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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371)] 겨울꿈



겨울꿈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출판사
스카이 | 2013-1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불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 그가 남긴 다섯 편의 찬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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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371)] 겨울꿈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저 | 채숙향 역 | 스카이 | 312쪽 | 12,9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미국 문학에 그리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이라도 『위대한 개츠비』라면 다 알고 있을 만큼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한 작가다. 국내에서는 『위대한 개츠비』와 『밤은 부드러워』 등의 장편 소설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는 단편 소설을 더 많이 써낸 작가였다. 실제로 그가 생전에 출간한 단편 소설은 모두 160편에 이른다.

 

미국 문학계에서는 피츠제럴드를 가리켜 1920년대 미국 사회의 공허를 들춰낸 작가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그가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그런 것보다 인류가 가진 보편적인 감정들을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잘 표현했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인간의 감정만큼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 쉬운 주제는 없다. 문화가 다르고 환경이 달라도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감정은 대부분 동일할 것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피츠제럴드의 작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여기에 실린 다섯 편의 단편 소설은 피츠제럴드가 1920년부터 1925년에 걸쳐 발표한 작품으로 그가 20대에 썼던 소설이다. 젊은 나이에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 다섯 편의 소설에서는 이미 완성된 작가의 면모가 엿보인다. 발표 후 80년 이상이 지난 현재에도 계속 읽히는 그의 이야기들은 지금도 선명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 이 소설집을 통해 피츠제럴드의 섬세하면서도 통렬한 문체를 느껴보자.

 

 

겨울꿈

 

캐디 일을 하며 용돈 벌이를 하던 덱스터는 어느 날 필드 위에서 마주친 주디 존스라는 한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자신을 깔보는 듯한 소녀의 태도에 덱스터는 묘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불친절한 언행으로 소녀를 대한다. 급기야는 충동적으로 캐디 일마저 그만두게 된 덱스터.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성공한 사업가로 성장한 덱스터는 우연히 주디와 재회하고 그녀의 집에까지 초대를 받게 된다. 그렇게 그녀와 사랑에 빠진 듯했지만 덱스터는 자신이 주디를 둘러싼 수많은 남자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참을 수 없는 갈망을 견디지 못하고 주디를 떠나 새로운 여자와 약혼하게 된다. 그러나 주디가 또 한 번 나타나 그의 삶을 뒤흔들었을 때, 덱스터는 자신은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만다. 파혼까지 감행했음에도 주디에게 완전히 버림받게 된 그는 세계 대전에 참전하는 것으로 그 순간을 회피한다. 그리고 또다시 몇 년이 흐른 뒤, 뉴욕에서 성공을 거둔 서른두 살의 덱스터는 사업차 만난 데블린이라는 인물에게 주디의 소식을 듣게 된다. 덱스터는 아름답고 활력 넘치던 주디가 현재는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다는 사실에 지독한 상실감을 느낀다.

 

 

메이데이

 

모교의 소재지인 동부에서 휴가를 만끽하던 딘에게 예상치 못한 손님이 방문한다. 그는 바로 딘의 동창인 고든 서터렛이라는 남자. 오랜만의 재회에 반가움을 느낄 새도 없이 고든은 난처한 얼굴로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한다. 동창의 방문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딘은 결국 이리저리 말을 돌려가며 대답을 미룬 채 고든과 함께 예정되어 있던 동창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한편 퇴역 후 귀환선에서 막 내린 키와 로즈는 술을 구하러 가자는 키의 제안에 키의 형제가 일하고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그러던 중, 거리에 군중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지만 곧 관심을 잃고 다시 식당으로 걸음을 옮긴다. 잠시 후 키의 형을 만나 술을 구해줄 것을 부탁한 그들은 그곳에서 유명 대학의 동창 모임이 개최된다는 사실을 듣고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술을 잔뜩 훔치자는 계획을 세운다.

 

 

면죄

 

루돌프 밀러는 영성체를 앞둔 어느 날, 고해 성사를 하러 가라는 아버지의 명을 어긴 데다 죄까지 저지르고 만다. 죄를 사하지 못한 상태로 영성체를 받게 될 일이 내심 두려웠던 그는 영성체 당일 아침, 어떻게든 영성체를 피해보려 하지만 아버지에게 들켜 강제로 교회에 끌려간다. 다시 한 번 고해의 기회가 주어지지만 루돌프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에 고해 성사를 거부한다. 결국 엄숙한 사제의 기도문 아래, 루돌프는 성수를 맞으며 자신이 ‘블래치포드 샤네밍턴’이라는 또 다른 존재로 변했음을 깨닫는다.

