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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261)] 사기꾼



사기꾼

저자
존 그리샴 지음
출판사
문학수첩 | 2013-06-2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261)] 사기꾼

존 그리샴 저 | 안종설 역 | 문학수첩 | 440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충실한 자료조사에 바탕한 탄탄한 구성, 빠른 전개,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냉철한 시선으로 전 세계 2억5천만 독자를 사로잡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의 『사기꾼』은 연방 정부에 삶 전체를 도둑맞고 5년째 수감생활 중인 전직 변호사 맬컴 배니스터가 연방 판사의 살해사건 수사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리샴의 전작들이 실제 사건을 소재로 정확성에 기반한 내러티브를 펼쳐 보였다면, 이 소설은 ‘현실에 바탕을 둔 부분이 거의 없는 완벽한 허구’라는 점에서 전작들과 차별화된다. 소설의 주된 배경인 프로스트버그 연방 교도소와 우라늄 소송 역시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쓰고 싶은 스릴러를 썼다”는 그리샴은 실제 사건에 집착하는 대신 스토리텔링에 힘을 실었다. 이는 ‘전성기를 맞은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로 이어지며 평단과 독자 모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흑인으로 설정된 주인공 맬컴 배니스터와 흑백의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심리전, 이를 역이용한 잔재미들도 전작들에 없던 요소다.

 

그리샴은 이 소설을 통해 미국 사법 체계의 모순을 신랄하게 파헤치는 한편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 문제를 유머코드에 녹여낸다. 또한 놓칠 수 없는 속도감, 허를 찌르는 반전, 통쾌한 결말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플롯과 트릭, 내러티브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출간 즉시 폭스 사에 판권이 팔리며 영화화가 결정되었고, 덴젤 워싱턴 등 헐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물망에 올랐을 만큼, 영화화될 요소가 충분한 액션 요소들도 이 책의 매력이다.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는 독보적인 사기꾼…숨막히는 추격전과 허를 찌르는 반전

 

프로스트버그의 연방 교도소에서 5년째 복역 중인 전직 변호사 맬컴 배니스터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미국 역사상 5번째로 연방 판사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진범을 알고 있는 그는 연방법 'RULE 35'를 이용해 범인을 밀고하는 대신, 즉시 석방과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줄 것을 제안하고 교도소를 나서면서부터 5년간 계획해온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판사 살해 사건의 중요 증인이 된 맬컴은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맥스 리드 볼드윈’으로 다시 태어나 FBI의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맬컴이 범인으로 지목한 쿠인 루커의 동료들에게 쫓기면서 새 얼굴, 새 신분, 새 거주지까지 발각된다. FBI와 정부를 비롯해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맬컴은 FBI마저 따돌려버린다. 그러나 도망자 맬컴이 향한 곳은 판사 살해 사건의 진원지인 로아노크다.

 

현상금으로 받은 15만 달러, 합법적 신분증, 새로운 외모의 맬컴은 교도소 면회실에서 첫눈에 반한 여인 버네사를 찾아가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곧이어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변신해 감방 동료이던 니콜을 찾아간다. 맬컴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니콜에게 맬컴은 철저히 신분을 숨긴다. ‘맥스’가 진행한다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전세기에 오른 니콜이 술과 약에 취해 잠든 사이, 맬컴은 그의 배낭에 4kg의 코카인과 권총을 숨긴다. 곧이어 전세기는 자메이카 공항에 착륙하고, 니콜은 불법 약물과 무기소지죄로 자메이카 구치소에 감금된다. 흑인들의 나라에서 백인이라는 이유로 갖은 폭언과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에 시달리던 니콜은 면회를 온 맬컴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밀고, 전신 성형수술, FBI와의 결별, 버네사와의 만남, 영화제작자로의 변신까지, 맬컴의 모든 행적은 지난 5년간 철저하게 계획된 것이었음이 밝혀진다.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FBI와 맬컴의 불꽃 튀는 두뇌게임이 시작된다. 맬컴의 계획과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외진 별장 지하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판사와 내연녀, 텅 빈 금고, 맬컴 배니스터와 그가 진범으로 지목한 쿠인 루커, 니콜, 매력적인 여인 버네사, 쿠인의 형 데이까지 얽혀 있는 이 치밀한 범행의 끝은 무엇일까? 음모가 베일을 벗는 순간,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가 존 그리샴 소개

