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31)] 궁극의 아이
장용민 저 | 엘릭시르 | 590쪽 |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911 테러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FBI 요원 사이먼 켄에게 배달된 한 통의 편지. 발신일자는 십 년 전 오늘이다. 아내가 죽기 전 남긴 마지막 기사와 기묘하게 맞물리는 편지의 내용. 그 후로 잇따라 발생하는 거물들의 죽음. 장난이라고 여겼던 편지와 현재 벌어지는 사건 뒤에는 기막힌 진실이 숨어 있다. 아내의 흔적을 더듬으며 진실에 다가간다.
모든 과거를 기억하는 여자와 모든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 그 안에 모든 단서가 들어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궁극의 아이』는 시놉시스만으로도 심사위원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는 물론, 풍부한 볼거리와 장대한 스케일로 한 편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워싱턴 한복판에서 세계적인 곡물 기업의 총수 나다니엘 밀스타인이 암살된다. 전 세계 곡물업계를 장악하고 있던 피해자였기에 인구의 5분의 1이 용의자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사건. 하지만 정작 용의자는 십 년 전 죽은 한 남자로 밝혀진다. 사랑하는 연인 엘리스의 눈앞에서 권총 자살을 한 남자 신가야. 십 년 전 자살한 남자가 용의자로 지목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도 이미 죽은 남자 신가야가 연루돼 있다.
FBI 요원 사이먼 켄은 모든 단서가 ‘과잉 기억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엘리스의 기억에 들어 있다는 신가야의 편지를 받고, 그녀의 기억에 의지한 채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나간다. 용의자가 확실하지 않을 뿐 단순 연쇄 살인이라고 여기고 수사를 진행하지만, 파헤칠수록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천 년 전부터 발견되어 온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들’이다. 열 살 전후로 징후가 포착되며, 수세기 전에는 어린 나이에도 신관으로 추앙받았다. 바로 ‘궁극의 아이’다. 검은색과 초록색 눈동자로 오드아이가 특징인 그들은 성별, 국가, 나이만 다를 뿐 얼굴은 모두 똑같다.
이 ‘아이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신의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받는 것은 극소수일 뿐 대부분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다가 죽어간다. 하지만 아이들의 그 능력을 손에 넣어야만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아이들을 이용해 돈과 권력을 쥐고 세계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악마 개구리’다.
‘악마 개구리’ 가문은 세계 경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로 단 한 번도 실패한 경우가 없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보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그들은, 뛰어난 수완으로 자금을 긁어모으고 세계 주요 인물들의 배후에 숨어 있다. 그런 그들의 손아귀에는 늘 궁극의 아이가 있었다.
겉으로는 아이들을 ‘신’이라 부르며 대접하지만, 사실은 그 아이들을 이용하여 엄청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악마 개구리’. 그렇게 이용당한 끝에 자살한 신가야가 마지막 궁극의 아이가 된 것이다. ‘악마 개구리’는 새로운 궁극의 아이를 찾기 위해 경찰청 지문 인식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14대 달라이 라마, FBI 뉴욕 지부 소속 요원 사이먼 켄, ‘과잉 기억 증후군’에 시달리는 엘리스의 딸 미셸. 이들은 모두 발신일자가 십 년 전 오늘인 편지를 받는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모두 동일 인물, 십 년 전 죽은 한국 남자 신가야.
사이먼의 아내 모니카는 내연남과 만나기로 했던 장소에서 911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사이먼은 죽은 아내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힘겨운 십 년의 세월을 살았다. 그런 그에게 배달된 한 통의 편지. 발신일자는 십 년 전 오늘, 모니카가 죽던 바로 그날이다.
장난 같은 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엘리스를 찾아갔던 사이먼은, 편지에 적힌 신가야의 예언이 허튼소리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는 신가야가 예언한 앞으로 벌어질 사건의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사건의 핵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사이먼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큼 엄청난 비밀이 드러난다.
작가 장용민 소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신의 달력』의 작가. 1996년 한국영화진흥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로 대상을 수상한 후, 영화화의 꿈도 이루었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재미와 감동, 지적 호기심을 채워 주며 국내 장편 소설계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있다. ‘한국의 댄 브라운’이라는 별명이 있는 그는, 주종목인 ‘팩션(fact와 fiction의 합성어)’으로 문학적 상상력과 리얼리티를 접목시킨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 외에도 수사 드라마 의 시나리오, TV 시트콤의 극본 등을 쓰면서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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