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474)]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저 | 김난주 역 | 북로드 | 320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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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유쾌한 필력, 살아 숨 쉬는 듯 생생한 캐릭터 창조, 시대를 포착하는 날카로운 통찰력,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하는 스토리텔링으로 한국과 일본의 소설 독자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오쿠다 히데오. 그가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로 2025년, 한국 독자들을 새롭게 만난다.
설경으로 유명한 홋카이도 산간 지방에 위치한 소도시 도마자와. 이곳은 한때 탄광 도시로 번성했지만 제조업의 침체와 맞물려 지금은 재정 파탄에 내몰린 시골 마을이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더 이상 관광객도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이 바로 도마자와. 한때 10여 곳에 이르렀던 동네 이발소는 모두 문을 닫았고 아직 영업을 하는 곳은 딱 두 곳.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 공동화 현상이 만연한 도마자와는 하루가 다르게 쇠락해갈 뿐이다.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은 이곳 도마자와에서 25년째 망하지 않고(!)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이발소 두 곳 중 하나인 ‘무코다 이발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룬다. 이발소 주인이자 2대 사장인 야스히코 씨는 언뜻 퉁명스러워 보이지만, 마을에서 각종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기꺼이 접착제 역할을 해내는, 누구보다 인정 많고 마음도 따뜻한 아저씨다. 그는 젊은 시절, 호기롭게 입사한 대도시 광고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귀향한 것이 평생의 상처로 남아 있다. 그래서 스물셋 젊은 아들 가즈마사가 힘들게 입사한 회사를 1년 만에 그만두고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겠다고 말하자 펄쩍 뛰며 반대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듯 결국 아들의 귀향을 허락하는데…….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는 눈 덮인 시골 마을 도마자와의 한 이발소를 배경으로, 총 6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 소설집이다. 이 세상을 따뜻하고 살 만한 곳으로 묘사하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 작품에서, 오쿠다 히데오는 약간의 시니컬함과 무뚝뚝함에 감춰진 시골 사람들의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정과 저마다의 사연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담아낸다. 술술 읽다 보면 어느새 슬며시 미소 짓게 되는 유머, 가슴 뭉클한 페이소스와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물들이는 감동까지, 등장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작가의 대표작인 『공중그네』 속 이라부가 연상되기도 한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 소개
우울할 때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어라. 오쿠다 히데오는 일본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그 문제점들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데 탁월하다. 기존의 일본 작품들이 팝콘같은 가벼움으로 한국 여성독자층을 파고 들었다면,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기존의 일본소설들과 달리 일본 사회의 모순들을 끄집어내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독자들은 그의 유머스러운 글솜씨를 좋아하기에 부담없이 그의 조롱에 담겨 있는 잔혹한 현실에 공감한다. 오쿠다 히데오는 이런 독특함으로 현재 한국 소설 시장의 "일류 붐"을 선도하고 있다.
오쿠다 히데오는 1959년 일본 기후현 기후시에서 태어나 기후현립기잔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잡지 편집자, 기획자, 구성작가, 카피라이터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1997년 40살이라는 늦은 나이에『우람바나의 숲』(한국어판 서명 :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으로 등단하였다.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일본 사회의 모순과 그 틈바구니 속에서 각자의 사정에 의해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내용들이 그의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도 부조리한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가치를 묻는 주제의식을 보이고 있는 그는 포스트 하루키 세대를 이끄는 선두주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과 함께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일본의 크로스오버(crossover) 작가로 꼽힌다.
어린시절, 책보다 만화를 좋아하던 그는 텔레비전을 통해 책을 접하게 된다. 이후 나쓰메 소세키와 야하기 토시히코, 시미즈 요시노리 등의 작품을 섭렵하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평론가로 글을 써왔고, 이후에도 글과 무관하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글을 쓰는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설명하는 소설, 설교하는 소설, 자기 얘기를 늘어놓는 소설을 가장 싫어 하는 그가 가장 쓰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기에 소설가 자신 안에 여러가지 눈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니컬한 유머감각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그는 일본 내에서도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기인작가'이다. 또한 그의 작품이 인기가 높은 한국에서도 수 없이 인터뷰와 한국 방문을 요청했지만 한 번도 응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동네 도서관에 가서 작품 쓰는 것을 매우 즐기는 소박한 품성을 지녔다.
2002년 『인 더 풀』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 『방해』로 제4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2004년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2009년 『올림픽의 몸값』으로 제43회 요시타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공중그네』, 『인 더 풀』, 『남쪽으로 튀어!』, 『걸 Girl』, 『면장 선거』, 『스무 살, 도쿄』, 『방해자』, 『오 해피 데이』,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꿈의 도시』, 『올림픽의 몸값』, 『침묵의 거리에서 1, 2』, 『한밤중에 행진』, 『쥰페이, 다시 생각해!』, 『야구를 부탁해』, 『마돈나』, 『소문의 여자』, 『우리 집 문제』, 『무코다 이발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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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속심 기자 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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