 

1955년 아칸소(Arkansas) 주의 존스보로에서 태어난 존 그리샴은 헐리우드 대배우들과 감독들 사이에서 흥행의 보증 수표로 가장 신뢰 받는 원작자 중 한 명이다. 1981년 미시시피 법대를 졸업한 뒤 사우스헤븐 법률사무소에서 근 10년간 근무하며 범죄 변호와 개인 상해 소송을 전담했다. 1983년에는 주 의회 하원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남부의 테네시 주에서 평범한 변호사 생활을 하던 중 소설가로 변신했다. 어렸을 때 꿈은 또래의 그 모든 아이들처럼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동경하는 프로야구 선수였다지만, 프로 선수로서 마땅한 경력을 쌓기에는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감당할 능력이 없음을 판단하고, 법대로 진로를 돌렸다고 전해진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그는 정치와 법이라는 메커니즘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오락화하는 데 천재적인 재능을 펼쳐보인다. 존 그리샴 자신이 변호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항상 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서술되며, 또한 법을 공부한 사람답게 치밀하고 탄탄한 구성이 돋보인다. 생명을 존중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이 어느새 인간의 자유와 개성을 훼방 놓는 위압적인 존재가 되어 악용되고 있는 현실에서, 법을 만드는 사람들, 집행하는 사람들, 법 질서에 편승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의 사람들, 돈과 권력을 위해 법을 담보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통해 그리샴은 바로 인간의 문제를 고발한다. 여기에 독자의 시선을 휘어잡는 빠른 사건 전개와 팽팽한 문체가 더해져 독보적인 법정 스릴러의 영역이 구축된다.

 

어느 날 법정에서 강간의 희생양으로 법정에 오른 12세 소녀의 암담한 판결을 목도한 후, 만약 그 소녀의 아버지가 비인간적인 판결에 불복해 법정에서 범죄자를 직접 처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스토리를 구상하다가 발표된 소설이 그리샴의 처녀작인 『타임 투 킬』이다. 1989년에 발표된 『타임 투 킬』은 신인 작가의 첫 작품이라고 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탁월한 작품성과 완성도로 장차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의 가능성을 보여 준 작품이다. 하지만 신인작가의 작품이 그렇듯, 이 작품 또한 초판 5000부로 출간된 것이 전부였다.『타임 투 킬』을 계기로 그리샴은 본격적인 전업작가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그가 처녀작을 탈고한 즉시 작업에 들어간 작품이 『The Firm』이다. 단어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던지 국내 출시명은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이었다. 그리샴은 이 책으로 91년 전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하고, 60만 달러의 거액에 판권을 파라마운트사에 넘기며 본격적으로 헐리우드에 입성하게 된다. 이듬해인 92년에 『펠리컨 브리프』로 전미 베스트셀러 차트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그리샴은 『타임 투 킬』에서 보여 준 가능성을 현실로 입증하기 시작한다. 그 후 해마다 한 작품씩, 1993년 『의뢰인』, 1994년 『가스실』, 1995년 『레인메이커』, 1996년 『사라진 배심원』, 1997년 『파트너』, 1998년 『거리의 변호사』, 1999년 『유언』 등을 발표해 명실공히 전세계 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군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1996년 이후 전업작가의 길로 접어들며 변호사는 그만 두었다. 글을 쓰지 않을 때의 그리샴은 마을 지인들과 함께 선교 여행을 떠나거나, 유년기의 꿈인 메이저리그의 꿈을 실현시키고 있다. 자신의 사유지에 6개의 조그마한 볼필드를 운영하며 350여명의 아이들이 26개의 리틀야구리그로 참가하는 야구단의 단장으로 행복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이 외의 저서로는 『톱니바퀴』『관람석』『크리스마스 건너뛰기』『펠리컨 브리프』『불법의 제왕』『하얀집』『소환장』『최후의 배심원』『브로커』『유언장』『관람석』『어필』 『시어도어 분』『포토 카운티』 등이 있다. 2003년엔 그의 1996년작 소설 <사라진 배심원>을 원작으로 한 영화 <런어웨이>가 제작된 바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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