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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383)]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책을 읽읍시다 (2383)]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유시민 저 | 생각의길 | 288 | 16,800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는 사안이 혼탁할 때마다 유시민의 등판을 기다린다. 판단의 정보를 주되 등 떠밀지 않고, 공격을 피하려 모호하게 사안을 흐리지 않으며, 멋있는 척 균형을 잡으려다 이용당하지 않고, 불편해도 이해해야 할 것과 두려워도 싸워야 할 것을 분별해낸다. 현상 너머의 콘텍스트를 깊고 넓게 조망해, 지금 여기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본질인지, 흐름을 바꿀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그의 논평은 뻔하거나 무의미하지 않고 각인된다.

 

이 책은 우리가 겪어낸 지난 2년을 정리하고 다시 해체해 냉철하게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며 개인과 사회가 겪어야 했던 변화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윤 정권탄생과 총선결과, 여론조사데이터 분석부터 정치인, 정당, 언론, 권력기관 등 서로 다른 정치지형들이 무엇을 추구하며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 목적을 이루고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시대의 큰 흐름에서 읽어낼 수 있도록 탄탄한 역사적 인문학적 배경을 통해 설명한다.

 

특권세력들의 강고한 카르텔, 그들과 한몸인 언론,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로 얽힌 모호하게 가려진 우리 사회의 본질을 명료하게 드러내면서도 그들에 맞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희망의 불씨는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퍼져나가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지 보여준다. 지난 2년의 현상이 우리의 관념이나 행동양식과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 우리가 느끼고 깨달은 것이 무엇인지, 그 일깨움이 어떤 힘으로 작용해 윤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지 날카롭게 분석해낸다.

 

민주주의는 극단적 이념도 배척하지 않는다. 극단적 이념을 왜 극단적이라고 하는가? 극소수만 이해하고 찬성하니까 극단적이라고 한다. 그런 이념은 사회를 위협하지 않는다. 반드시 틀린 것도 아니다. 다수의 이해와 지지를 얻으면 사회의 통념이 된다. 노예해방, 인민주권, 페미니즘도 처음에는 극소수만 옳다고 여긴 극단적 이념이었다. 민주주의가 배격하는 것은 극단적 이념이 아니라 다른 이념을 폭력으로 공격하고 말살하려는 독선과 불관용이다. 다수파든 소수파든 상관없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이념을 폭력으로 타인에게 강요하는 행위는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비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 때문에 움츠리지는 않는다. 불완전한 모습으로,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면서, 때로 길을 잃고 방황하면서, 자연이 준 본성에 따라 사회적 미덕과 선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사람들과 손잡고,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내일의 세상을 오늘보다 무엇 하나라도 낫게 만드는 데 힘을 보태려 한다. 윤석열을 보면서 마음에 새긴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관용이 악의 지배를 연장한다는 것을. 부족한 그대로, 서로 다른 그대로 친구가 되어 불완전한 벗을 관대하게 대하면서 나아가야 악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가장 이해하려고 하는 자만이 가장 명료한 논평을 한다. 그의 논평에는 사람과 삶을 깊이 이해하려는 몸부림이 깃들어 있다. 사안이 복잡할수록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이 무엇인지 마음의 흐름을 따르며 논평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그의 논평은 인간적이고 현실적이며 흐름을 바꾸는 힘이 있다.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지 생각하게 하면서 옳은 행동과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생각하게 한다. 좋은 삶과 좋은 사회의 본질을 연결해 고민하게 하고 우리 자신을 주인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누구나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한걸음 나아갈 힘을 얻는다.

 

인간과 정치에 대한 환상을 품지 않으면서도 인간과 정치의 가능성을 저버리지 않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은 유시민만의 시선과 통찰의 힘은 늘 시간을 통해 증명된다. 때로 오해받고 조롱받고 공격받지만 그가 받은 조롱과 그가 극복하지 못한 실패는 시간을 통해 온전히 우리의 상흔으로 되돌아와 그가 지키려 했던 것과 그가 넘으려 했던 것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어떤 격랑과 공포에도 해야 할 말을 해야 할 시기에 또렷이 하는 그의 기개를 보는 것만으로도 인간과 사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게 된다. 작가로 그의 정체성을 일구어가던 그가 정치 비평을 하고, 지금 이 시기에 정치 비평 책을 내는 이유이자 우리가 그의 책을 기다리는 이유이다. 책 곳곳에 보이는 위트와 쿨내나는 풍자는 힘든 시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독자들을 위한 유시민다운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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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