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지로 저 | 이선주 역 | 창해(새우와 고래) | 258쪽 | 각권 7,500원
[시사타임즈 = 이미경 기자]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 특히 작가의 시점은 죽음에 고정돼 있다.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을, 나아가서는 인생 자체를 조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에만 고정되어 있다고 해서 그 시선이 어둡지만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그려냈음을 볼 수 있다.
백화점 여성복 제1과 과장인 쓰바키야마는 띠 동갑 연하의 아내와 일곱 살짜리 아들을 둔 우리 시대 평범한 중년의 샐러리맨이다. 고졸 출신으로 백화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성복 제1과 과장이 된 그는 학력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일에만 매달리는 지극히 성실한 사람이다.
초여름 대 바겐세일을 맞아 도저히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은 매출 목표가 정해지자, 쓰바키야마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판 기획과 매장 정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거래처로부터 균일가 상품을 좀더 협찬받기 위해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한 쓰바키야마는 거래처 담당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그대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목숨을 잃고 초칠일 간 영혼이 머무는 곳이라는 중유에 오게 된 쓰바키야마. 그는 그곳에서 교통사고로 급사한 일곱 살짜리 꼬마와 오인 사격으로 암살된 야쿠자 중간 보스를 만나 그들과 함께 현세에서 해결 못한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옥에 떨어질지도 모를 위험을 무릎쓰고 현세로 돌아갈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사흘 간의 한정된 시간 동안 현세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받게 된다.
아사다 지로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와 눈물을 찔끔 흘리게 하는 감동적인 결말은 우리에게 삶이 무엇인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작가 아사다 지로 소개
1951년 도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9살에 가정이 몰락 한 후 야쿠자 생활을 했다. 이후 자위대 입대, 패션 부티끄 운영, 다단계 판매 등 다채로운 직업에 종사했다. '몰락한 명문가의 아이가 소설가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글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991년 36세의 늦은 나이에 야쿠자 시절의 체험을 그린 『빼앗기고 참는가( とられてたまるか!)』로 데뷔하고, 1995년 『지하철』로 요시가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 1997년 『철도원』으로 나오키 상, 2000년 『칼에 지다』로 시바타 렌자부로 상, 2007년 『오하라메시마세』로 시바 료타로 상, 2008년 『중원의 무지개』로 요시가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철도원』, 『천국까지 100마일』, 『창궁의 묘성』(상,중,하), 『프리즌 호텔』, 『지하철』, 『낯선 아내에게』, 『활동사진의 여자』, 『장미 도둑』, 『파리로 가다』, 『칼에 지다』, 『오 마이 갓』, 『월하의 연인』,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 『슈샨 보이』, 『슬프고 무섭고 아련한』, 『중원의 무지개』(전4권), 『가스미초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
이미경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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