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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47)] 니체의 독설



니체의 독설

저자
니체 지음
출판사
을유문화사 | 2013-10-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모든 사람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내일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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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347)] 니체의 독설

니체 저 | 홍성광 편역 | 을유문화사 | 276쪽 | 13,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니체는 현대 철학자 중에서 대중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니체의 글을 읽고 감탄하지만 정작 그의 글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다. 하지만 비유적인 표현으로 인해 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니체는 잠언이나 시 형식의 글을 썼는가 하면, 논문이나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은 그중에서 아포리즘 형식을 중심으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될 명구들을 모았다.

 

아포리즘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물들을 낯설게 제시해서 다르게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형식으로 다양한 사유 실험을 하기에 적합한 형태이다. 또한 번역에 충실히 하는 한편, 역자의 자의적인 해석이나 평가를 최대한 배제해 니체의 글을 오독할 가능성을 줄였다. 이를 통해 니체라는 큰 산을 등반하기 위해서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도록 도와준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그대가 마주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적은 언제나 그대 자신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오늘날에도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경구로서 손색이 없다. 또한 『아침놀』에서는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죽고 만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못하는 정신은 정신이기를 그만두는 것이다”라는 말을 통해 부단한 성찰과 노력을 당부하기도 한다.

 

니체의 글에서는 재치 넘치는 독설도 자주 보인다. 예를 들어 『인간적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에서 니체는 “함께 괴로워할 때가 아니라 함께 즐거워할 때 친구가 생긴다”라고 말하면서 고통을 나누기보다는 쾌락을 나누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의 본성을 비꼬기도 한다. 이러한 니체의 독설들을 읽다 보면 인간에 대한 그의 이해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 또한 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니체의 철학이 오늘날에도 크게 인기를 얻는 것은 이러한 삶에 직접적인 가르침을 주는 경구들 때문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책에는 살아가며 도움이 되고 길잡이가 되어 줄 명문들이 ‘사랑’, ‘일’, ‘즐거움’ 등의 주제에 따라 묶여 있다. 책에 담겨 있는 문장과 글들은 니체의 대표 저작물인 『인간적인 것, 너무나 인간적인 것』 『아침놀』 『즐거운 학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학』 『우상의 황혼』 『안티그리스도』 『이 사람을 보라』에서 뽑은 것들이다.

 

이를 통해 니체의 저작물 전체를 읽지 않았더라도 핵심적인 문장과 글들을 엄선해서 발췌함으로써 니체의 사상과 철학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한 본문에 글과 어울리는 사진들을 적절히 배치해서 가독성을 높였다.

 

 

작가 소프리드리히 니체 개

 

독일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이자 시인인 프리드리히 니체는 20세기를 연 문제적인 철학자이다. 1844년 독일 레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니체의 조상은 폴란드 계라고 알려져 있다. 5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사별하고 어머니와 누이동생과 함께 할머니의 집에서 자랐다. 14세에 슐포르타 기숙학교에서 엄격한 고전 교육을 받고 1864년 본 대학에 진학하여 신학과 고전 문헌학을 공부했다. 1865년 스승인 리츨을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으로 옮겨갔으며, 그곳에서 바그너를 알게 되어 그의 음악에 심취하였다. 이 두 대학에서 신학과 고전문헌학을 공부했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심취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에 입문했다.

 

28세 때 최초의 저작『비극의 탄생』을 펴냈으며 이 저작에서 니체는 아폴론적인 가치와 디오니소스적인 가치의 구분을 통해 유럽 문명 전반을 꿰뚫는 통찰을 제시한다. 1873년부터 1876년까지는 독일과 독일민족, 유럽 문화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하며, 위대한 창조자인 '천재'를 새로운 인간형으로 제시한 『반시대적 고찰』을 집필했다. 1879년 건강이 악화되면서 재직중이던 바젤 대학을 퇴직하고, 이후 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요양지에 머물며 저술 활동에만 전념했다.

 

1888년 말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니체는 이후 병마에 시달리다 1900년 8월25일 바이마르에서 생을 마감했다. 니체의 정신병을 두고 원인이 분분하지만 젊었을 적 얻었던 매독이 발전되어 정신분열로 이어졌다는 설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까지도 그의 유고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이 유고들은 니체연구 학자들에 의해 현재 독일에서 니체전집으로 출간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니체가 사망한 해인 1900년은 특별한 상징을 지닌다. 19세기를 마감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20세기를 새롭게 연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 후자일 것이다. 실제로 니체는 '사후, 나는 신화가 될 것이다'는 예언을 했는데, 이 말이 사실이 되었다. 헤르만 헤세, 앙드레 지드, 프란츠 카프카 등 니체를 선망하는 일련의 작가들이 니체의 사상을 문학으로 형상화하였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초라고 여겨지는 카프카가 니체를 엄청나게 존경했다는 사실과 카프카의 작품 세계는 결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매듭이다. 또한 하이데거와 야스퍼스 등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니체를 실존철학의 시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랑스의 포스트 구조주의자들, 그러니까 푸코와 들뢰즈 그리고 데리다 역시 니체를 위대한 사상가로 평하며 저마다 계승 의식을 발현했다.

 

한편 한국에서도 니체에 대한 열광은 대단하여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신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라는 박상륭 작가의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니체 전문가로 꼽히는 사람으로는 고병권이 있다. 마지막으로 파시즘에 의한 니체 사상의 오용이 있다. '권력', '힘', '미학', '귀족주의' 등 니체가 중시한 가치를 파시즘이 차용함으로써 모순적이게도 니체의 사상은 파시즘과 나치즘에 의해 선전된 바 있다.

 

저서로는『니체 최후의 고백』『비극의 탄생』『반시대적 고찰』『인간적인 것,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선악의 피안』『도덕의 계보』『이 사람을 보라』『권력에의 의지』등이 있다.

 

니체의 작품 세계에서 대표작인『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위치는 각별하다. 이 작품은 그의 집필 활동의 정점에 씌여진 것으로 그의 활동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주는 고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언 형식의 아포리즘이 니체 저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아포리즘의 절정이다. 반대로 영미철학이 자주 구사하는 식의 논지 전개를 니체도 시도한 적이 있는데, 대표적인 저서가 『도덕의 계보』이다.

 

그의 사상적 특징은 한 마디로 요약하기가 불가능하다. 특히 니체 이후, 니체 계승자라고 자처한 학자들이 제각각의 니체를 창조함으로써 니체 사상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시도되었다. 하이데거는 니체를 적극적 니힐리스트로 규정하였고, 푸코는 권력-지식 담론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니체는 고정된 가치에 회의적이었고, 특히 기독교적 덕목을 혐오하였다. 니체 사후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니체에 대한 숭배는 끊이지 않는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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