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2476)] 감정 서커스 내 그림자와 마주하는 곳
리디아 브란코비치 글그림/장미란 역 | 책읽는곰 | 44쪽 | 15,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 마음속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다. 너무나도 내밀해 그 존재조차 잊어버리기 쉬운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 그림자는 그곳에 머무르는 걸 좋아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리카는 그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자기 그림자에 신경을 써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리카의 그림자가 이상하게 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알아채기 힘들었다. 그림자의 손 방향이 살짝 다르거나 고개를 까딱거리거나 하는 정도였다. 리카는 자기 뜻과 달리 움직이는 그림자를 외면하고 싶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자 그림자는 더 제멋대로 굴었다. 리카 주변의 어둠을 모두 집어삼키며 몸집을 점점 키우더니, 리카를 모든 것이 그림자처럼 흐릿한 낯선 공간으로 데려간다. 그러고는 급기야 그림자들로 가득한 서커스 천막으로 끌고 들어갔다. 리카가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들을 다 안다는 듯, 리카를 놀리려는 듯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대는 그림자들 속에서 리카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느낀다. 그때 리카 곁으로 한 그림자가 다가온다. 바로 리카의 그림자였다.
우리는 때때로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곤 한다. 이유 없이 화가 나고, 슬퍼지고, 가끔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 복잡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서, 그저 억누르거나 숨기려 한다. 그러고는 말한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진짜 실수였어.”라고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든 감정을 어떻게든 설명해 보려 하지만, 대개는 변명처럼 들릴 뿐이다.
주인공 리카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부정적인 감정을 어쩌지 못해 겁을 먹고 피하려 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 그러니까 그림자는 결코 리카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제멋대로 행동해 눈길을 끌려 하고, 몸을 더 크게 부풀려 겁을 주고, 눈과 귀를 닫으려 드는 리카를 기어코 끌어내 자신과 마주하게 한다.
『감정 서커스: 내 그림자와 마주하는 곳』은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외면하거나 억누르려 하지 말고 제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요동치는 감정들과 함께 춤을 춰 보라고 말이지요.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 감정이니 말한다. 리카처럼 불쑥불쑥 찾아드는 부정적인 감정을 피해 달아나려고만 드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건네면 자기 그림자와 용감하게 마주하고 즐겁게 춤추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작가 리디아 브란코비치 소개
베를린에서 나고 자랐으며, 포츠담응용과학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베를린 문화와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춤이나 명상, 오랜 산책을 즐깁니다.
『감정 호텔』은 작가의 첫 작품으로, 소용돌이치는 감정과 함께한 여정을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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