 

 

리츠 호텔만큼 큰 다이아몬드

 

미시시피 강변의 헤이즈라는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존 T. 웅거는 보스턴 근교에 위치한 세인트 마이더스 명문 기숙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곳에서 존은 퍼시라는 동갑내기 소년을 만나게 되고 여름 방학 무렵, 그의 집에 초대받는다. 처음에 존은 리츠 호텔만큼 큰 다이아몬드로 이뤄진 집에 살고 있다는 퍼시의 말을 허풍이라고 여겼지만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퍼시의 집에서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는 동안, 존은 퍼시의 여동생인 키스마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키스마인을 통해 퍼시 집안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된 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퍼시 가문의 화려한 저택은 그들의 재산을 탐내던 무리로부터 폭격을 받고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한다.

 

 

베이비 파티

 

38세에 평범한 가장인 존 앤드러스는 어느 날 아내로부터 이웃집에서 열리게 될 부부 동반 모임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일을 마친 후 약속 장소로 향한 존은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소란이 벌어졌음을 감지한다. 자신의 아내와 모임을 주최한 집의 부인이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자신의 딸아이가 상대 부인의 아이의 물건을 빼앗고 폭력까지 휘두른 모양이었다. 서로에게 폭언을 퍼붓는 그녀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존은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상대 부인의 남편까지 합세하면서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된다. 결국 그 남편과 주먹다짐까지 하게 된 존은 엉망이 된 얼굴로 귀가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잠든 딸아이의 얼굴을 바라본 순간, 존은 자신이 싸우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소개

 

1896년 9월 24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대에 들어가 육군 소위로 임관되었다. 제대 후 광고 회사에 취직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파혼당했다. 이후 직장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몰두한 끝에 자전적 소설인 『낙원의 이쪽』을 발표하면서 비평가와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작품의 성공으로 경제적 여유와 인기를 얻은 피츠제럴드는 약혼을 취소했던 젤더와 결혼한 뒤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사교계 생활에 빠져들었다.

 

처녀작이 크게 성공하자 그 여세를 몰아 『말괄량이와 철인』『아름답게 저주된 것』『재즈 시대의 이야기』등을 쓴다. 그 중에서 출판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1925년에 발표한 『위대한 개츠비』였고 할리우드를 다룬 『최후의 대군』도 상당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 자신은 술에 탐닉하고 아내 젤더는 신경쇠약 증세를 일으켜 입원하면서 피츠제럴드는 불행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가 된 『밤은 부드러워』를 발표하였으나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만다. 작품의 연이은 실패와 이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젤더의 병으로 절망에 빠진 피츠제럴드는 회복 불가능한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으나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등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말년에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집필하는 작업을 했는데 유명한 작품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있다. 그의 사후에 친구 윌슨과 에드먼드의 편집으로 그 작품과 유고집이 출판되었다. 1935년까지 네 권의 단편집을 출간하였으며 무수한 잡지에 실린 그의 단편은 총 160여 편에 이른다. 1940년 『마지막 거물』을 집필하던 중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미국의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는 대표적 작가로 자리매김해왔다. 그의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가 출간되었을 때 그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도 잃어버린 세대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인 일명 재즈시대라고 불리는 1920년대로 미국은 급격한 산업화와 전쟁의 승리로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얻었지만 전쟁의 참화를 직접·간접으로 체험한 젊은이들은 자신의 삶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찾아 프랑스로 떠났다. ‘잃어버린 세대’는 바로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한 수작이라 평가받고 있다. 미국 중서부 노스다코다 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는 대단한 야심가로 입신 출세를 꿈꾼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대위로 임관되어 참전하였고, 테일러 기지에 주둔하던 중 교양 있는 상류층 여인 데이지 데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그는 해외로 파병되었고, 종전 후 한시라도 빨리 귀향하려고 했으나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옥스퍼드로 파견된다.

 

개츠비가 돌아오지 않아 초조해하던 데이지는 한시바삐 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카고 출신의 부호와 결혼해버린다. 주인공 개츠비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버림받고 오로지 부자가 되기 위해 청춘을 전부 바친다. 그러나 끝내 그녀의 진정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고 만다. 이러한 개츠비의 비극적인 생애를 묘사한 이 작품은, 제1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사회를 무대로 미국인들의 꿈이 일그러지고 붕괴되어 가는 모습을 놀라운 시적감각으로 보여준다.

 

이외의 작품으로는『말괄량이와 철인』『아름답고 저주받은 것』『재즈시대 이야기』『밤은 부드러워』『기상나팔 소리에 술을 마시다』등 다수가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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