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339)] 제3인류(전 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저 | 이세욱 역 | 열린책들 | 448쪽 | 각권 13,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으로 축조한 장대한 스케일의 과학 소설. 남극. 저명한 고생물학자 샤를 웰즈의 탐사대가 17미터에 달하는 거인의 유골들을 발굴한다. 그러나 인류사를 다시 쓰게 만들 이 중대한 발견은 발굴 현장의 사고와 함께 곧바로 파묻히고 만다.
파리. 그의 아들 다비드 웰즈는 미래의 인류 진화를 연구하고 있다. 인류의 진화가 소형화의 방향으로 이루어지리라는 것이 그의 지론. 또 다른 과학자 오로르 카메러는 여성화가 인류의 미래라고 믿는다. 이들은 일단의 과학자들과 함께 나탈리아 오비츠 대령이 이끄는 비밀 프로젝트의 일원이 된다.
핵 위협, 환경 재앙, 야만적 자본주의, 종교적 광신 등으로 인해 점점 더 눈앞의 현실로 닥쳐오는 인류의 파멸을 막기 위한 그들의 활동이 시작된다. 그들 앞에 드러나는 놀라운 비밀, 그리고 미래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 있는 실험.
과학 소설의 외피를 입고 있는 이 작품에서 베르베르는 독특하게 우화적 수법을 동원한다. 지구를 인격화한 가이아를 요소요소에 등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가이아는 독백의 형태로만 등장하며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전체 소설에서 가이아의 독백은 1인칭 서술로 독립되어 있다. 암울한 경고를 담은 묵시록인 동시에 희망을 말하는 우화로 읽어 주기를 요청하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이중적 속성의 결합은 작가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만든다.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 행성을 소모하는 자기 파괴적 생활방식을 계속한다면 종말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인류는 스스로 구원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불안한 현실에 대해 베르베르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이상을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러나 실천하려는 의지는 없는 부분에 대한 호소만큼은 더없이 강력하게 다가온다.
인류는 종말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피할 수 없다면, 모든 것이 끝난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켜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문명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 사라지더라도, 그 페허 위에서 누군가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개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별들의 전쟁」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는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하여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드디어 1991년 1백 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를 발표,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대작가로 떠올랐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대한 잡동사니의 창고이면서 그의 보물 상자이기도 한『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은 개미들의 문명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졌다.
『여행의 책』은 타고난 이야기꾼 베르베르가 선보인 철학적 잠언의 성격을 띤 책이다. 또한 『뇌』에서는 연인의 품 안에서 황홀경을 경험한 표정으로 죽은 신경정신 의학자 '핀처' 박사의 사인을 추적하던 아름다운 여기자 '뤼크레스'와 전직 경찰 '이지도르'는 마약이나 섹스를 넘어서는 인간 쾌락의 절정, 그 비밀의 문을 향해 한발한발 접근해 들어간다.
『인간』은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 스타일의 소설이다. 우주의 어느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힌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경이와 서스펜스에 가득 찬 2인극이다.
이외에도 천사들의 관점을 통해 무한히 높은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있는 『천사들의 제국』,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나무』, 희망을 찾아 거대한 우주 범선을 타고 우주로 떠나는 14만 4천 명의 이야기 『파피용』 등으로 짧은 기간 내에 프랑스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혔다.
2008년 11월에 출간된 『신』은 집필 기간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우리는 신』『신들의 숨결』『신들의 신비』를 묶어서 6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와『카산드라의 거울』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읽읍시다 (341)] 1913년 세기의 여름 (0) | 2013.10.18 |
---|---|
[책을 읽읍시다 (340)]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0) | 2013.10.17 |
[책을 읽읍시다 (338)] 나비잠 (0) | 2013.10.15 |
[책을 읽읍시다 (337)] 올리버 트위스트 (0) | 2013.10.14 |
[책을 읽읍시다 (336)] 대디 러브 (0) | 2013.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