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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432)] 늑대의 꼬리



늑대의 꼬리

저자
마리노 네리 지음
출판사
미메시스 | 2014-02-21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우화적 전통 기법과 상징성을 담은 밤의 이야기. 늑대 여인,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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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432)] 늑대의 꼬리

마리노 네리 글·그림 | 천지은 역 | 미메시스 | 138쪽 | 9,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화적 전통 기법과 상징성을 담은 밤의 이야기. 늑대 여인, 광부들의 마을, 자연, 소녀, 숲 속의 모호한 분위기와 부드러운 붓으로 그린 듯한 검정색 바탕의 그림이 감동과 신비감을 더해 주는 그래픽노블이다. 붓으로 그린 흑백 그림으로 〈흑백 만화는 단순하다〉는 통념에도 불구하고 매우 효과적인 대비를 통해 주인공 소녀의 심리적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성장한 마리노 네리의 두 번째 그래픽노블 『늑대의 꼬리』는 밤나무와 채석장이 많은 아펜니노 산맥에서 시작된다. 1900년대 초반의 이야기로 주인공은 두려움과 어려움의 성장기를 겪고 있는 사춘기 소녀다. 이야기에 담겨 있는 마술적 사실주의는 토니노 구에라(이탈리아 시나리오 작가)나 영화 「8과 1/2」에 나오는 페데리코 펠리니(이탈리아 영화 감독)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가는 오히려 이야기에서 풀어 낸 종교와 자연간의 갈등에 대한 묘사는 마르게리트 유르스나르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실제로 유르스나르의 책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이 책에서 나오는 종교성은 이교도의 신앙이나 관습과 자연스럽게 섞여 어우러진다. 쉽게 설명하자면, 옛날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서 신부들이 성모 마리아와 동시에 헤라를 숭배한 것과 같은 이치다.

 

이 책의 주인공 엘가는 고아로 교회 목사와 그의 가정부와 함께 살고 있다. 근처 구리 광산에서 운반 일을 하는 푸시오는 엘가의 좋은 친구다. 이 책에서는 푸시오를 통해 그 당시 실제로 이탈리아로 건너갔던 리틀 빅혼 전투의 버팔로 빌과 그의 곡예단을 보여 주기도 한다.

 

작가는 광맥을 잃은 구리 광산을 그리며 독자로 하여금 20세기 초반의 사회상을 소개한다. 아펜니노 산맥의 정기가 살아 있고 광산의 광부들이 이주민이 아닐 때의 모습을 말이다. 유르스나르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차용한 부분도 다뤄지는데 예배당 입구에 있는 동굴에 요정들을 가둔다는 모나코의 이야기는 말라가는 광산으로 인해 굶주리고 지친 광부들의 모습과 뒤얽혀 있다.

 

사기꾼 무역상이 기적의 연고를 파는 내용이나 늑대 여인이 깊은 숲 속에 숨어 산다는 신화는 격변하던 이탈리아에서 혼란스럽고 두려운 시민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들로 작가는 그 당시의 어려운 사회상을 어린 소녀의 사춘기 모습에 빗대어 풀어 간다. 또 엘가와 푸시오가 가장 흥미로워 하던 늑대 여인은 반 페미니즘의 상징이기도 하다.

 

작가는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에서는 유독 이탈리아 뿌리와 고대의 신화에서 나오는 풍부한 문화적 유산을 담아낸 적이 없다”며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상을 독자들에게 진실되고 차분한 톤으로 전달하고 있다

 

 

작가 마리노 네리 소개

 

1979년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2006년 루체른 만화 페스티벌, 아레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수상했다. 2007년 코미카첸 국제 리얼리티 만화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여기서 수상한 작품을 발전시킨 것이 바로 『강의 왕』이다. 환상적인 분위기의 이 작품으로 널리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 퓨처 프론트에서 〈올해의 이탈리아 만화가〉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마리노 네리는 국내외의 다양한 그룹에 참여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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