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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596)] 백인 인디언 엔젤

 


백인 인디언 엔젤

저자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출판사
| 2014-1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프랑수아 플라스의 이 멋진 모험소설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상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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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596)] 백인 인디언 엔젤

프랑수아 플라스 저 | 공나리 역 | 솔 | 288쪽 | 14,0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프랑수아 플라스의 소설 『백인 인디언 엔젤』. 인디언과 백인의 혼혈인 프랑스계 인디언 ‘엔젤’의 모험 이야기는 미지의 땅 남극 대륙을 찾아 유령선처럼 항해에 나선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가 파견한 범선 넵튠호에서 본격 시작된다.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넵튠호에 몰래 승선한 엔젤은 넵튠호 선원들과 일원이 되어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의 끝,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곳, ‘입이 두 개 달린 괴물’, ‘두 개의 목소리를 가진 부족’들이 사는 짙은 해무와 암초에 가려진 신비로운 곳에 다다라 뜻하지 않은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플라스는 어린 시절 드넓은 바다와 뱃사람 이야기가 나오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백경)』에 매혹되어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과 모험을 동경했고 그림책과 지리학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됐다. 교실 벽에 붙어 있는 지도 한 장조차도 그에게는 거대한 상상의 공간이 돼 주었다. 이번 작품은 라가치상을 수상한 전작 『오르배 섬의 비밀』(전2권)과는 다르게 표지화 외에는 본문에 삽화 하나 없이 오로지 독특한 그만의 필치로써―자연의 내면을 꿰뚫어보듯 사물이 지닌 본성과 그 속에 담긴 신비성을 독특한 표현으로 만든, 작가의 세계관을 함축하고 있는 재밌는 조어(造語)들을 곁들여―상상력을 지구 극단의 극광(오로라)에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프랑스 현대소설 작가 미셸 투르니에는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1967)을 통해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1719)를 비판적 시각으로 다시 썼는데, 투르니에는 문명이 문명화시킬 대상 곧 야만사회란 존재하지 않으며 원시 상태의 자연에 문명을 건설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이야기한다.


프랑수아 플라스는 18세기를 배경으로 한 이 모험담을 투르니에적 사유와 접근 방식으로 녹여내고 있다. 거기에 놀라운 상상력을 가미한다. 상상계야말로 현실세계를 이루는 진정한 근간이라는 사실을 작가 스스로 믿고 있듯 그가 창조한 상상의 세계들은 독자로 하여금 이 세상 어딘가에 정말 그런 곳이 실재한다고 믿게 만든다. 그곳에서 문명이란 이름의 제국주의가 야만의 땅에서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 보여준다. 독자는 타임머신을 타고 18세기 신대륙 탐험 길에 오른다. 강력한 판타지로 채색된 모험이요 조상의 신령한 혼과 맞닿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이요 미지의 이상향에 대한 갈망의 현현이다.


인디언과 백인의 혼혈인 프랑스계 인디언 ‘엔젤’의 모험 이야기는 미지의 땅 남극 대륙을 찾아 유령선처럼 항해에 나선 프랑스 국왕 루이 15세가 파견한 범선 넵튠호에서 본격 시작된다.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넵튠호에 몰래 승선한 엔젤은 넵튠호 선원들과 일원이 되어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의 끝,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은 곳, ‘입이 두 개 달린 괴물’, ‘두 개의 목소리를 가진 부족’들이 사는 짙은 해무와 암초에 가려진 신비로운 곳에 다다라 뜻하지 않은 모험에 뛰어들게 된다.


넵튠호에 동승한 베니스의 귀족 학자 코르바도로와 함께 두 개의 목소리를 가진 부족 오아노아에게 포로가 된 엔젤은 그들의 사냥, 종교, 삶의 방식 등을 배워 나간다. 이 두 사람이 전하는 원시부족의 풍습과 풍광은 서사적이면서 서정적인 한 편의 다큐멘터리 같다. 미지의 남극 대륙(?)의 숲과 새, 꽃, 해양 동물, 두 개의 목소리를 가진 부족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신비하고 판타지적 요소로 가득 차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사실감을 준다. 이는 플라스의 판타지가 인문학적 자연과학적 지식과 정신에 바탕한 데다, 그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와 남아메리카, 심지어는 극지방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고서 기록한 내용이 이야기의 토대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미지의 세계는 미지 그대로 남겨 두는 게 좋다”는 코르바도로의 메시지에 엔젤도 동의하면서 끝이 난다. 백인 인디언 엔젤의 운명은 문명과 야생의 중간에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발견해 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우리가 문명이라고 믿는 삶의 방식과 세계, 그리고 그것과 다른 삶의 방식과 세계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들도 나도 꿈을 꾼 것이 아닙니다. 그 땅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존재하지요. 그것을 지도에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답니다.”


그들은 끝없이 계속되는 겨울밤 동안 회자되는 조상들의 이야기에 나오는 꿈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꿈들은 바다 깊숙한 곳에서 길을 잃은 덩치 큰 바다 동물들의 꿈이고, 얼음 아래를 흐르는 물의 꿈이고, 세상의 시작인 산의 꿈이기도 하고, 또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의 꿈입니다. 그 꿈들은 불의 정령과 추위의 정령에게 일정한 형체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것들은 조상들의 노래 속 가장 깊숙한 곳에서 그들의 이중적인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고 춤을 춥니다. 그 꿈들은 하늘에 다채로운 광채를 빛나게 해주고, 빙하 속에 사는 종족들을 불러들입니다.



작가 프랑수아 플라스 소개


1957년 프랑스 에장빌에서 태어나 파리 에티엔 그래픽 미술학교에서 시각 및 시청각 삽화 디자인을 공부하고, 훗날 삽화가이자 작가가 되었다. 1988~1990년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항해사들의 책』 『탐험가들의 책』 『장사꾼들의 책』 등을 펴냈고, 1992년 『마지막 거인』을 펴내 프랑스문인협회가 선정하는 어린이도서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국제어린이도서협의회 명예도서로 선정되는 등 크게 호응을 받았다. 1996, 1998, 2000년에는 알파벳 순서로 된 26개 나라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3부작)을 펴내 프랑스 독서 주간지 『리브르 엡도』가 뽑은 최고의 청소년도서상(1996), 리모주 도서축제 10~14세 부문 아동도서상(1997), 프랑스 국영 방송국 선정 아동픽션상(1997),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도서전 대상 라가치상(1998), 프랑스도서관협회와 어린이도서전문서점협회가 수여하는 소시에르상(2001) 등을 잇달아 수상했다.


2011년에는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설과 신화, 역사와 현실을 넘나드는 플라스 특유의 인문학적 판타지 소설의 걸작 『오르배 섬의 비밀 』(전2권)을 출간하였고, 이 소설로 어린이·청소년 도서상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라가치상’을 1998년에 이어 다시 수상하여(2012) 한 작가가 처음으로 2회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밖의 작품으로 『큰 곰』(2005), 『전쟁터의 딸』(2007) 등을 펴냈다. 프랑수아 플라스는 어린 시절 허먼 멜빌의 『모비 딕(백경)』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여행과 모험을 동경했고 그림책과 지리학에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그는 지금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숨겨진 동서양 문화와 자연을 탐구하여, 현대인이 잃어버린 가치와 되찾아야 할 세계를 아름답고 몽환적인 그림과 글을 통해서 소개하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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