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30)] 모스

 


모스

저자
에덤 고프닉, 조지 도스 그린, 캐서린 번스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5-01-1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뉴욕, 시카고, 런던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초대형 스토리텔링 ...
가격비교

 

[책을 읽읍시다 (630)] 모스

에덤 고프닉·조지 도스 그린·캐서린 번스 편저 | 박종근 역 | 북폴리오 | 448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우리가 사는 세상이 파편화되고 단편적인 의사전달 방식이 만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진짜 이야기에 목말라하고 있다. 진실한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방’이라는 뜻의 스토리텔링 이벤트 ‘모스’는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TED 만큼이나 유명한 이 세계적인 스토리텔링 이벤트는 전구 주변에 날아드는 나방처럼 모여 앉아 이야기를 주고받던 시골 마을의 한가로운 추억에서 시작한다. 모스 이벤트는 뉴욕으로 장소를 옮겨 열렬한 관객들을 만들어냈고 팟캐스트를 통해 세계인들과 만나게 되었다.


테레사 수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조지 롬바르디 박사, 상금 22억 원짜리 포커 승부를 펼친 애니 듀크, 헤밍웨이의 추천으로 투우장에 들어간 작가 호치너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노벨상 수상사 폴 너스, 베스트셀러 저자 말콤 글래드웰, 클린턴 대통령의 대변인 조 록하트 등 유명인들의 경험담도 기상천외하다. 유쾌하며 감동적인 이야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즐겨 읽을 것이다. 1997년 첫 공연을 시작한 모스 스토리텔링 이벤트에는 평범한 삶에서도 의미를 찾아 매력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타고난 이야기꾼들이 지금도 등장한다.


세계 최대 스토리텔링 콘서트 “모스”의 출연자들은 솔직 담백한 이야기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들이 말하는 스토리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부른 결혼식 축가는 어떤 참극을 낳았을까? 전설적인 래퍼 DMC는 왜 세라 매클라클런의 노래에 광적으로 매달렸을까? 포커 챔피언 애니 듀크의 22억 원짜리 패는 무엇이었을까? 애런 호치너와 그의 절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왜 목숨을 걸고 투우장에 들어갔을까? 조지 롬바르디 박사는 의사로서 테레사 수녀를 살리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겪어야 했을까?


유명한 르윈스키 사건 이후 대통령에 대한 탄핵청문회가 준비되고 있던 시절, 당시 누구나 꺼려하던 백악관 대변인이 된 조 록하트는 모스크바에서 술로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대통령 전용기를 놓친 사건과 클린턴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 보좌관들과 벌인 정치 활동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작전은 끝났고 미군은 목표시설을 전부 파괴했습니다. 군사작전은 끝났고 승리했다는 공식발표를 대통령께 요청하려던 참입니다.”


제가 대답했습니다. “지금요? 농담이시죠? 대통령이 탄핵당할 예정이며 미국은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한 게 불과 일주일 전이에요. 그런데 오늘 ‘결국 탄핵 당했습니다. 그런데, 또 있습니다. 전쟁에서 이겼습니다!’, 이렇게 발표하라고요?”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시 말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어디 남은 데 없어요? 아니면 빌딩 몇 개라도 다시 깨부수고 오면 안 될까요?”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낭독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와 친구들의 장난은 조금 정도가 지나쳤던 것 같지만 유쾌하고 씁쓸한 추억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의 신부를 만나기까지 그에게 길잡이가 돼준 모든 여성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레이철, 매리, 줄리, 로렌…….”


그리고 동시에 종이뭉치를 확 펼쳤습니다. 늘어진 종이가 바닥에 닿을 정도였습니다. 다시 이름을 하나하나 낭독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당연히 허리를 못 필 만큼 낄낄거렸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재미있는 사건이 또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만치 앉아 있는 신부가 보였습니다. 그녀의 표정은 혐오와 경멸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큰일 났다!’


모스에 참석한 관객들은 마치 오래된 친구의 비밀스런 사연을 듣는 것처럼 한바탕 웃으며 이야기에 빠져든다. 여기에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가득하다.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일어난 자동차 사고로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희극작가 아이젠버그는 열여섯이 되어서야 죽음의 의미를 깨닫고 식탁 밑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종아리뼈가 없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의족을 차고 장애인 올림픽에 나가며 패션모델로 활동하는 에이미 멀린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진짜 장애는 억눌린 마음”이라는 그녀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아빠가 저를 쳐다본 후 말했습니다. “옷을 잘못 입은 것 같구나. 올라가서 갈아입어라.”


“네? 설마 이 세련된 드레스를 말하는 거예요? 무슨 말씀이세요? 제 옷 중에 가장 멋진 옷이라고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아니야. 무릎 연결부위가 다 보이잖니. 그런 모습으로 돌아다닐 거니? 어서 갈아입어라.”


제 안에서 뭔가 뚝 부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갈아입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아빠에게 처음으로 반항한 날이었습니다. 제 진짜 모습을 숨기고 싶지 않았고, 남들 때문에 내가 불편함을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상천외하고 독특한 경험들이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들에 독자들은 스토리라인을 정신없이 따라가게 된다. 마치 눈에 보이듯 생생한 경험담이 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그러나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감성을 자극하는 비밀스런 고백이다. 죽어가는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할리데이비슨을 태워주던 순간의 이야기는 모든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우주 공간에서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며 나사를 풀지 못해 우왕좌왕했다는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감옥에서 몰래 밀주를 만들어 동료 수감자들에게 판매한 이야기는 부끄럽지만 흥미진진한 고백이다.


이것이 세계 최대의 스토리텔링 이벤트 모스가 전 세계의 관객들과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이다. 친구가 꼭꼭 숨겨두었던 고백을 들을 때 “나도 그 마음 알아.”라고 말하듯 따뜻한 박수와 감동의 시선을 보낸다. 이 책에는 50명의 독특하고 감동적이며 진실이 담긴 자신만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독자들의 가슴을 파고들어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비밀스러운 고백이 담긴 스토리는 책장을 덮고도 생생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작가 모스 소개


『월스트리트 저널』이 “뉴욕에서 가장 강렬하고 신선한 문학을 만날 수 있는 티켓”이라고 호평했던 모스는 스토리텔링의 예술성과 기법을 탐구하는 비영리단체이다. 소설가 조지 도스 그린에 의해 1997년에 첫발을 내디뎠다. 고향 조지아 주의 무더운 여름밤 불빛에 모여드는 나방을 벗 삼아 지인들과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던 조지 도시 그린은 그때의 추억을 뉴욕에서 되살리고 싶었다. 뉴욕에 있는 그의 집 거실에서 열린 최초의 모스 공연은 곧 더 큰 무대로 장소를 옮겨 도시 전역으로 확대됐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대본 없이 즉석에서 공연을 펼치는 형식을 추구하는 모스는 지금까지 3천 편 이상의 이야기를 전 세계 관객들에게 전했다. 모스의 감독들과 힘을 합쳐 이야기를 창조하고 발표하는 수많은 이야기꾼들은 단순하고 오래된 스토리텔링이라는 그릇에 지극히 현대적인 주제를 보기 좋게 담아냈다. 모스 팟캐스트는 매달 백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면 더 모스의 홈페이지(www.themoth.org)를 방문하기 바란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맑은 사회와 밝은 미래를 창조하는 시사종합지 - 시사타임즈>

<저작권자(c)시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시사타임즈 홈페이지 = www.times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