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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04)] 라디오 체조

[책을 읽읍시다 (2304)] 라디오 체조

오쿠다 히데오 저 | 이영미 역 | 은행나무 | 352 | 17,0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닥터 이라부가 17년 만에 돌아온다. ‘공중그네 시리즈는 어딘가 이상한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어쩌다 그의 마수에 걸려버린 환자들의 이야기로, 오쿠다 히데오의 대표작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팬데믹 이후 계속되는 극심한 혼란과 불안을 마주하며 이라부라면 어떻게 반응할까?’ 하는 궁금증에서 닥터 이라부의 귀환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초긴장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여러 심리적 문제들이 담겼다.

 

작중 인물들이 시달리는 문제는 모두 우리가 한 번쯤 겪었거나 견디는 문제들이다. 융자를 얻어 집을 마련한 세일즈맨은 어렵사리 쌓아 올린 삶이 무너질까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내지 못하다 과호흡증이 온다.

 

자신이 착실하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피아니스트는 왜 갑자기 광장공포증이 찾아왔는지 알 수가 없다. 비대면 수업 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대학생은 자기 자신처럼 사는 방법을 잃어버린다.

 

이들에게 이라부는 예상 밖이거나, 답을 알고 있지만 달리 도리가 없어 피하고 있던 진단을 내린다. 화를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화를 함부로 내는 것만큼이나 심각한 분노 조절 문제라고 단언한다.

 

공연을 망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책임감이 정신건강에는 가장 큰 적임을, 사회의 미덕이 스스로에게는 미덕이 아닐 수 있음을 환기한다.

 

그러나 진단은 시작일 뿐, 본론은 닥터 이라부의 기상천외한 행동요법이다. 그가 쫓아다니면서 돈을 쓰게 만들고, 상공에서 끝말잇기를 시키고, 당신은 구제불능이라고 일갈하는 것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이 제대로 잘못 걸린 줄 알았던 이라부의 치료법을 따라 서서히 치유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 역시 스스로의 문제를 마주하고 또한 달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라부가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은 괜찮아, 괜찮아이다. 코로나 시절 웬만해서는 밖에 나오지 말라는 의미로 자주 쓰였던 불요불급을 이라부는 다른 의미로 사람들에게 돌려준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너무 힘주고 살아가지 말자고. 다 괜찮다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편안한 웃음과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닥터 이라부가 진정으로 돌아왔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 소개

 

오쿠다 히데오는 1959년 일본 기후현 기후시에서 태어나 기후현립기잔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잡지 편집자, 기획자, 구성작가, 카피라이터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1997 40살이라는 늦은 나이에우람바나의 숲(한국어판 서명 :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 사회의 모순과 그 틈바구니 속에서 각자의 사정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들이 그의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묻는 주제의식을 보이고 있는 그는 포스트 하루키 세대를 이끄는 선두주자이다.

 

주요 작품으로 공중그네, 인 더 풀, 남쪽으로 튀어!,  Girl, 면장 선거, 스무 살, 도쿄, 방해자, 오 해피 데이,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꿈의 도시, 올림픽의 몸값, 침묵의 거리에서 1, 2, 한밤중에 행진, 쥰페이, 다시 생각해!, 야구를 부탁해, 마돈나, 소문의 여자, 우리 집 문제, 무코다 이발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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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