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452)] 어쩌면 행복일지도
왕고래 저 | 해피북스투유 | 184쪽 | 16,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행복’은 인류가 문명사회로 접어든 이래로 가장 오래된 화두이자 삶의 목표다. 각자의 삶을 버텨내고, 견뎌내고, 이겨내기 바쁜 와중에도 행복의 흔적을 억척스럽게 찾아내며, 흔적을 찾지 못한 날은 으레 불행한 날로 여긴다. 행복하지 않았던 하루 그리고 삶은 불행한 나날들이 되는 걸까? 행복하지 않았던 당신의 오늘이 불편하다면, 나만 행복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면, 괜찮다는 말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다면, 행복에 이르는 길은 ‘행복을 집중하지 않는 것에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 있다.
저자는 ‘행복’이라는 절대반지에 도전한다. 이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1장에서 행복의 추구가 불행으로 이어지는 역설적인 현상에 대한 실험부터 시작해서 ‘행복 강박 사회’에 대해 풀어간다. 저자는 심리학을 연구했던 베이스를 재료 삼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례들과 개인의 경험을 통해 행복에 집착함으로써 행복으로부터 멀어지는 우리네 모습에 대해 분석한다.
2장으로 넘어가서는 불행보다는 먼 ‘무탈한 보통의 하루’를 보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실질적인 해결책들에 대해 짚어준다. 마치 ‘손톱 밑의 가시’처럼 행복보단 멀고 불행보단 가까운 듯한 일상의 사소한 불편 제거하기부터 행복으로 이르기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회복하기’ 비법 등 다양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뜬구름 잡지 않고 실질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로 안내한다.
『어쩌면 행복일지도』는 첫 장부터 말한다. 행복은 함정카드라고. ‘행복이 삶의 열쇠’라고 말하는 듯한 사회적 분위기라는 함정에 빠져 우리를 허우적대게 만든다. 마치 유일무이한 무적의 카드인 것처럼 포장해 놓고 우리를 낚다니, 엉큼하기 그지없다.
행복은 영어로 ‘해피(Happy)’이다. 하지만 저자는 행복과 해피가 다르다고 말한다. 무슨 말인가 싶을 수 있지만, 문화적 차이에서 기반한 ‘행복’의 의미가 크게 달라, 행복한 사람보다 해피한 사람이 더 해피하다는 사실. 예컨대 멕시코 사람은 여름휴가를 떠나려는데 돈이 없다면, 당장 집안의 냉장고를 내다 판다. 그것을 행복이라 칭한다. 과연 우리나라 사람도 그럴 수 있을까? 이처럼 행복은 저마다 79억 개의 다른 각자의 기준을 두고 있으나, 특히 한국은 분단국가라는 불안 속 쾌속질주의 성장을 거치며 더 강한 국가의 삶을 이상적인 목표 지점으로 바라보고 있어 그 어느 나라보다 행복의 기준이 높은 것이다.
여기에 저자 사례를 더하며, 행복에 대한 저마다의 기준을 가려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단짠단짠’의 균형이라고 말한다. 저자의 초등학생 시절, 월, 수, 금을 학원을 다닐 때는 화, 목, 토, 일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지만, 더 큰 행복을 위해 모든 학원을 그만둔 후로는 그 모든 날이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 그리고 기대되지 않는 내일로 점철되었다고. 이는 ‘주관적 안녕감’과 ‘자아실현적 안녕감’의 균형에서 비롯된 행복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단짠단짠의 환상적인 비율의 중요성이라는 뜻.
이렇듯 저자는 우리가 막연하게 무엇을 좇아야 할지도 모르면서 두루뭉술하게 행복만 갈망하던 현실에 대해 명확하게 짚어준다. 그리고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조금씩 흠집을 내어 균열에 이르게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아슬한 당신의 마음을 붙들고 바로잡아 끝끝내 안온한 일상을 보내게 해줄 것이다.
작가 왕고래 소개
카카오 브런치 21,000독자가 선택한 작가. 소심하다. 좋게 표현하면 내성적이고, 더 좋게는 내향적이다. 소심한 기질 덕에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제대로 알기 위해 심리학을 전공했다. IT와 심리학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소심한 회사에 다닌다. 깊은 바다를 긴 시간 자유로이 유영할 수 있는 포유류, 고래가 되길 소망한다. 거대한 힘을 갖고도 남용하지 않는 그들의 겸손함을 좇는다. 어릴 적, 꿈을 적는 공간에 '좋은 기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쓴 적이 있다. 아직 변하지 않았다. 지은 책으로 『소심해서 좋다』, 『심리로 봉다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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