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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07)] 모성



모성

저자
미나토 가나에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3-08-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 엄마와 딸의 이야기!《고백》,...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307)] 모성

미나토 가나에 저 | 김혜영 역 | 북폴리오 | 284쪽 | 12,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첫 장편 소설 『고백』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큰 화제를 낳으며 단번에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미나토 가나에. 이후 『속죄』『N을 위해서』『야행관람차』등의 작품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불편한 진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작가이자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러로 인정받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인 ‘엄마와 딸’에 초점을 맞추었다.

 

다세대 주택에서 뛰어내린 한 여고생의 기사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서로 교차하며 사건의 진실을 더듬어 가는 방식을 띈다. 산사태와 화재로 인해 아름다운 집과 함께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던 외할머니가 사라져 버리고 난 뒤 많은 것이 달라진다.

 

산사태와 화재로 집이 소실되던 날, 부득이하게 사랑하는 어머니와 어린 딸, 어느 한쪽만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어머니의 뜻에 따라 딸만 살린 후 마음속의 앙금은 커져만 간다. 그리고 그 파장은 집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된 시집 생활을 통해 중첩된 갈등으로 나타난다. 가부장적인 시골집을 배경으로 괴팍한 시아버지와 자기 핏줄 외에는 혹독하기만 한 시어머니 그리고 눈치 없고 뻔뻔한 시누이들이 있는 ‘시월드’는 그야말로 지옥에 가깝다.

 

집안일은 물론 농사일까지 도맡아야 하지만 열심히 해도 돌아오는 것은 야단과 멸시뿐이며 몸살이 나도 누울 수 없고 힘들게 만든 요리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 일쑤다. 그 속에서 딸은 엄마를 지키기 위해 시어머니, 시누이와 싸우지만 의도와는 다르게 좋지 않은 결과가 돌아와 엄마와의 관계는 갈수록 불편해지기만 한다. 엄마는 딸이 외가 쪽 피는 전혀 섞이지 않은 듯 과격하고 경솔하게만 느껴진다. 딸은 그런 엄마 앞에서 한없이 주눅 들어 제대로 행동할 수가 없다. 이렇게 어긋나기만 하는 마음은 단란하던 가정을 파국으로 몰아간다.

 

자신의 어머니를 지나치게 사랑했지만 딸에게는 애정을 느끼지 못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는 딸의 엇갈린 마음을 그린 소설. 이 소설은 수많은 문학, 예술 작품에서 이야기 하는 ‘위대한 모성’, ‘애뜻한 모녀의 정’과는 궤를 달리 한다. 오히려 ‘모성은 본능인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파국으로 치닫는 한 가정의 모습을 재구성하고 있다.

 

『모성』은 인간 내면에 도사리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파헤치는 작가 특유의 집요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의미 있는 메시지에 잘 짜여진 드라마와 트릭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은 웰메이드 미스터리다.

 

 

작가 미나토 가나에 소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현미경 같은 시선으로 잔혹하리만치 집요하게 묘사하는 일본의 추리 소설가. 1973년 히로시마 현에서 태어나 학교 도서관에 틀어박혀 에도가와 란포와 아카가와 지로의 소설을 읽는 ‘공상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류회사에서 일했지만 1년 반 만에 퇴사하고 향한 곳은 남태평양의 오지 통가. 그곳에서 청년 해외 협력대 대원으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상식이 반드시 세상의 상식은 될 수 없음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귀국 후에는 효고 현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서른 살을 맞아 글쓰기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미나토 가나에는 단시短詩, 방송 시나리오, 소설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전방위적인 집필을 시작했다. 2005년 제2회 BS-i 신인 각본상 가작 수상을 시작으로, 2007년 제35회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을 수상하는 등 방송계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드러냈다. 같은 해, 『고백』의 모티브가 된 단편 〈성직자〉를 발표, 제29회 ‘소설 추리’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정식 데뷔한다.

 

그리고 2008년 8월, 〈성직자〉의 뒷이야기를 묶은 첫 장편 『고백』을 출간했다. 『고백』은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치밀한 복선과 탄탄한 구성으로 일본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연말에 발표되는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것은 물론, 이듬해인 2009년 제6회 서점대상까지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고백』이 몰고 온 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데뷔작으로 단숨에 서점대상까지 휩쓴 것은 『고백』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2010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원작의 흥행을 이어갔다.

 

두 번째 작품 『소녀』는 시크릿 청춘소설로, 죽음을 직접 보길 갈망하는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을 그리고 있다. 왕따의 기억으로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호흡을 일으키는 아쓰코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게 소리 없이 맞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일상인 유키.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보고 싶어하는 주인공에게 인생을 바꿔보자는 은밀한 제안이 들어온다. 두 소녀의 잊을 수 없는 여름방학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밖의 대표작으로 『속죄』, 『N을 위해서』, 『야행관람차』가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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