커와 나』 『모두 깜언』 『그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나의 동두천, 에세이 꽃은 많을수록 좋다, 강연집 존재,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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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