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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칼럼

[ 힐링 밀리터리 (1) ] 15세 되던 즈음에

 [ 힐링 밀리터리 (1) ] 15세 되던 즈음에

 

 

[시사타임즈 = 엄무환 편집국장] ‘힐링 밀리터리’는 군대에서 힐링을 경험한 장병들의 생생한 이야기이다.

 


최고의 상담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아무에게도 말해 본 적이 없는 사건들, 숨겨온 일들, 부끄러운 부분들이 이야기들을 내어놓기 시작했을 때 자신도 알지 못했던 복잡하게 얽혔던 실타래가 풀어지게 된다.

 

가정과 사회와 군대에서 상처받은 청년들이 가슴과 손으로 쓴 치유, 회복, 우정, 기쁨, 희망의 편지, 그리고 그 뒷이야기를 들어 주고 멘토가 되어 주었던 군종목사인 안남기 목사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출판했다.

 

예영커뮤니케이션 출판사에 의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힐링 밀리터리’.

 

안 목사와 예영커뮤니케이션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소중한 내용을 소개하는 바이다.

 

- 편집자 주

 

 

 

 

힐링 밀리터리(Healing Military) 첫 번째 이야기

 

 

- 15세 되던 즈음에

 

 

 

 



안남기 목사 ⒞시사타임즈

 

정신과 의사 스캇트 펙(Morgan Scott Pect)은 임상실험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양상들 가운데 설명하기 어려운 놀라운 일들이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분명 환자들에게 이 정도의 아픔과 상처가 있다면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건강하게 성장한 모습들을 보면서 자연법칙과 정신과학의 틀을 가지고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살하는 이유는 알고 있는데 자살하지 않는 이유는 밝히기가 어렵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순전히 우연이라거나 이변, 운명의 교차, 기적적인 기술로서 작용하는 뇌세포의 기능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우리의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우리가 완전히 알지 못하는 어떤 힘,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있는지 의식 속에 있는지 모르지만 그 어딘가에 존재하는 힘인 것이다. 우리는 그 힘을 ‘은총’이라 부르는 것이다.

 

다음의 내용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탄약부대를 순회하며 여러 명의 병사들과 함께 대화를 나눈 후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한 장으로 기록한 것이다(자신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어도 좋다고 허락받았다.).

 

제 이십 년의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도망자로서의 삶’이었고, 아버지의 삶은 ‘추적자로서의 삶’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지은 죄도 없이 폭력에 도망 다녀야만 했습니다.

 

늘 긴장 속에서 살던 어느 날, 내 앞에는 패배 한 추적자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입니다. 그 순간 제 맘을 휩싸고 도는 것은 승리의 기쁨이라기보다도 상실감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늘 저에게 “너는 내가 죽을 때 눈물 한 방울 안 흘릴 녀석이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대로 내 눈에선 눈물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무엇때문에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해방감에 웃어야 될지 상실감에 울어야 될 지 아버지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나봅니다. 그러나 아버지를 화장한 후 재를 아버지의 고향에 뿌릴 때 나의 눈시울은 뜨거워지며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중략)

 

지금 저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미워함도 사랑함도 아닌 현재의 ‘나’라는 인격체를 만든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15세 되던 즈음에 어머니를 통해 교회에 나가면서 이 세상에는 창조주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창조주가 인생의 길을 인도한다는 것을 알 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나에 대해 어떤 뜻이 있기 때문에 그 뜻을 이루려고 내 인생의 길을 이렇게 저렇게 인도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그동안 내 인생의 무대에 나타났던 사람들에 대한 미움도, 증오함도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저의 관심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자기를 만든 창조주의 뜻을 바로 알고 그대로 행할까에 집중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하나님이 내 길을 인도하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늘 그것에 감사하기에 매 순간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의 글을 쓴 형제의 이야기 속에 “제가 15세 되던 즈음에 어머니를 통해 교회에 나가면서”라는 인생의 어느 한 시점에 의미 있는 이야기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때 자신을 지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고 만났다고 했다. 은총의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니 “지금 저에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미워함도 사랑함도 아닌 현재의 ‘나’라는 인격체를 만든 하나의 요소라고 생각됩니다”라고 고백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사건들이 저주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영적인 성장을 위한 경험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짧은 몇 시간의 만남 동안 “목사님, 너무 힘들었습니다”라는 가슴이 저미어오는 슬픔의 눈빛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일상적인 우리의 언어로 설명하기 힘든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고 하는 확신에 찬 그 강렬한 눈빛은 지금까지 너무 선명하게 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

 

하나님의 은총 속에 아름다운 2막의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을 형제가 한 번쯤은 보고 싶다.

 

 

 

 

 

저자 안남기 목사 소개

 

학 력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과, 장로회신학대학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Ph.D 과정중/ 기독교상담학)

 

 

경 력

율곡부대 포병연대, 열쇠부대, 수방사 방공단, 탄약지원 사령부, 승진 포병 여단, 태풍부대, 백호부대, 북한산부대, 육군종합행정학교, 2군단, 현 정보사 강남중앙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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