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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캠페인:책을 읽읍시다]

[책을 읽읍시다 (69)] 케빈에 대하여


케빈에 대하여

저자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 2012-07-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던 엄마, 엄마를 원하지 않은 아들!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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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69)] 케빈에 대하여

라이오넬 슈라이버 저 | 송정은 역 | 랜덤하우스코리아 | 616쪽 | 14,800원

 


[시사타임즈 = 박속심 기자] 세계적인 연기파 배우 틸다 스윈튼과 독특한 연출로 유명한 린 램지 감독의 「케빈에 대하여」가 2011년 칸 영화제에서 발표되었을 때, 비평가와 관객들은 한 마디 말로 설명 불가능한 긴 여운의 이 영화에 수많은 찬사를 표했다.

 

모성을 모독하듯 아기를 낳기 싫어하는 엄마, 그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 주변인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기는 아들, 돌이킬 수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모자의 이야기는 그 탄탄한 설정이 뒷받침하듯 훌륭한 원작이 존재했다. 바로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2003년작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다.

 

뛰어난 수완을 지닌 여행 사업가이자 일반적 사회통념과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지닌 에바 캇차두리안(아르메니아계 미국인)이 극히 미국적 사고방식을 지닌 남자 프랭클린과 사랑에 빠진 후 평범한 아내와 어머니의 일상으로 들어서는 어쩔 수 없는 과정. 자연스럽게 생겨날 줄 알았던 보편적 모성에 대한 거부감, 소시오패스 학살자가 된 아들에 대한 죄책감과 그 순간에도 예리한 통찰력을 잃지 않는 심리가 신경증적인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진다.

 

또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인 소시오패스에 대한 작가의 표현도 무시무시하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유독 자기 엄마 앞에서는 충동적이고 공격적인 괴물로 변하는 케빈. 그는 점차 행동반경을 넓혀 또 하나의 사회, 학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온순한 양 같지만 반사회적 인격을 지닌 그의 폭력성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고 결국 케빈과 그의 엄마 에바와 가족은 물론 그들이 속한 공동체 전체를 뒤흔들어놓게 된다.

 

작가는 유아기의 부모와의 그릇된 애착 관계, 혹은 서로의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감정 줄다리기가 얼마나 큰 파장을 불어올 수 있는지를 그리면서 무한한 사랑으로 대표되는 모정의 보편성을 뒤틀어 감정적 폭력과 학대로 얼룩진 모자 관계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에바가 남편 프랭클린에게 쓴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진 글은 수없이 분출되는 에바의 감정의 희비 곡선을 타고 빠르게 전개된다. 에바와 케빈의 대립 구도와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 결말은 압도적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작가 라이오넬 슈라이버 소개

 

195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으로 본명은 마거릿 앤 슈라이버였으나 이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15세 때 스스로 보다 중성적인 분위기의 라이오넬로 이름을 바꾸었다. 버나드 컬리지와 컬럼비아 대학에서 예술학을 공부했으며 1986년 《The Female of the Species》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10여 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그중 《케빈에 대하여》는 2005년 오렌지 상 수상작이자 2006년 BCA 크라임 스릴러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모성 이야기와 심리 스릴러가 절묘하게 혼합된 이 작품은 ‘소시오패스 아들을 둔 어머니의 독백’이라는 충격적이고 독특한 설정으로 독자와 평론가들 사이에서 수많은 논쟁의 중심에 섰고, 입소문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다.

 

또한 2010년 출간된 《So Much For That》으로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오름과 동시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스타 작가로 발돋움했다. 저널리스트로도 활동 중인 그녀는 <월스트리트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에 사회 문제와 정부의 역할 등을 날카롭게 꼬집는 글을 쓰기도 하고 영국의 빈민 구호 단체인 옥스팜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지식인으로서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때 나이로비와 방콕, 벨파스트 등에서 살았으나 현재는 뉴욕과 런던을 오가며 살고 있다

 

박속심 기자(sisati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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