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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40)]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저자
오카노 유이치 지음
출판사
라이팅하우스 | 2013-10-08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무명 만화가의 작품이 일궈낸 기적의 성공 스토리자비 출판으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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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340)]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오카노 유이치 글,그림 | 양윤옥 역 | 라이팅하우스 | 216쪽 | 12,5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는 환갑을 넘긴 대머리 아들이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일상을 사랑스러우면서도 유머러스한 터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저자 오카노 유이치 씨는 도쿄의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거품 경제가 꺼지기 시작할 즈음 고향 나사사키로 돌아왔다. 그곳에서 자신이 일하는 지역 정보지에 서서히 치매가 진행되기 시작한 어머니와의 일상을 네 컷 만화로 그려 연재했다. 이를 묶어 자비를 들여 조촐하게 출간했는데 뜻밖의 큰 호응을 얻었다. 페코로스는 ‘작은 양파’라는 뜻으로 대머리인 저자의 별명이다.

 

철저히 독자들에 의해 발견되고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이 작품은 일본 아마존서점 독자 리뷰에서도 출간 후 백퍼센트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례적인 작품이다. 만화 자체의 작품성이야 만화가들 스스로 지난해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일본만화가협회상’을 수상한 것으로 입증됐다. 하지만 일반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품 전체에 깔려 있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세상을 대하는 선량한 시선이다.

 

어머니의 치매를 그리운 것들이 살아 돌아오고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통로로 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통해 ‘사람살이의 깊은 의미’를 길어 올린다. 그래서 이 작품은 치매 노모를 돌보는 아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미쓰에라는 한 여성의 인생 이야기로 귀착된다. 〈사이조 우먼〉 지의 평처럼 ‘인생의 종착역 가까이에서 찾아온 기적 같은 시간’을 통해 슬프지만 행복하고 안타깝지만 흐뭇한, ‘모순 속에서 발견하는 생의 기쁨’을 그려내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아름다운 작품이다.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에 대해 일본 언론은 무거운 고령화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작품이 크게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늙은 자식이 늙은 부모를 돌보는 노노개호(老老介護), 그 자식이 세상을 떠난 뒤 남은 부모가 맞이하는 고독사(孤獨死), 간병에 지친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개호살인(介護殺人) 등, 고령화가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들은 더 이상 이웃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치매 가족을 돌보는 고통의 크기만큼 사회적 편견과도 싸워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이제 우리에게도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들이 더 늘어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작가 오카노 유이치 소개

 

에세이스트, 때때로 가수. 필명 페코로스(작은 양파). 동글동글한 체형과 반들반들한 대머리 때문에 얻게 된 별명. 1950년, 나가사키 비탈진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도쿄의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 일에 종사하다 낙향한 후, 서서히 치매가 진행되기 시작한 어머니와의 일상을 네 컷 만화로 그려 자신이 일하던 지역 정보지에 연재했다. 이를 묶어 자비를 들여 조촐하게 출간했는데 뜻밖의 큰 호응을 얻었다. 나가사키 지역 서점에서 1위를 하고, 정식 출간 후에는 전국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로 제 42회 일본만화가협회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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